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3370만 명 정보 유출 한 달…쿠팡을 더 흔든 '미국식 판단'
- 주가·투자자 먼저 본 대응에 싸늘한 여론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의 근본 원인으로 쿠팡의 '미국식 의사결정 구조'를 지목한다.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지만,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Inc의 판단 기준은 철저히 미국 자본시장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한 쿠팡 관계자는 "경영진이 가장 신경 쓰는 대상은 한국 고객이 아니라 미국 투자자"라며 "이번 사태에서도 내부적으로는 주가에 미칠 영향을 가장 먼저 따졌다"고 전했다.
실제 쿠팡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도 미국 주주 쪽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즉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알리지 않았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1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미국 통신사 T모바일은 피해 고객에게 1인당 최대 2만5000달러를 보상한 전례가 있다.
쿠팡Inc 경영진 구성 역시 논란을 키운 배경으로 거론된다. 김 의장을 비롯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최고회계책임자(CAO) 등 핵심 의사결정 라인의 다수가 미국 국적자다. 한국 법인을 이끄는 임시대표 역시 미국인이다. 한 내부 관계자는 "현장을 뛰는 조직만 한국에 있고, 전략과 판단은 대부분 외국인 경영진이 내린다"며 "한국 사회에서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해도 '법적으로 문제없는데 왜 이슈냐'는 반응이 돌아온다"고 말했다.
위기 대응 방식도 전형적인 미국 기업의 매뉴얼을 따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된 직후, 경영진이 가장 먼저 지시한 것도 ‘미국 상장사의 유사 사례 조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한국인 임원은 과거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사과에 나섰던 사례를 언급하며 조기 사과를 건의했지만, 미국인 경영진은 “"미국에서는 오너가 나서 사과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조는 정부와의 충돌로까지 이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한 범부처 태스크포스가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하던 중, 쿠팡은 별도의 자체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먼저 공개했다. 이를 두고 정부와 쿠팡 간에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쿠팡 측은 "조사 과정에서 정부에 중간 결과를 공유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고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조기 발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판단이 오히려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기준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한국 소비자 정서에서는 '일방적 발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며 "쿠팡이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이 이번에는 강점이 아니라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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