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우승민 기자]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늘린 시니어 세대(55~69세)가 정작 자녀 세대에는 부동산을 '투자하면 안 될 상품'으로 지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과거와 달리 부의 축적 수단이 실물자산에서 금융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우리금융그룹은 전국 20~69세 1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인터뷰를 실시한 '2025 우리금융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니어 세대는 급여나 사업소득을 제외한 재산 형성 요인으로 '부동산'을 압도적으로 많이 꼽았다. 하지만 자녀 세대가 투자를 피해야 할 상품으로도 부동산을 두 번째로 많이 선택했다(23.9%). 반대로 자녀가 투자해야 한다고 추천한 1순위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였다.

보고서는 시니어 세대 내부에서도 소득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소득 가구는 근로소득 외에도 금융소득, 개인연금, 임대소득 등 다양한 수입원을 갖춘 반면, 저소득 가구는 대부분 하나의 소득원에 의존했다. 이로 인해 소득 격차는 최대 6.5배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선 수입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시니어 세대의 금융 인공지능(AI)에 대한 신뢰도도 높게 나타났다. 로보어드바이저 등 금융 AI의 투자 성과가 인간보다 우수할 것이라는 답변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았으며, 특히 금융자산 상위 20% 시니어 중 절반 이상(50.7%)이 AI 투자 성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시장 변화에 기민한 대응'과 '전문가 상담보다 접근성 용이'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보고서는 AI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시니어의 삶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며 "우리금융은 앞으로도 고객에게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금융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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