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AI가 바꾼 콘텐츠 제작 공식…‘엑스브러시’로 다시 쓴다[이코노 인터뷰]
- [창업도약패키지 선정 기업] ④ 연윤호 라이트웨이트 대표
“생성형 AI는 효율 극대화 전환점”
생성·편집·협업·퍼블리싱까지…AI로 묶은 ‘통합 제작 환경’ 만들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는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가장 큰 비용은 ‘사람’이었다. 이미지와 영상 등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시안을 만들고, 수정과 승인, 출품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작업 과정은 일정과 비용을 동시에 압박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은 이 오래된 구조에 균열을 냈다. 단순한 제작 효율을 넘어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개입되는 모든 영역에 직접 관여, 효율화를 극대화하고 있다.
게임 개발사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라이트웨이트가 AI 기반 통합 콘텐츠 제작 서비스 ‘엑스브러시(XBrush)’로 방향을 튼 배경도 이런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 연윤호 라이트웨이트 대표는 “앞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작업자가 아니라 디렉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 대표는 게임 개발자로 활동하며 창업 등을 통해 20년 넘게 제작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온 만큼 생성형 AI의 등장을 남다르게 바라봤다. 이를 ‘피할 수 없는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연 대표는 “이제 중요한 건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편하게 쓰게 하느냐”라고 말했다.
“생성형 AI는 피할 수 없는 전환점”
Q. 라이트웨이트 사명의 의미는?
A. 일을 할 때는 ‘너무 심각하게 하지 말자’,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하자’라는 의미를 뒀다. 고객들에게도 너무 심각하게 바라보고 구매하지 말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랐다. ‘가벼움’을 의미하는 단어로 라이트웨이트를 선택했다. 현재 임직원은 총 11명이다. 신재웅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창업을 했는데,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친구로 지금까지 모든 업무를 함께 하고 있다.
Q.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A. 20년 넘게 게임을 만들어 오면서 창업 이후 성공적인 매각과 엑시트 등을 경험했고, 2021년에 라이트웨이트를 창업했다. 개발, 서비스, 마케팅까지 전부 시스템화된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처음 목표는 게임 제작 플랫폼이었다. 효율화를 어떻게 높일까 고민하던 차 2022년 중반 쯤 생성형 AI가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후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세상이 바뀌는 시작점이었다. 역사책에 기록될 변화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만들 때 가장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게 아트 리소스인데, 생성형 AI가 나오면서 이 비용이 대폭 줄게 된 것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AI 서비스 툴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AI 기술을 쌓기 시작했다.
Q. 실제 제작 과정에서 생성형 AI 효과는 어느 정도였나.
A. 게임 제작 과정에서 디자이너 작업 일정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다만 한계도 발견했다. 단순한 생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미지와 영상 등 생성 서비스와 관련한 워크플로우(업무흐름)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효과가 극대화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2024년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지난해 1월 논의를 통해 회사 전체의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그렇게 약 1년을 노력해 라이트웨이트의 주력 아이템 엑스브러시(XBrush)를 만들었다. 게임과 광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특화된 AI이미지, 영상 생성, 편집과 같은 기본 기능부터 영상 확장,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제공, 전문 모델 학습 등 고급 기능까지 통합한 원스톱 솔루션이다.
엑스브러시라는 단어는 기억에 남을 수 있고 발음하기 편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엑스(X)’는 무한한 가능성과 미지수를 뜻하고, ‘브러시(Brush)’는 창작 도구다. 이제는 AI를 통해 붓이 아니라 말과 텍스트로 그림을 그리고 편집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Q. 기업과 개인 중 ‘타겟 소비층’은?
A. 갈수록 기업과 개인의 구분 자체가 점점 의미 없어지고 있다. 엑스브러시가 게임사나 기업을 겨냥한 기능이 많지만, 유튜브 크리에이터 같은 개인 창작자 시장도 굉장히 크다. 이분들이 쓰기 시작하면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서비스는 엑스브러시 외에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예쁜 이미지를 만드는 기능은 있다. 하지만 엑스브러시는 이미지를 생성하고 편집과 오디오 창출, 영상 제작을 모두 할 수 있다. 보통 편집과 파일 공유, 재확인과 승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한 서비스에서 생성과 편집, 출시까지 다 할 수 있어 기존 업무 환경을 바꾸는 도구다.
엑스브러시 통해 글로벌 진출도
Q. 실제 시장에서 검증된 사례는?
A. 지난해 7월 KT판(PAN)이라는 AI영상 대회에서 수상하며 업계에서 기술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15억원 투자를 받았고, 이후에도 투자가 추가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엑스브러시 서비스를 내놓고,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국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수용 속도가 빠른 시장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충분히 검증되면 해외로 나가는 데는 훨씰 수월할 거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AI 관련 투자가 이제야 시작되는 분위기다.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민간 투자뿐 아니라 인프라 차원의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Q. 중장기적 사업 방향은?
A. ‘돈을 벌자’라는 것보다는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엑스브러시를 이용하면 가장 편하다’라는 인식을 주고 싶은 것이 목표다. 편하게 접근해서 쉽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 목표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만든 AI 모델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한국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고, 라이트웨이트가 집중하고 있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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