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신고가 랠리 속 역주행 매도…개미·외국인 ‘삼전’ 동시에 던지는 이유는
- 목표가 상향에도 수급 이탈…고점 인식·차익 실현 등 겹쳐
증권가선 ‘20만전자’ 제시 “피지컬 AI 시장 최대 수혜주”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를 두고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 주가는 강세를 이어가고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고 있지만, ‘고점 인식’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차익 실현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실적 회복 가능성을 근거로 중장기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 변동성에 따른 관망 기조와 조정 시점을 매수 기회로 삼으려는 시도가 같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외국인, 올해 ‘삼전’ 대량 매도 시작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두고 집중 매수에 나섰다가 주가가 단기간 급등해 14만원대에 진입하자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는 1월 12일부터 19일까지 한 주 동안 삼성전자를 총 1조324억원 순매도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개인 순매도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을 기록했다. 불과 전주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2조7235억원(1월 2~9일 기준)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에서 개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종목으로 집계됐다. 같은 종목을 두고 투자 심리가 불과 한 주 만에 급변하며 ‘대량 매도’ 종목으로 전환된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올해 초부터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우며 국내 증시 최대 매도 종목으로 만들고 있다. 올해 들어 9일까지 2조456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기 시작한 12일부터 19일까지 추가로 2조2105억원을 순매도하며 매도세를 키웠다. 개인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올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가장 큰 종목도 삼성전자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 국면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동시에 매도에 나선 것을 두고 ‘고점 경계’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12월부터 이어진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메모리 가격 반등 전망이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되며 단기간에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최근 수익을 확보하려는 차익 실현 욕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연일 상승하던 삼성전자가 20일 3%대 하락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초 12만200원에서 출발해 지난 19일 14만8200원으로 마감하며 올해에만 23.3%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1일 종가 10만600원과 비교하면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47.3% 급등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유입된 단기 자금일수록 주가 급등에 따라 매도 전환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외국인 수급을 둘러싼 환율 변수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20일 기준 1478.4원까지 오르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차손 리스크를 의식한 포지션 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고공행진 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뜨겁지는 않다”며 “반도체와 자동차주들의 폭발적인 상승에도,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매도 우위”라고 설명했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매수 기조는 유지하되, 단기적으로는 포지션 조정과 리밸런싱 차원의 매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도체 대량 매도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지만, 반도체 비중을 추가로 늘리기보다는 유틸리티, IT, 에너지 등 다른 업종으로 자금을 분산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급등세가 단기간에 계속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인식이 시장에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급은 빠져도 전망은 낙관…증권가 “중장기 상승 여력 유효”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는 중장기 관점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최고 20만원까지 제시하며 하락보다는 상승 흐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 19개 증권사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으며, 이 가운데 KB증권은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제시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고부가 메모리 출하 증가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확대될 가능성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적 개선이 분기 단위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주가 조정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유지하며 ‘반도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시장의 구조적 확산이 가속화되는 국면에서 메모리 반도체 속도와 전력 효율 고도화를 위한 파운드리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 구조를 구축한 삼성전자는 추론 AI 확산과 중장기 피지컬 AI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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