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우승민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30% 넘게 하락한 수준에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거래 위축과 투자 심리 냉각이 이어지며 새로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30일(뉴욕시간) 오후 5시 6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55% 오른 8만832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단기적으로는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10월 초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2만5000달러와 비교하면 3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수주째 9만달러선을 넘지 못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순한 숨 고르기를 넘어 중장기 침체의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26년을 전후로 새로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다.

투자 분석 플랫폼 인베스트테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단기 하락 채널 안에 갇혀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낮은 가격에서도 매도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기술적 분석상 주요 지지선은 8만6000달러, 단기 저항선은 8만9000달러로 제시됐다.

금융 서비스 업체 캔터 피츠제럴드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이 회사는 이번 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의 4년 주기설에 대한 불안과 거시경제 변수들이 맞물리며,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기관 투자 확대와 규제 환경의 점진적 정비가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거래량 감소와 가격 정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시장에서는 최소 2026년 상반기까지는 '긴 겨울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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