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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1호 2026-01-26

K핀테크 10년 다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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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엔진과 AI의 결합, 기업·교육 현장의 실질적 해결사 될 것”[이코노 인터뷰]

IT 일반

2018년, 한 스타트업이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출범했다. 2D와 3D 엔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 시장을 선도했던 ‘레드브릭’의 이야기다. 2022년 메타버스 열풍을 타고 누적 사용자 1090만명 돌파와 동남아 시장 진출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던 이들은, 이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AI 인프라 기업’이라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기업과 교육 현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해결사로 변신한 양영모 대표를 만나 레드브릭이 그리는 미래를 들여다봤다.창작 플랫폼에서 AI 인프라로, 멈추지 않는 진화레드브릭의 시작은 거창한 구호가 아닌 ‘대중화’에 있었다. 창립 당시 양영모 대표가 세운 미션은 일반인도 게임 엔진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을 창출하는 ‘게임계의 유튜브’가 되는 것이었다. 실제로 레드브릭은 자체 개발한 엔진을 통해 어린 창작자들을 대거 유입시켰고, 지스타(G-STAR)에 3년 연속 참가하며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정부 기관과의 협업은 레드브릭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기폭제가 됐다.하지만 2022년 이후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양 대표의 고민은 깊어졌다. 그는 기술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양 대표는 “메타버스 테마가 강했던 시절, 우리 엔진이 콘텐츠 빌드에 최적화돼 있음을 입증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일반인이 얼마나 쉽게 콘텐츠를 만드느냐는 본질이었다”고 회상한다. 결국 그는 기존의 강점인 2D·3D 엔진 기술에 생성형 AI를 결합하는 결단을 내렸다. 현재 레드브릭은 교육과 기업(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완전히 체질을 개선했다. 과거의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는 중단했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된 창작 환경과 기술은 AI 인프라의 핵심 엔진으로 고스란히 녹아들었다.교육 현장의 혁신, ‘Sooup AI’가 가져온 변화양영모 대표가 AI 인프라 기업으로서 가장 먼저 주목한 곳은 교육 현장이다. 그는 현직 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 인터랙티브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하지만, 수업 준비와 행정 업무에 치여 정작 콘텐츠 제작에 들일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수업AI’(Sooup AI)다.이 서비스는 기존 레드브릭의 강점인 메타버스 엔진과 최신 AI 엔진을 하나로 통합한 결과물이다. 선생님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료(PDF, PPT, DOC)를 업로드하거나 특정 수업 주제를 입력하면 AI가 그에 맞는 수업 콘텐츠와 퀴즈를 순식간에 생성한다. 양 대표는 “단순히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직접 조작하고 반응하는 인터랙티브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우리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한다. 여기에 학생별 이해도 및 참여도 분석 수업 리포트를 생성해 교사들이 교육의 본질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 브랜드는 현재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인 업무 경감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교육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레드브릭은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레드브릭은 지난해 12월 보안형 업무 자동화 플랫폼 ‘엔터프라이즈 AI’를 공식 출시했다. 엔터프라이즈 AI는 기업 내부의 문서·메일·채팅·규정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해 직원의 역할과 권한에 맞춘 개인화된 응답을 제공하는 업무 지원 솔루션이다.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여러 AI 모델을 업무 목적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 AI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실무에 최적화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직원은 자료나 링크를 대화창에 첨부해 요약·분석·번역·문서 작성 등을 요청할 수 있으며, AI는 학습된 사내 데이터와 웹 검색 정보를 함께 활용해 기획안·보고서 작성·회의록 정리 등 반복 업무를 효율적으로 자동화한다. 또한 ▲슬랙 ▲팀즈 ▲네이버웍스 등 협업툴과 실시간으로 연동해 기업의 정보 자산을 하나의 지식 허브로 통합해 활용할 수 있다.양 대표가 이끄는 기업용 AI 서비스는 단순한 챗봇의 수준을 한참 상회한다. 그는 시중에 나온 수많은 생성형 AI 서비스 사이에서 레드브릭만의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보안’과 ‘커스터마이징’에 집중했다.대다수 기업이 AI 도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다. 레드브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망에서만 구동되는 ‘로컬 호스트’ 배포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글로벌 데이터 관리 라이선스를 확보해 신뢰도를 높였다. 기술적으로는 RAG(검색 증강 생성) 방식을 활용해 기업 고유의 데이터를 학습시킨다. 이를 통해 AI는 해당 회사의 모든 정보를 꿰뚫고 있는 ‘가장 똑똑한 직원’처럼 기능한다. 현재 레드브릭은 ▲헬스케어 ▲시니어 사업 ▲광고 등 다양한 분야의 10여개 기업과 온보딩을 진행하며 그 효율성을 입증하고 있다. 중동 시장의 매력과 글로벌 비즈니스의 정석레드브릭의 혁신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아부다비 국부펀드가 운영하는 엑셀러레이터 ‘허브71’(Hub71)에 선발된 것은 레드브릭의 기술력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약 1300개 신청 기업 중 상위 2%에 해당하는 26개 기업 안에 들어 선발된 레드브릭은 아부다비 현지에 운영 인력을 배치하며 중동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양 대표는 중동 시장, 특히 아부다비의 매력을 ‘유연함’과 ‘자본력’의 결합으로 꼽는다. 아부다비 정부의 ‘2030 AI 비전’에 따라 모든 국가 인프라가 AI화되는 과정에서, 레드브릭의 엔진 기술은 현지 교육 및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단순히 기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현지 인력과 직접 소통하며 그들의 인프라에 우리 기술이 어떻게 녹아들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과정이 주효했다”고 전했다.양 대표는 후배 창업자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 스타트업인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의외로 기술이 아닌 ‘고객 확보’다. 개발자 출신으로서 시행착오를 겪어본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조언이다.양 대표는 “제품을 완벽하게 만들기 전에 고객이 실제로 이 서비스를 원하는지, 기꺼이 지갑을 열 의사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시장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며, 그 변화에 맞춰 사업 방향을 과감히 수정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야말로 스타트업 생존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메타버스 시장의 침체기에도 좌절하지 않고 AI 인프라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었던 원동력 또한 이러한 고객 중심의 사고와 유연함에 있었다.인터뷰 말미, 양 대표가 그리는 AI 시대의 미래는 명확했다. 그는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예로 들었다.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해 ▲텍스트 ▲이미지 ▲3D 콘텐츠까지 고품질로 내놓는 인터랙션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양 대표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기업과 교육 현장에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실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AI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기술의 화려함보다는 그 기술이 머무는 자리에 사람이 있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2026.01.26 09:00

5분 소요
“핀테크 투자 유치, 관건은 매출 구조와 지속 가능성” [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결국은 회원 수나 성장 스토리보다 중요한 건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인지, 그리고 그 사업이 금융업으로서 지속 가능하냐는 점이다.”국내 핀테크 산업은 결제·송금을 중심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워왔지만, 최근 투자 환경은 이전보다 한층 얼어붙은 분위기다. 이용자 수 확대나 기술적 혁신만으로는 투자자를 설득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인지, 금융업으로 지속 가능한 모델인지에 대한 검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핀테크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시선도 ‘성장 스토리’에서 ‘사업의 완성도’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다.는 국내 금융지주 산하 벤처캐피탈(VC)에서 핀테크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윤하리 JB인베스트먼트 디지털금융투자본부 전무에게 최근 국내 핀테크 투자 환경의 변화와 투자심사역이 바라보는 투자 기준과 핀테크 투자 생태계의 향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윤하리 전무는 “핀테크는 더 이상 가능성만으로 투자받을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며 “이제는 금융업으로서의 완성도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이제는 매출과 검증”…심사역이 보는 투자 기준윤 전무가 가장 먼저 보는 기준은 이 사업이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다. 과거처럼 회원 수나 트래픽 증가, 기술적 차별성만으로는 투자 판단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단기간의 성장 지표보다, 매출이 언제부터 발생하고 어떤 방식으로 쌓이는지, 그리고 그 흐름이 일회성이 아닌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는 “핀테크 기업들이 여전히 성장 스토리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은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과 구조가 먼저 설명돼야 한다”며 “그 수익 모델이 반복 가능하고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수수료 모델이나 이벤트성 매출보다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금융 서비스 구조인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여기에 더해 핀테크 특성상 규제에 대한 이해도와 내부통제 체계, 보안·리스크 관리 수준도 주요 검토 요소로 작용한다. 윤 전무는 “핀테크는 기술 기업이기 이전에 금융회사”라며 “금융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기술만 앞세운 기업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준비가 부족한 기업은 투자 이후에도 사업 확장 과정에서 여러 제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투자 기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외국인 대상 금융 플랫폼 ‘한패스’(HANPASS)다. 한패스는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소액 해외송금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으며, 이미 일정 수준의 고객 기반과 거래 규모를 확보한 상태에서 금융 부가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K-핀테크 30’에 선정되며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그는 “단순히 송금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 아니라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그 매출이 반복될 수 있는 구조인지를 가장 먼저 봤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송금이라는 명확한 수익 모델을 기반으로 외국인 대출 등 금융 서비스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이 투자 판단의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금융은 JB금융그룹과 전북은행이 중점적으로 육성해온 영역이다. 국내 인구 구조 변화로 외국인 거주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외국인 대상 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도 깔려 있었다. JB인베스트먼트는 이러한 그룹 차원의 전략 방향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 구조 설계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윤 전무는 “핀테크 투자가 단순 재무적 판단에 그치면 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만들기 어렵다”며 “한패스는 금융지주 차원에서 실제 사업 협업과 확장이 가능한 구조였기 때문에 전략적 투자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패스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핀다가 핀테크 투자 사례로 언급된다.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은 지난 2023년, JB인베스트먼트를 중심으로 한 투자 구조를 통해 핀다 지분 약 15%를 확보했다. 핀다는 금융 소비자와 금융사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고객 접점 확대와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금융그룹과의 전략적 연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윤 전무는 “금융회사나 VC가 통상 핀테크 기업에 1~3% 수준의 소수 지분만 투자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룹 전략과 맞닿아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며 “JB인베스트먼트는 재무적 수익성과 함께 그룹 차원의 사업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투자 기조는 JB인베스트먼트의 전체 운용구조에서도 확인된다. JB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총 29개 펀드를 운용 중이며, 운용자산(AUM)은 약 5746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핀테크·금융 분야 투자는 전체의 약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향후 3~5년, 디지털 자산과 결합한 핀테크가 분기점윤 전무는 향후 3~5년간 국내 핀테크 시장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디지털 자산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꼽았다. 디지털 자산이 기존 금융 서비스의 구조적 비효율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해외 송금은 기존 금융망을 거치며 비용과 처리 시간이 많이 드는 영역이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활용할 경우 송금 과정이 단순해지면서 수수료와 시간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윤 전무는 이처럼 비용 절감과 효율 개선이 명확한 영역을 중심으로 디지털 자산의 금융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다만 제도와 정책 환경은 여전히 디지털 자산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제약 요인으로 지적된다. 디지털 자산의 중요성은 정책 당국에서도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용 펀드나 중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정책 자금은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윤 전무는 “정부가 핀테크와 디지털 자산을 미래 먹거리로 언급하고는 있지만 실제 정책 자금의 흐름을 보면 인공지능(AI) 등 일부 산업에 집중돼 있다”며 “핀테크와 디지털 자산 분야는 간헐적인 지원에 그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성장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이로 인해 기술력과 사업성을 갖춘 기업이 있어도 초기 검증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책적 관심과 실제 투자 환경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윤 전무는 끝으로 “디지털 자산이 주목받는 이유도 결국은 금융 서비스로서 얼마나 완성도 높은 사업 모델로 성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핀테크 역시 기술 경쟁을 넘어 금융업으로서의 완성도를 증명하는 단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6.01.26 08:30

5분 소요
2026 거브테크 시대 개막, AI가 바꾸는 정책 참여 경험[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해마다 1월이 되면 사람들은 다양한 정책 정보를 마주한다. ▲세금 공제 ▲지역 지원금 ▲보험료 반환 ▲사회보장제도 등 올해 달라지는 제도 목록이 SNS 카드뉴스와 검색 콘텐츠를 가득 채운다. 그러나 정보 생산량이 높아진 것 대비 실제 정책 참여 증가 비율은 정체돼 있다.대중들의 정책 참여를 막는 큰 요인 중 하나는 정보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원활치 않기 때문이다. 문서를 여러 차례 읽어보더라도 소득·가구·부양·거주 형태 등 조건들이 엮여 있어, 본인이 이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렵다. 또한 많은 시간을 들여 정보를 확인하고 정책 참여를 시도했다가 조건 미비로 실패하는 경험이 쌓이게 되면 자연스레 참여 의지가 약해지기 마련이다. 현대의 개인은 빠르게 변한다. 정규직과 프리랜서, 결혼·이사·부채 상환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 생활 구조가 계속 달라진다. 똑같은 자영업자라 하더라도 매출 구조·업종별 규제·임대 계약 조건의 차이가 있고 주거 환경이나 부양 여부가 1년 사이 바뀌기도 한다. 결국 동일한 집단에 속해도 개인의 상황에 따라 정책 적용 여부는 크게 갈린다. 이 때, 개개인의 세부 조건을 반영해 정밀하게 계산하고 정책의 수혜가 대중에게 온전히 닿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로 거브테크(GovTech)다. 거브테크는 정부(Government)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술·데이터·혁신 생태계와 협업하여 효율적이고 투명한 공공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최신 정부 혁신 패러다임이다. 거브테크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 인프라거브테크는 크게 네 가지 기술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첫번째는 인공지능(AI/ML) 기반 기술이다. ▲방대한 정책 문서를 자동 요약하는 기술 ▲반복 질의에 대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응답 시스템 ▲복지 및 정책을 정밀 매칭하는 기능 ▲이상거래를 감지해 부정수급을 방지하는 탐지 기술 ▲예산 집행·도시 혼잡·재난 상황 등을 사전에 분석하는 예측 행정 기술이 포함된다. 두번째는 클라우드 및 공공데이터 인프라(Cloud & Data Infrastructure)다. ▲정부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 이전 ▲공공데이터를 API 형태로 개방하는 구조 ▲개인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는 MyData 기반 플랫폼 등이 해당된다. 세번째 기술은 사이버보안 및 디지털 신원(Security & Digital Identity)이다. ▲제로트러스트 기반의 정부망 보안 체계 ▲블록체인 기반 전자문서·전자서명 기술 ▲디지털 신원(Digital ID·DID)을 도입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 행정전자서명이 대표적인 사례다.마지막은 데이터 거버넌스 및 상호운용성(Data Governance & Interoperability)다. 해당 분야에는 ▲기관 간 데이터를 연계하기 위한 표준 프레임워크 ▲메타데이터·품질관리 체계 ▲정책 결정을 지원하는 데이터 레이크 등이 있다.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거브테크 산업과 한국 시장 환경글로벌 거브테크 산업은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급성장 중이다. 기업가치 10억 달러(한화 약 1조 4769억원)를 기준으로 하는 유니콘 기업만 보더라도 그 흐름은 명확하다. 미국의 정부용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플랫폼 ‘팔란티어’는 최근 기업가치가 약 4240억 달러(한화 약 626조 2056억원)에 달했으며, 공공기관 인사·컴플라이언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네오고브’는 약 30억 달러(한화 약 4조 4307억원, 국방·정부기술 플랫폼을 구축하는 ‘안두릴’은 약 305억 달러(한화 약 45조 454억원)로 추정된다. 공공 행정의 디지털 전환이 거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하나의 산업 분야로 형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거브테크는 아직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발전을 위한 기본 조건을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모바일 본인인증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전자문서 처리와 디지털 행정 경험에 대한 국민 수용성도 높다. 여기에 ▲금융 서비스 ▲각종 보조금 신청 ▲연말정산 등 누적된 온라인 기반 행정 경험은 거브테크 서비스를 실생활에 안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공공 조달·행정 부문이 경제 규모 대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 기준 미국의 GDP는 30.34조 달러로 한국(GDP 1.95조 달러, 약 2780조 원) 대비 약 16배 규모지만, 같은 해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은 약 7000억 달러(약 980조 원)로 한국(약 1600억 달러, 약 225조 원) 대비 약 4배 수준이다. 이는 한국의 거브테크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 잘 마련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책 수요와 행정 구조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정부는 디지털 행정 고도화를 위한 대규모 구조 개편을 진행 중이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예산 6조6665억원 중 AI 민주정부 및 정보화 분야에 8649억원을 편성하고, 기존 디지털정부혁신실을 ‘인공지능정부실’로 개편했다. 조직을 정책국·서비스국·기반국으로 재편한 것은 AI 기반 행정을 단일 사업이 아니라 국가 행정의 기본 인프라로 삼겠다는 방향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정부는 그동안 민간 기술 생태계와의 협업을 통해 실제 행정 적용 가능성을 검증해왔다. 그중 하나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2023~2024년 운영한 ‘국민체감 선도프로젝트’다. 개인·기업 대상 6개 과제를 선정해 민간 기업과 공동 개발한 사례로, 청년 정책 맞춤형 추천, 마음건강 데이터 분석 기반 서비스, AI 기반 공공입찰 추천 모델 등이 시범 구현돼 공공 데이터가 민간 기술과 결합해 국민 체감형 서비스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당시 웰로도 개인·기업 대상 과제의 주관·참여기업으로서 정책 추천 및 입찰 정보 분석 기술을 실증한 바 있다. 정책을 실제 경험으로 연결하는 웰로의 혁신 기술정책 데이터는 그 규모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기관별 형식도 상이해 공공기관의 단독 처리·표준화·활용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정책 정보를 개인·기업·기관 단위에서 실제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려면 웰로와 같은 전문 거브테크 기업들의 협업 지원이 필수다. 이런 상황속에서 웰로는 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되는 정책 정보를 수집·정제하고 한글 문서·웹 콘텐츠 등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를 자연어 처리 기반으로 구조화해 사용자에게 맞춤 제공한다. 가족 구성·거주 지역·소득 등의 개인별 메타데이터를 반영해 정책 대상자와 혜택을 정밀하게 연결함으로써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책을 자동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편의성 덕분에 웰로는 2025년 누적 이용자 수 523만명을 달성했다.스타트업 기업 ‘코딧’은 경우 공공이 필요로 하는 정책 정보를 자동으로 리포팅 해주는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선 정책 모니터링 플랫폼’, ‘APEC 2025 정책 모니터링 플랫폼’ 등을 연달아 출시해 관심을 끌었다. 해외에서는 ‘유나 솔루션즈’가 유명하다. 유나 솔루션즈는 공공부문의 핵심 행정 기능 및 재무 운영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이다. 북미 전역의 3400개 이상 공공기관이 효율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유나 솔루션즈와 협업중이다. ‘플럭스’도 주목할만 하다. 플럭스는 보조금 관리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7000여개의 비영리 단체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미국의 기술지원기관협회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독립 재단의 34%, 가족 재단의 26%가 플럭스의 기술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지속 가능한 거브테크 산업을 위한 과제국내 거브테크 산업이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 기업이 행정 영역에서 실효성 있는 시도를 이어가도록 신규 모델을 실증하고 확장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 또한 디지털 행정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초기 설계 단계부터 호환성과 확장성을 고려한 접근도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최근 산업 내 AI 활용이 확산되면서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공공 영역의 경우 보안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고, 어떠한 책임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거브테크 기업들은 장기적인 안정성과 신뢰 확보를 위해 투명한 AI 운영 체계를 만드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결론적으로 거브테크의 핵심은 정책을 단순한 정보로 전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개인과 기업의 실제 삶 속에서 체감 가능한 경험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정책 참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반복적인 실패 경험을 줄이고, 이용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가 마련될 때 비로소 행정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시민들은 더 이상 정책을 ‘찾아야 하는 정보’로 인식하지 않는다.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먼저 다가오는 서비스, 선택의 부담을 줄여주는 경험을 기대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정책이 제도에 머무르지 않고 경험으로 완성되는 순간, 거브테크는 선택지가 아닌 행정의 기본 전제가 될 것이다. 필자는 2021년 AI 기반 개인 맞춤형 정책 추천 플랫폼 ‘웰로’를 창업한 이후, 기업용 공공사업 관리 SaaS ‘웰로비즈’, 기관용 정책관리 솔루션 ‘웰로링크’를 출시하며 거브테크 전 분야로 확장해왔다. 개인 사용자 523만명, 가입 기업 7000개사를 돌파했으며, 2025년 세계 AI 학회 AAAI에서 대한민국 거브테크 분야 최초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상’을 수상했다. 현재 국무총리실 공공데이터 전략위원회,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위원회 공공AX분과 의원으로 정책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6.01.26 08:00

7분 소요
'낡고 낡은 전자금융법' 적용하는 핀테크...업계는 "변화할 때" 지적

은행

국내 핀테크 산업은 2014~2015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2015년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공식 출범했고 금융위원회는 본격적인 핀테크 육성방안을 내놓으며 정부와 업계 차원의 육성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간편결제·송금·마이데이터·디지털 자산·플랫폼 금융까지 핀테크의 서비스 영역은 빠르게 확장됐다.하지만 지난 10여 년간의 성장 이면에는 늘 규제 문제가 따라붙었다. 국내 금융 규제 체계가 전통 금융사 중심으로 설계돼 있는 탓에, 핀테크 기업들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성장해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라도 핀테크 산업을 전제로 한 법과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핀테크 산업은 컸지만...규율 법은 ‘전무’지난 10여 년간 국내에서 설립된 핀테크 기업은 수백 곳에 달한다. 간편결제와 송금에서 출발한 핀테크는 ▲커머스 금융 ▲중소상공인 결제 인프라 ▲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 등으로 외연을 넓혀왔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를 중심으로 대중적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도 빠르게 진행됐다. 특히 네이버·카카오·토스는 전통 금융사들의 견제 속에서도 여러 금융서비스에서 큰 혁신을 이뤄내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앞으로 핀테크 산업이 더욱 육성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카토처럼 공룡급 핀테크가 아닌 체력이 약한 중소형 핀테크사들도 리스크 걱정 없이 마음껏 기술 역량을 펼치려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제6대 회장으로 단독 추대된 김종현 쿠콘 대표는 “핀테크협회에는 가입 회원사만 400~500개에 달하지만 네카토 정도의 회사 빼고는 아직 큰 성장을 이뤘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마이데이터 사업만 해도 범위가 제한적이다보니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규제 완화와 관련해 여러 제도들이 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핀테크 산업을 직접적으로 규율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핀테크 산업과 가장 맞닿아있는 전자금융거래법은 2007년부터 시행됐지만, 전자거래기본법(1999년)과 은행법 등은 레거시 금융법 체계를 바탕으로 설계돼, 오늘날의 플랫폼·핀테크 환경과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핀테크업계가 10년 넘게 성장했는데도 핀테크 관련 법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지금도 1990년대에 제정된 전자거래 관련법과 기존 금융·이커머스 관련 법을 준용해 판단받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하나의 업권으로 성장했음에도 명확한 법적 지위와 규제 틀이 없다 보니, 핀테크 기업들은 2년짜리 혁신금융서비스(규제샌드박스)에 의존해 ‘연명’하는 구조”라며 “2년 뒤 사업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투자와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전자거래금융법은 제정된 지 오래된 만큼 현재의 디지털 금융환경에 맞게 손을 볼 필요가 있고 마이데이터의 범위 확대, 망분리 규제 등도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기술 환경이 크게 바뀐 만큼 현재의 규제가 혁신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규제 완화가 아니라, 법 체계의 문제”여러 핀테크 기업들이 성장했지만 국내 금융산업은 여전히 기존 금융사 중심의 산업 구조로 돌아간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란은 이런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금융당국 논의가 은행 중심으로 흘러가면서다. 당국 안팎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법인을 설립하되 은행이 지분의 51% 이상을 보유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컨소시엄 형태를 취하더라도, 실질적인 통제권은 은행이 쥐는 방식이다.핀테크업계의 불만은 여기서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핀테크 기업과 빅테크, 전통 금융사가 다양한 형태로 참여해 온 영역인데, 국내 논의는 출발 단계부터 발행 주체를 사실상 은행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은행에만 주도권을 주는 접근은 결국 기존 금융 규제를 그대로 디지털 자산 영역에 옮겨놓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핀테크업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글로벌 트렌드”라며 “해외에서는 은행이든 핀테크든, 컨소시엄이든 다양한 방식으로 발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업권이 아니라 역량과 준수 능력”이라며 “동일한 기준 아래에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주체라면 은행과 핀테크를 구분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핀테크 규제 문제가 특정 업계의 민원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한다. 저출산·고령화 속에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현재의 구조 자체가 더 큰 리스크라는 것이다.또한 학계에서는 핀테크 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 문제의 핵심을 단순한 규제 완화 여부가 아니라 ‘법 체계 자체의 한계’에서 찾는다. 국내 법은 관습법(반복적 행해진 관행이 법으로 인정되는 제도)이 아니라 대륙법(법 조항 자체의 해석과 적용에만 집중) 체계라 보다 유연한 규제 대응이 어렵다는 시각이다. 학계 관계자는 “영국과 미국은 관습법 체계라 시장에서 검증된 행위를 사후적으로 허용할 수 있지만, 한국은 대륙법 체계라 법에 없는 것은 원칙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기술 혁명 시대에 모든 것을 기존 법에 맞는지부터 따지는 구조로는 혁신이 어렵다”며 “이는 금융당국에 있는 공무원들의 의지만 탓할 것이 아니라, 감사·위헌·책임 리스크가 얽힌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6.0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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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2030 일본 여성의 마음 훔쳤다… K패션 브랜드 ‘세터’의 성공 열쇠는 [이코노인터뷰]

산업 일반

K-패션계에 ‘미다스의 손’으로 떠오른 대명화학의 패션 전문 법인 레시피그룹이 일본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컨템퍼러리 패션 브랜드 ‘세터(SATUR)’를 중심으로 소비력이 큰 현지의 2030 여성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흡수하면서 레시피그룹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성공 열쇠는 일본 세터 매장의 ‘훈남’ 매니저들의 감도 높은 고객 관리와 한 끗 차이로 갈리는 제품의 완성도에 있었다. 가 세터의 해외 진출을 이끄는 신재영 레시피그룹 영업총괄을 만나 남다른 비결을 들었다.일본 여성 마음 빼앗은 세터“잇쇼니 샤신오 토레마스카?”(一緒に写真を撮れますか?) 일본 시부야 파르코 백화점에 열린 세터의 팝업 스토어. 오픈과 동시에 몰려든 일본의 20~30대 여성 고객들이 현장 지원을 온 한국인 매니저에게 다가가 “함께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는다. 구면인 듯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으며 사진을 찍은 뒤 매니저의 유창한 일본어 안내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둘러본 뒤 세터의 스테디셀러인 14만9000원짜리 ‘파로 가디건’을 색깔별로 집어 들었다. 이들은 “카츠요오도가 이이 후쿠데스”(活用度がいい服です)라며 제품에 매우 만족해했다. 세터 매니저에 따르면 일본인 여성 고객들과는 앞서 서울 성수동과 서울숲 인근에 위치한 세터하우스에서 인연을 쌓아왔다. 처음에는 예쁜 K-패션 브랜드라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찾았지만, 훈훈한 외모와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매니저들의 서비스 마인드에 빠져 세터의 열성팬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신재영 영업총괄은 “각 지점 매니저들이 고객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소통하며 새로운 브랜드 소식과 근황을 주고받는다”며 “이런 유대관계를 맺은 일본 여성 고객들은 대부분 재구매로 이어지며 ‘찐팬’이 된다”고 설명했다.남다른 고객 관리 덕분에 하라주쿠 플래그십 스토어는 오픈 일주일 만에 약 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지 벤더(판매업자)들은 “세터가 화력이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일본 내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레시피그룹은 오는 2월 오사카 루쿠아몰, 하반기에는 나고야 파르코에 매장을 추가로 열며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 총괄은 “지난해 10월에는 세터하우스 성수점과 서울숲점 등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브랜드를 경험한 일본인 고객들이 하라주쿠 플래그십 스토어 소식을 듣고 많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K패션 흠모하는 일본 여성들일본 여성들은 패션의 유행을 살펴볼 때 한국을 가장 먼저 참고하고 있다. 일본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 라쿠텐의 라쿠마가 2023년 7월 이용자 36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패션에 참고하는 국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50대 여성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한국을 가장 많이 참고한다”고 답했다. 특히 일본 10대 여성의 75.9%, 20대 여성의 57.8%가 ‘한국을 참고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꼽은 K-패션의 매력은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한) 스타일과 가격 대비 고급스러운 합리성이다.세터는 소비력이 큰 2030 여성 소비자들이 K-패션에 빠진 흐름을 포착해 이들에 맞는 마케팅과 디자인으로 소구점을 넓혀왔다. 디자인은 깔끔하고 무난하지만 소재와 디테일에서는 고급스러움을 드러낸다.신 총괄은 “세터는 편안하고 대중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되 단추나 내피 등의 디테일에서는 프리미엄을 선택한다”며 “섬세한 한 끗 차이가 브랜드 가치를 가른다고 보고 이미지를 구축했는데 이를 가장 잘 알아보는 고객이 일본 여성 소비자들”이라고 말했다.레시피그룹은 세터를 앞세워 두드러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터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45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600억원대를 넘기며 연 매출 1100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패션업계에서 매출 1000억원은 메가 브랜드로 분류되는 기준점이다. 목표는 국내 아닌 글로벌2009년 디지털 마케팅 회사로 출발한 레시피그룹은 현재 성장 가능성이 높은 K-패션 브랜드 인큐베이팅에 집중하고 있다. 세터 외에도 공격적인 브랜드 인수를 통해 ▲문선 ▲메종미네드 등 유망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신 총괄은 “세터는 해외에서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며 “기획부터 생산·마케팅·브랜드 매니지먼트·직원 서비스 마인드까지 일괄적인 역량을 갖춘 결과”라고 말했다.2026년은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현재 대만·일본·중국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중국 내 매장을 30개까지 확대해 브랜드 존재감을 강화할 계획이다. 각국 주요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아시아에만 머물지 않는다. K-컬처 열풍이 거센 서유럽 역시 레시피그룹의 핵심 타깃이다. 지난해 11월 포르투갈 현지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티하우스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는 전언이다. 알파벳 ‘K’의 힘도 실감하고 있다. 신 총괄은 “과거에는 우리가 옷을 들고 가면 ‘중국인이냐’며 경계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환영부터 한다”며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흐름 속에서 세터를 K-패션 대표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2026.01.26 07:30

4분 소요
제2의 네카토…미래의 핀테크 유니콘은 어디에 있나

증권 일반

한국 핀테크 산업이 10년을 넘기며 또 한 번의 변곡점에 서 있다. 간편결제와 송금을 앞세운 플랫폼 경쟁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차세대 유니콘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더 많은 이용자를 빠르게 모으는 소비자 금융 모델보다 금융의 비용 구조와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핀테크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변화는 네이버·카카오·토스 이후의 핀테크 모델을 뜻하는 이른바 ‘제2의 네카토’라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국내 핀테크 1세대는 결제와 송금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는 사용자 경험을 앞세워 금융 진입 장벽을 낮췄고, 이는 빠른 트래픽 확대와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다만 규제 환경과 경쟁 심화 속에서 이 같은 모델은 점차 수익성과 확장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핀테크의 무게중심은 결제 이후의 금융, 즉 외환·자산관리·금융 인프라·AI 데이터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핀테크 무게중심, 외환·자산·인프라로 재편 이 같은 인식은 핀테크 업계 전반에서 공유되고 있다. 결제·송금 중심의 소비자 금융을 넘어 인공지능(AI)·데이터·금융 인프라를 결합한 구조형 핀테크가 향후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흐름은 주요 콘퍼런스와 정책 논의에서도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주재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무대였다. 행사 기간 중에는 ‘K-핀테크 30’에 포함될 최종 기업들이 선정됐다. K-핀테크 30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10개씩, 총 30개 기업을 미래 금융혁신 대표기업으로 선정하는 제도다. 올해 선정을 끝으로 최종 명단이 완성되면서 국내 핀테크 생태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핵심 기업군도 보다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선정 기업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국내 핀테크 산업의 무게중심 이동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2023년에는 ▲해외송금 ▲대출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등 전통 금융 기능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 모인·센트비·한패스 등 외환·송금 기업과 파운트·에임스 등 자산관리 핀테크가 다수 포함되며,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핵심 키워드로 부각됐다. 2024년에는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결합한 핀테크가 늘어났다. ▲AI 기반 투자와 신용평가 ▲금융 인터페이스(API·컴퓨터나 소프트웨어 사이의 연결) ▲컨시어지 서비스 등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한 금융 고도화 모델이 중심을 이뤘다. 2025년에는 ▲토큰증권(STO) ▲AI 비대면 자산관리 ▲외국인 대상 금융·행정 서비스 등 금융 인프라와 제도 변화에 대응하는핀테크가 다수 선정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업계에서는 ‘외환·자산관리·자본시장 인프라’를 차세대 핀테크의 핵심 축으로 꼽는다. ▲한패스 ▲쿼터백그룹 ▲바이셀스탠다드는 각 영역을 대표하는 사례로 함께 언급된다. 세 기업 모두 K-핀테크 30에 선정되며 기술력과 사업성을 공식적으로 검증받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차세대 핵심 3곳, 강점은?외환·송금 분야에서는 ‘한패스’가 실사용 기반 확장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은행 대비 최대 90%까지 낮춘 송금 수수료와 실시간 환율 적용을 통해 그동안 금융 접근성이 낮았던 외국인 근로자·유학생·재외국민을 주요 고객층으로 흡수했다. 특히 해외송금에 머물지 않고 모바일 결제와 전자결제(PG)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며, 외환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자산관리 영역에서는 ‘쿼터백그룹’이 핀테크의 진화 방향을 보여준다. 단순 투자 상품 판매를 넘어, AI와 로보어드바이저(RA) 기반 알고리즘에 마이데이터를 결합해 개인별 맞춤 자산관리 모델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투자 솔루션을 고도화하며, 웰스테크가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금융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자본시장 인프라 측면에서는 ‘바이셀스탠다드’가 제도 변화의 흐름을 상징하는 사례로 꼽힌다. STO 기반 디지털 자산운용 플랫폼을 구축하며, 제도화가 진행 중인 디지털 증권 시장에서 선제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연결하는 인프라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핀테크가 소비자 금융을 넘어 자본시장 구조 자체를 확장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AI를 본격 도입하면서 핀테크 경쟁의 무게중심도 사용자 서비스에서 금융 구조를 설계하는 기술과 인프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6.01.26 07:30

3분 소요
‘국대 탈락’ 네이버, 6인 C레벨 체제로 최수연 지원 사격

IT 일반

국가대표 인공지능(AI) 사업 탈락의 고배를 마신 네이버가 최수연 대표에게 힘을 싣고자 6인의 C레벨 체제를 전격 가동한다. 전사 역량을 통합해 독자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2월 1일 자로 ▲김광현 최고데이터·콘텐츠책임자(CDO) ▲유봉석 최고책임경영책임자(CRO) ▲황순배 최고인사책임자(CHRO)까지 C레벨 리더를 선임한다. 이에 회사 C레벨 리더는 최수연 대표(CEO)와 김범준 최고운영책임자(COO)·김희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총 6명이 됐다.해외 사업은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북미)·채선주 전략사업 대표(사우디아라비아)·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대표(인도·남유럽)의 삼각 편대가 책임지고 있다.다시 힘실린 C레벨 리더십네이버가 C레벨 체제를 가다듬은 건 최 대표가 운전대를 잡은 2022년 이후 약 4년 만이다.회사는 지난 2021년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고의 여파로 주요 리더십이었던 CEO·CFO·COO·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전부 사퇴하거나 자리를 옮기면서 4인의 CXO 시대가 막을 내렸다. 당시 네이버 이사회는 “급성장의 결과 조직 규모가 커지고 업무의 복잡성이 증대되는 속도가 지금의 CXO들에게 요구되는 책임을 압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최 대표는 취임 당시 CFO로 네이버에 합류한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와 투톱을 이뤘다가 2024년 초에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전 대표를 COO로 맞으며 부담을 덜었다. 지난해 3월에는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해 든든한 멘토를 얻었고, 연임에도 성공했다.그랬던 최 대표가 병오년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에 조기 탈락하는 불명예를 안았다.자체 개발을 강조했지만 중국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AI 모델 ‘큐웬’의 비전 인코더와 가중치를 활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비전 인코더는 이미지를 AI가 인식할 수 있도록 수치화하는 역할을 한다. 가중치는 학습의 결과로 새로운 이미지를 봤을 때 정확히 판단하는 ‘경험’이나 ‘기억’에 해당한다.네이버는 “호환성과 전체 시스템의 효율적 최적화를 고려해 검증된 외부 인코더를 전략적으로 채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중치를 초기화한 후 학습하면서 AI 모델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독자 AI 모델의 기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온서비스 AI’ 확산 총력아쉬운 성적표에 네이버는 실망할 시간도 없다. 이번 C레벨 재편도 AI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최 대표 역시 최근 사내 소통 행사에서 ‘독파모’ 프로젝트 결과를 두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3인의 신임 C레벨 리더 중 김광현 CDO가 주요 서비스 전반의 AI 에이전트 경험을 구현하는 중책을 맡았다. ▲검색 ▲광고 ▲로컬 ▲쇼핑 등 버티컬 서비스에 AI를 녹여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이루는 ‘온서비스 AI’ 비전 실현을 이끈다.주력인 검색 서비스는 지난해 도입한 ‘AI 브리핑’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존 검색 결과를 노출하는 것을 넘어 개인화된 콘텐츠와 여행·쇼핑 정보 등을 AI가 알아서 추천했더니 체류 시간과 클릭률이 동반 상승했다. 덕분에 네이버는 웹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 통계에서 2025년 62.86%의 검색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 구글(29.55%)을 압도했다. 3년 만에 60% 점유율을 회복했다.이 외에도 황순배 CHRO는 AI 시대에 맞춘 조직 구조 혁신 미션을 받았다. 유봉석 CRO는 회사 전반의 정책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총괄한다.네이버 관계자는 “C레벨 리더십 중심의 책임 경영 체제 아래 다양한 사업 및 기술 영역에서 팀네이버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AI 경쟁력을 한층 더 고도화하고 새로운 글로벌 사업 기회 발굴과 도전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26.0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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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토'가 곧 韓핀테크 역사...그들의 다음 먹거리는

은행

국내 핀테크 산업은 2015년 금융당국이 육성 방안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지난 10년간 국내 핀테크 지형을 가장 크게 바꾼 주인공은 단연 ‘네카토(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다. 이들은 결제와 송금이라는 공통의 출발점에서 출발해, 이제는 금융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공룡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네카토의 성장사는 곧 국내 핀테크 산업의 압축된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공룡 핀테크들, 어떻게 성장했나네카토가 현재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결제와 송금 서비스였다. 기존 금융사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세상에 없던 금융 경험’을 제시하며 시장의 변곡점을 만들어냈다.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법인이 설립됐지만, 네이버페이 서비스 자체는 2015년부터 네이버쇼핑 안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결제를 별도의 금융 행위가 아닌 ‘쇼핑 사용자 경험(UX)의 일부’로 설계한 전략이 주효했다. 검색→비교→결제까지 한 번에 끝나는 구조는 빠른 이용자 확산으로 이어졌고, 네이버페이는 어느새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기준 연간 결제액이 86조원에 달하는 배경에는 네이버쇼핑이라는 압도적인 플랫폼 파워가 있었다.카카오페이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안에 송금 버튼을 심으며 “대화하다가 돈을 보내는 경험”을 구현했다. 금융 앱을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송금이 가능해지면서 금융의 진입장벽은 크게 낮아졌다. 이 초기 송금 트래픽을 발판으로 카카오페이는 결제, 투자, 보험, 대출 비교 등으로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다.토스의 성장 역시 송금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왜 이렇게 돈을 보내는 게 불편할까”라는 질문에서 토스를 출발시켰다.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없이 계좌 연결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는 2015년 등장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금융의 불편함 제거’라는 토스의 정체성은 이때 확립됐다. 이후 네카토는 수천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기반으로 각자의 강점을 강화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쇼핑 중심이던 결제 구조를 외부 가맹점으로 분산시키는 전략을 추진했고, 현재는 외부 결제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카카오페이는 ‘생활 밀착 금융’을 앞세워 멤버십, 청구서, 송금 등 일상 속 금융 불편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 카카오톡 기반의 안정적인 이용자를 바탕으로 거래액은 빠르게 늘었다. 카카오페이의 거래액은 지난 2024년 167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거래액은 136조원을 기록했다.토스는 송금·결제·투자·뱅킹·신용조회·인증·세무·대출·보험까지 하나의 앱에 담아내며 ‘금융 수퍼앱’으로 진화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톡’이라는 거대 플랫폼을 가졌던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와 달리 토스는 자체 앱 서비스로만 300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는 점에서 가치를 더욱 인정받는 분위기다. 다음 10년 바라보는 네카토, 미래 먹거리는앞으로의 경쟁은 핀테크 영역을 넘어 금융 생태계 주도권을 둘러싼 싸움으로 확장될 전망이다.네이버페이는 다음 무대로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하반기 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인 ‘페이스사인’ 기능을 비롯해 결제부터 리뷰·쿠폰·주문·적립까지 한 번에 가능한 오프라인 통합 단말기 ‘커넥트’를 출시한 바 있다. 매장 방문 후 결제와 동시에 리뷰 작성이 가능해 소상공인 만족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금융 서비스 확장도 병행한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증권’과 ‘네이버부동산’이라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보유한 것이 강점이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대출·보험 비교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증권·부동산 플랫폼과의 금융 사업 연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맞춤형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에서 선보인 생성형 AI 브랜드 ‘페이아이(Pay AI)’는 그 방향성을 상징한다. 카카오페이 측은 “핵심 사업의 가치사슬을 확장하고, 트래픽 기반 플랫폼 경쟁력과 데이터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금융 수퍼앱으로 자리 잡은 토스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다. 토스는 지난해 10주년 간담회에서 향후 5년 내 사용자 절반을 외국인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토스 관계자는 “호주에서 토스 앱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국내 체류 외국인을 위한 무료 해외송금 대상 국가도 50개국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결제 영역에서도 얼굴 인식 결제 서비스 ‘페이스페이’가 빠르게 확산되며 지난해 11월 기준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최근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는 네카토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원화 기반 토큰 관련 상표권을 다수 출원하며 준비에 나섰고, 카카오페이 역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네이버페이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와의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며 향후 시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네카토는 지난 10년간 ‘한국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긴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 금융사들이 이자이익 중심의 구조에 머무는 동안, 이들은 생활 속 금융 인프라를 실질적으로 바꿔왔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는 “네카토의 성장은 국내 금융 디지털 전환의 촉매제였다”며 “기존 자산이 무너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IT(정보통신)·플랫폼 기업이었기에 다양한 실험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2026.0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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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팟' 터지는 ADC 신약 개발 앱티스 한태동 “오픈 AI처럼 10년 내 최고 ADC 기업으로”

CEO

k2young@edaily.co.kr2024년 수장으로 선임돼 신약 개발을 주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구원의 묵직한 마인드로 가득하다. 스스로 솔선수범해야 직원들도 함께 달리고,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경영 철학으로 앱티스를 이끌며 ‘성공 DNA’ 이식에 나서고 있는 한태동 앱티스 대표의 이야기다. 육상 선수 출신인 그는 빠르고 끈기 있는 모습을 무기로 세계적인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렉라자의 ‘성공 DNA’ 이식 기대감 ADC는 최근 세계 바이오 업계에서 조단위 규모의 기술이전이 활발한 분야다. 동아쏘시오그룹이 이 같은 ‘잭팟’을 기대하며 공들여 영입한 인물이 바로 한태동 대표다. 유한양행에서 폐암치료제 ‘렉라자’의 기술수출을 견인하는 등 굵직한 연구 성과 업적을 남겼다. 20년 동안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에 몸담았던 그는 “렉라자와 NASH(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등의 기술 이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앱티스를 맡아 그룹에서 거는 기대감도 있고 해서 책임감이 크다. 특히 ADC 개발의 경우 임상 1상에 오기까지 160억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갔다. 최종 사인을 해야 하는 위치이기에 무게감이 크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과거 한 대표가 과제로 맡았던 렉라자의 경우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기술수출을 이뤘다. NASH 치료제 역시 1조원 이상의 규모로 길리어드에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된 바 있다. 특히 렉라자의 경우 한 대표가 특허 대표출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핵심 역할을 수행했기에 동아쏘시오그룹은 ‘성공 DNA’ 이식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큰 기대감을 받고 있는 만큼 한 대표는 지난해 연구원이자 경영자로서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빠르고 강한 스타트업인 앱티스의 성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일정을 소화하며 성과 창출에 앞장섰다. 그는 “앱티스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역동적인 시기였다. 앱티스가 동아에스티의 자회사로 편입된 후 그룹 내 신약 개발 역량과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한편 ADC 링커 플랫폼 ‘앱클릭’의 사업화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경영 초보지만 신약 개발 성공을 위한 ▲조직 문화 강화 및 내부 시스템 정비 ▲앱클릭 플랫폼 사업화 주력 두 가지 방향은 또렷하다. 먼저 그는 “앱티스는 스타트업으로서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업무 진행이 장점인 조직이다. 동아에스티 인수 후에도 민첩성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했기에 조직이 관료화되지 않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며 “그룹 내 계열사인 동아에스티·에스티팜·에스티젠바이오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내부 시너지 창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시너지 강화를 위해 앱티스는 사업장을 기존 수원에서 용인으로 이전, 동아에스티 연구소와 같은 단지 내에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어 그는 “앱티스 플랫폼 기술의 사업 개발 기회 발굴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까지 국내외 20개 이상의 기업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3세대 링커 플랫폼 ‘앱클릭’에 시선 집중 앱티스가 주력하고 있는 앱클릭 플랫폼은 1·2세대 링커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3세대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 기술이 적용된 AT-211 물질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 올해 임상 1상 착수를 앞두고 있다. 앱클릭 링커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ADC 1·2세대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FDA(미국식품의약국)로부터 승인받은 ADC 신약의 경우 모두 1세대 기술을 이용해 개발됐다”며 “하지만 이들 신약은 높은 시장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물의 비선택적 분리·링커의 불안전성·약물-항체 비율(DAR)의 불균일성 등으로 부작용 및 효능 저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앱클릭에 대한 기대감은 큰 이유는 ‘위치 선택적 항체 접합’ 기술로 항체 변형 없이 다양한 약물을 선택적으로 연결해 부작용과 효능 저하 단점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는 “3세대 링커 기술은 품질 관리가 용이하며 기존 항체의 사용으로 경제성도 높다. 혈중에서 안정하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페이로드(암세포 파괴 약물)가 방출될 수 있게 설계됐다”며 “결국 기존 ADC보다 높은 치료계수를 가져 안전한 항암제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앱클릭은 펩타이드 결합력 기반의 기술로 제조공정이 단순하고 안정적이다. 99% 이상 높은 수율의 고순도 ADC 신약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라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업체에서 대규모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생산에도 성공했다. 앱클릭은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레이더를 켜고 있는 ADC 플랫폼이라는 관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는 중국 바이오 업체들의 ADC 플랫폼이 화제를 모았다. 노바티스가 ADC 플랫폼과 관련해 2조5000억원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것이다. 국내 업체인 에이비엘바이오가 ‘그랩바디-B’ 플랫폼을 기술이전한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업계에서는 ADC 물질이 가득한 상황에서 약물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달 기술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앱티스는 현재 5개 이상의 기업과 플랫폼 기술이전을 전제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한 대표는 “ADC뿐 아니라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항체-펩타이드 접합체(APC), 항체-방사선물질 접합체(ARC) 등 차세대 ADC 신약개발 분야에서 앱티스 플랫폼 기술이 많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앱클릭 플랫폼 기술 성과 등으로 매년 최소 1~2개 과제를 전임상시험 단계로 진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올해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한 대표는 “오픈 AI가 설립 10년 만에 세계 최고의 AI 기업이 됐듯이 앱티스도 앞으로 10년 내 세계 최고의 ADC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2032년이 동아제약 창립 100주년인데 그에 맞춰 ADC 신약 AT-211의 시판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2026.0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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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야” 김택진의 엔씨 드디어 기지개…‘아이온’ ‘리니지’ 쌍두마차 돌격 앞으로

게임

병오년 엔씨소프트에 벌써 봄기운이 감돈다. 잇따른 신작 부진에 허덕이던 회사를 일으켜 세운 건 역시 ‘리니지’와 ‘아이온’ 쌍두마차였다. 올해 선보일 퍼블리싱 신작까지 안착하면 ‘업계 맏형’의 위상 회복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가 흥행한 데 이어 내달 론칭 예정인 ‘리니지 클래식’의 사전 수요가 폭발하며 연초부터 미소 짓고 있다.우리 엔씨가 달라졌어요‘아이온2’는 엔씨가 2008년에 내놓은 원작 ‘아이온’을 계승해 8년을 쏟아 개발한 역작이다. 천족과 마족이 대립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손맛이 살아 있는 전투는 물론 하늘을 날거나 바닷속을 탐험하는 자유도로 호평받았다.뿐만 아니라 엔씨는 수익 창출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저 소통에 총력을 기울였다. 확률형 아이템은 지양하고, 멤버십과 꾸미기 아이템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BM)을 설계해 부담을 줄였다.또 출시 첫날부터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논란을 산 유료 패키지 상품의 삭제와 로그인 오류의 해결을 약속하며 초기 유저들의 불만을 빠르게 잠재웠다. 2개월 동안 업데이트 프리뷰를 포함해 라이브 방송만 14번을 했다. 4~5일에 한 번꼴로 방송을 한 셈이다.각 방송은 조회수 10만회는 가뿐히 넘긴다. 유저들은 매번 방송에 출연하는 김남준 개발PD의 수염 길이로 안부를 물을 정도로 개발진과 유대감을 쌓았다. 소인섭 사업실장은 지난 13일 1시간 40여 분간의 라이브 방송을 마무리하면서 “비슷비슷한 질문들이 계속 올라오면서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며 “이런 지루함이 패턴화돼 다음 방송의 기대감이 떨어지는 경험을 주기 싫어 적절한 타이밍에 방송을 끊으려 한다. 당연히 여러분과 계속 소통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한 바 있다.이런 노력에 힘입어 ‘아이온2’는 엔씨의 실적 개선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서비스 46일 만에 PC와 모바일 합산 누적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고, 누적 멤버십 구매 캐릭터 수는 100만개를 넘어섰다. 이 기세를 몰아 지난 21일 시작한 시즌2에서는 주요 PvE(유저-환경 대립) 콘텐츠인 ▲원정 ▲토벌전 ▲각성전 ▲악몽에 새로운 던전을 추가하고, PvP(유저 간 대립) 콘텐츠 ‘어비스’를 개편해 즐길 거리를 보강했다.‘아이온2’ 출시 효과는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멤버십과 일부 결제 매출의 이연으로 지난해 4분기 엔씨의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는 P2W(Pay to Win) 요소를 제거하고 트래픽 위주의 BM을 유지하고 있으며, 라이브 방송 등 유저와의 빈도 높은 소통을 지속하고 있어 올해 3분기 글로벌 버전 출시를 고려해 2026년 42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니지’ 귀환, 아재들 다시 PC방으로?다음 타자는 엔씨가 새해와 함께 깜짝 공개한 PC MMORPG ‘리니지 클래식’이다. 엔씨가 1998년부터 서비스 중인 ‘리니지’의 2000년대 초기 버전을 구현한 PC 게임이다. 2월 7일 한국과 대만에서 사전 무료 서비스를 시작하며, 2월 11일부터 월정액 서비스(2만9700원)로 플레이할 수 있다.초기 반응부터 뜨겁다. 회사가 새해 첫날 공개한 티징 영상은 2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800만회를 달성했다. ‘리니지’가 막 등장했을 때를 기억하는 3040 유저들은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거나 “드디어 나의 청춘이 돌아왔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리니지’ 팬들의 관심은 댓글에서 멈추지 않았다. 캐릭터 이름을 선점할 수 있는 사전 캐릭터 생성 서비스를 열었더니 유저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최초 10개 서버와 추가 5개 서버가 오픈 즉시 마감됐고, 증설한 5개 서버도 조기에 자리가 찼다. 이어 5개 서버를 더 마련해 20일 기준 총 서버 수가 25개가 됐다.기대만큼이나 ‘리니지 클래식’을 바라보는 우려도 적지 않다. 월정액 모델을 도입했지만 언제든 BM을 전환할 수 있다는 유저들의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자동 사냥 이용권 판매 가능성에 힘이 실리자 엔씨는 “론칭 타이밍에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엔씨는 ‘리니지 클래식’으로 신규·복귀 유저를 동시에 노린다. 회사 관계자는 “30년째 서비스가 이어지면서 콘텐츠가 계속 추가되다 보니 이제 와서 진입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아 망설이는 유저들이나 초창기 ‘리니지’를 그리워하는 유저들을 위해 클래식 버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기존 ‘리니지’ IP 기반 작품들과의 자기잠식(캐니벌라이제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3분기 엔씨의 PC 온라인 게임 매출에서 ‘리니지’와 ‘리니지2’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3%였다. 두 게임 유저들이 ‘리니지 클래식’으로 일부 이동하면, 매출 증대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엔씨 관계자는 “‘리니지’ IP를 활용한 각각의 게임들이 독자적인 플레이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그에 따라 IP 저변이 확대되는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는 양대 IP에 의존하지 않고 퍼블리싱을 맡은 신작으로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한다. 다음 달 10일 실적 발표회에서 구체적인 출시 일정을 공개할 예정인데, 서브컬처 액션 RPG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와 3인칭 팀 서바이벌 히어로 슈터 ‘타임 테이커즈’가 유력한 후발주자로 꼽힌다.김택진 엔씨 대표는 지난해 ‘지스타 2025’에서 “MMORPG라는 본질을 새로운 각도로 비추고 슈팅·액션·서브컬처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우리만의 색깔이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엔씨의 광폭 행보에 증권가는 회사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하나증권은 엔씨의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1036억원, 4031억원으로 점쳤다.이준호 애널리스트는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BM 채택이나 라이브 소통과 같은 방향성은 단기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개발사·퍼블리셔로서의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해 기존 작품의 제품수명주기(PLC) 관리와 후속작에 대한 기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의 방향성과 노력을 지속하는 한 2027년 상반기까지 그려놓은 청사진이 유효하게 작동해 기업 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6.0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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