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쿠팡·정부 '개인정보 유출' 진실공방 장기화…50일째 조사 결과 '제로'
- 업계 "속도전으로 혼란부터 잡아야"
사건 발생 이후 50일 가까이 지났지만 공신력 있는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엇갈린 주장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며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조사 결과 발표에 속도를 내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유출자가 약 3300만 명의 고객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저장한 정보는 약 3000개 계정에 한정된 제한적 정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정보 유출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비 역시 모두 회수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정부 측 시각은 다르다. 경찰은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와 달리 실제 유출 규모가 3000건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지난 14일 쿠팡이 자체 조사 내용을 홈페이지 등에 게시한 것과 관련해 "당국의 확인을 거치지 않은 왜곡된 정보"라며 공지 중단을 요구했다. 정부는 쿠팡의 조사가 관계 기관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진실공방'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지난해 11월 29일 발생했지만, 약 50일이 지난 현재까지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 결과는 중간 발표조차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4월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건 당시 정부가 사태 발생 일주일 만에 1차 조사 결과를 내놓았던 것과 대비된다.
태스크포스(TF)와 민관합동조사단이 구성됐지만 수사 속도는 더디다. 경찰은 쿠팡과 접촉했던 중국 국적 피의자와 아직 접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합동조사단 역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조사가 지연되는 사이 소비자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픈채팅방 등을 중심으로 결제 정보까지 유출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고 있고, 정치적 해석을 덧붙인 각종 음모론까지 확산되는 상황이다. 명확한 정보 공백이 불안과 추측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쿠팡과 정부가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구도가 오히려 소비자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진실공방이 길어질수록 소비자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알 수 없게 된다"며 "공신력 있는 조사 결과를 신속히 공개하고, 이후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으로 논의를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진실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수사 당국이 사건의 흐름에 끌려다닌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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