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절벽” 끝났나…은행권, 새해 맞아 주담대·비대면 창구 재개
- 5대 은행, 중단했던 갈아타기·모기지보험 가입 속속 정상화
금융당국 "실수요 보호하되 총량 관리는 지속"…쏠림 현상 주시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지난해 말 정부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연간 한도 소진으로 사실상 ‘셧다운’ 상태였던 은행권 대출 창구가 2026년 새해 시작과 함께 재개됐다. 주택담보대출 비대면 신청이 가능해지면서 내 집 마련을 앞둔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연초를 맞아 그동안 중단하거나 제한했던 가계대출 상품의 판매를 일제히 정상화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중단했던 주택담보·신용·전세자금대출의 타행 대환(갈아타기)을 이날부터 다시 시작했다. 특히 대출 한도를 실질적으로 축소시켰던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도 해제됐다. MCI·MCG는 대출 시 소액 임차보증금을 공제하지 않고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보험이다. 가입이 재개되면 지역에 따라 약 20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8월 이후 중단했던 대출 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접수를 시작했다. 아파트 담보에 한해 MCI 가입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급격한 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모집인별로 월별 한도를 부여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생활안정자금 용도의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했고, 전산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이달 중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접수도 정상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각 영업점에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판매 한도 월 10억원을 설정했던 우리은행도 이를 전격 해제한다. 영업점당 한도가 적어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지만, 이번 조치로 대출 상담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도 실수요자 보호에 나섰다.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 재개는 물론, 그동안 엄격히 제한됐던 ‘보유주택 처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권이 이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 배경은 해가 바뀌면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가 갱신돼 대출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연초에 공격적으로 대출 영업을 하고 연말로 가면서 가계대출 규모가 목표치에 근접하면 영업 활동을 축소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정부가 급격하게 대출 증가율을 규제하면서 예상보다 대출 한도가 빠르게 줄었고, 대출을 받으려는 금융소비자에게 은행 문턱이 급격히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학습효과로 올해는 상반기에 더 많은 대출 수요자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강도 높은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내년(2026년)에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보다 낮게 설정해 관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연말에 대출 창구가 완전히 닫히는 등 특정 시기에 발생하는 실수요자의 불편은 면밀히 살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해 대출 공급이 다시 시작됐지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계속되기 때문에 한도 확대 등 공격적인 영업이 쉽지 않은 구조”라며 “실수요자라면 미리 자금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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