유통
무방비 유출된 개인정보…쿠팡 ‘로켓성장’ 멈추나 [쿠팡도 뚫렸다]①
- 내부자 해킹 공격에 3370만 계정 침탈
1조원대 과징금 위기…고객 이탈 우려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회사는 3000만개 이상의 고객 계정이 해킹 위협에 노출됐음에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정보보안이 핵심인 플랫폼 기업에는 치명적인 얘기다.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로켓배송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쿠팡의 성장세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벌써 네 번째 유출사고…구멍 뚫린 정보보안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규모는 고객 계정 약 3370만개다. 이는 전체 고객 계정(6000만개 이상)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쿠팡 측은 이번 사태로 유출된 개인정보가 신용카드 번호와 결제 정보를 제외한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 ▲일부 주문 정보 등이라고 밝혔다. 다만 배송지 주소록 정보가 유출된 만큼 실제 피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의 경우 계정 한 개에 타인의 배송지도 등록할 수 있다. 사실상 전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쿠팡이 현재 용의자로 특정한 인물(A씨)은 회사에서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던 직원이다. 중국 국적인 A씨는 지난해 12월 퇴사 후 출국한 상태다. 과기부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인증 토큰(시스템 접속 출입증)과 서명키(출입증 확인 도장)를 악용하면서 발생했다. 퇴직자가 인증 기간이 유효한 서명키를 외부로 반출해 해킹 공격에 나선 것이다. 쿠팡은 서명키의 유효기간을 3년 미만으로 설정하고 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지난 2021년 이후로 벌써 네 번째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는 파악일 기준으로 ▲2021년 10월 26일(피해 규모 14건) ▲2021년 11월 26일(약 13만5000명) ▲2023년 12월 12일(약 2만2440명) ▲2025년 11월 18일(약 3370만명) 등이다.
계속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통령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월 2일 국무회의에서 쿠팡 사태를 언급하며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도 현실화하라”고 지시했다. 정치권에서도 쿠팡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1조원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개인정보보호법(제64조2의 1항)상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는 매출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지난해 쿠팡 매출(약 41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과징금 규모가 1조원을 웃돈다.
‘무너진 신뢰’ 회복 급선무
앞으로 쿠팡에 요구되는 것은 신속하고 명확한 후속 조치다. 회사의 미온적인 태도가 자칫 소비자 불만·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
어서다.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쿠팡에 대한 불만과 추가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 만연하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소
비자들 사이에서 ▲회원 탈퇴 ▲불매운동 ▲집단소송 등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미 집단소송을 시작했으며, 회원 탈퇴와 불매운동 관련 게시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이미 쿠팡을 사칭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화 또는 문자, 신원 불상자의 로그인 이력 등을 경험했다는 소비자들의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금융권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2차 피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자사 앱 등을 통해 “최근 쿠팡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악용한 다양한 스미싱·피싱 시도 우려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공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직접 등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김범석 의장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역시 김 의장을 겨냥해 “최고 책임자가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쿠팡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심대하지 않아도 사상 최대 매출을 이어가던 최근 성장 흐름에는 분명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2월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연 매출은 302억6800만달러(약 41조2901억원)로 집계됐다. 243억8300만달러(약 31조8298억원)를 기록한 1년 전보다 29%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 3분기에도 쿠팡은 92억6700만달러(약 12조8455억원)
의 매출을 내며 3개 분기 연속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작년 3분기 78억6600만달러(약 10조6901억원) 대비 매출이 20% 증
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6조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4분기에도 20%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한다면 사상 최고 매출을 올린 지난해 기록을 무난히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쿠팡의 연 매출 전망치는 약 50조원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영업자 또는 맞벌이 부부 등 쿠팡 충성고객의 이탈은 실질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그동안 이용률이 적었던 소비자들의 이탈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며 “지속해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던 쿠팡으로서는 성장세 둔화가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쿠팡을 추격하고 있는 네이버쇼핑 등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은 데이터 유출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 쿠팡의 고객 이탈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상당한 일회성 손실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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