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지난 10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11월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다시 100억달러 이상 흑자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6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규모는 전월(134억7000만달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같은 달(94억달러)과 비교해도 25억9000만달러 줄었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10월 경상수지는 전월보다 흑자 규모가 큰 폭 축소됐는데, 이는 상품수지가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와 같은 일시적 요인으로 흑자 폭이 줄어든 데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10월까지의 누적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는 등 연간 기준으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품수지, 9월의 절반 수준으로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78억2000만달러로, 9월(142억4000만달러)의 약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10월(80억7000만달러)보다도 적다.

수출은 558억8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7% 감소했다. 9월보다 17% 줄어든 수치다. IT(정보기술) 품목의 경우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선박 등 비(非)IT 부문 수출 조정과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컸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5.2%)·컴퓨터주변기기(3.5%) 등이 늘었지만, 반대로 무선통신기기(-8.7%)·철강제품(-14.1%)·화학공업제품(-13.1%)·승용차(-12.6%)·기계류정밀기기(-12.3%)는 뒷걸음쳤다. 지역별로는 미국(-16.1%)·일본(-7.7%)·중국(-5.2%)·EU(-2.0%) 등 대부분 지역에서 고전했고, 동남아(11.1%)에서만 호조를 보였다.

수입은 480억6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5.0% 감소했다.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에 가스(-37.2%)·석탄(-18.6%)·석유제품(-13.1%)·화학공업제품(-7.6%) 등 원자재 수입이 6.4% 감소했다. 다만 원유의 경우 6.8% 늘었다. 정보통신기기(-5.6%)·반도체(-1.6%) 등 자본재 수입도 0.6% 감소했지만, 소비재 증가율은 9.9%에 이르렀다. 특히 금 수입이 834.4% 급증했다.

여행수지 적자 확대…서비스수지 전반 악화
서비스수지는 37억5000만달러 적자를기록했다. 전월(-33억2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고, 지난해 10월(-19억3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추석 장기 연휴로 출국자가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13억6000만달러로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9억4000만달러로, 9월(29억60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배당소득수지 흑자는 22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10월 일시적 요인으로 위축됐던 경상수지는 추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송 부장은 “10월은 여러 일시적 요인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월보다 축소됐다”면서 “11월부터는 명절 효과가 사라지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상당한 무역 흑자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100억 달러 이상의 높은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증권투자 증가세 뚜렷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0월 중 68억1000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8억8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1억5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72억7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 역시 주식 위주로 52억달러 늘었다.

11월에도 해외 주식투자를 중심으로 증권투자가 증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송 부장은 “10월 해외 증권투자가 상당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 10월까지 누적 117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710억달러보다 상당히 늘었디”고 말했다. 이어 “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11월에도 해외 주식 투지를 중심으로 증권투자 증가세가 이어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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