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막 오른 STO 시장…증권사·플랫폼·발행사 3자 경쟁
- [토큰증권 본게임] ①
증권사·플랫폼·발행사, 이제는 ‘연합전’
발행·유통·결제 연계 구조…누가 생태계 표준 만들까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토큰증권(STO) 시장이 ‘실험’을 끝내고 본격적인 본게임에 돌입했다. 국회가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블록체인(분산원장) 기반 증권의 발행·유통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킨 데 이어,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유통플랫폼) 예비인가를 부여하면서 산업 전반의 무게중심이 ‘제도 통과’에서 ‘시장 운영’으로 이동하고 있다. 규제 불확실성에 묶여 있던 자금과 사업 전략이 일제히 풀리면서, 증권사·플랫폼·발행사 간 합종연횡도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STO는 샌드박스 실증과 제한적 조각투자 모델에 머물렀지만, 이번 법 개정과 예비인가를 계기로 발행·유통·보관·정산 체계가 제도적 틀을 갖추게 됐다. 특히 유통플랫폼 인가가 두 곳으로 제한되면서 시장의 출입구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점에서 초기 판도는 인가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한국거래소 중심의 KDX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 두 곳에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부여했다. 다만 NXT는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조사가 개시될 경우 본인가 심사 절차를 중단하는 조건부 형태로 승인됐다. 조각투자 플랫폼으로 시장에 참여해온 일부 사업자는 이번 심사에서 인가를 받지 못했다. 당국은 지난해 9월 발표한 ‘STO 장외거래소 신규인가 운영방안’에 따라 인가 수를 2개로 제한하고 외부평가위원회 일괄 평가를 통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발행·유통·플랫폼 삼각 구도...유통 인프라가 승부처
초기 STO 논의는 어떤 자산을 토큰화할 것인가에 집중됐다. 그러나 법제화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관심은 “어디서, 어떤 구조로 거래되느냐”로 이동했다. 유통플랫폼은 단순 매매 중개 기능을 넘어 ▲투자자 계좌 관리 ▲권리 이전 및 정산 ▲배당·이익 분배 ▲사후 공시 및 관리까지 포괄하는 인프라다.
발행은 일회성 수익 구조에 가깝지만, 유통은 거래가 반복될수록 수수료와 관리 수익이 누적되는 구조다. 데이터 축적 효과까지 더해지면 플랫폼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이 곧 시장의 표준을 만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예비인가를 받은 KDX와 NXT는 단순 거래창구를 넘어 STO 유통 질서를 설계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KDX는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기존 자본시장 인프라와 감시 체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NXT는 민간 중심의 플랫폼 모델을 기반으로 기술 확장성과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변화에 가장 빠르게 반응한 곳은 증권업계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SK텔레콤, 하나금융그룹과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파이낸스이니셔티브(NFI)’를 결성한 바 있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까지 추진하며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통합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라는 리테일 기반을 활용해 STO 초기 시장의 과제로 꼽히는 유동성 부족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
기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디지털 자산 종합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SK증권·블록체인글로벌과 ‘프로젝트 펄스(PULSE)’ 컨소시엄을 구성해 글로벌 퍼블릭 블록체인 연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한국예탁결제원 주관 테스트베드 사업에 참여해 발행부터 유통까지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신한투자증권이 NXT 및 주요 조각투자사들과 MOU를 체결해 계좌 관리와 분산원장 인프라를 담당하기로 했으며, DB증권은 솔라나재단과 협력해 퍼블릭 체인 기반 STO 발행을 검토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미국 Web3 기업 크리서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RWA(실물기반자산 토큰화)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
유통 관문 경쟁과 맞물려 발행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카사·펀블·비브릭 등 부동산 기반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카사코리아는 대신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사와의 수직 결합을 강화했다. 뮤직카우는 NH농협은행·아톤과 함께 결제·유통 구조에 대한 개념검증을 완료했고, 열매컴퍼니는 ‘아트앤가이드’를 통해 국내 1호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했다. 테사는 미술품을 넘어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바이셀스탠다드는 현물·미술품·선박·지식재산권(IP) 등 다양한 실물자산 토큰화 역량을 기반으로 SK증권과 기업금융 상품의 토큰증권화를 준비 중이며, 엑스페릭스 그룹으로부터 3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해 특허 IP 기반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 안정성·기초자산 경쟁력, 초기 판도 가른다
다만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STO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 설계에 달려 있다. 합리적인 가치평가와 명확한 권리 구조, 분쟁 최소화 장치가 갖춰져야 유동성이 형성될 수 있다. 세부 감독 규정도 시장의 방향을 가를 변수다. 투자 한도, 공시 범위, 가치평가 기준, 판매 규율, 광고 규제 등 시행 디테일에 따라 시장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 참여가 확대될수록 정보 비대칭과 분쟁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초기 몇 건의 사고가 시장 전체 신뢰를 훼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기 유동성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다. 거래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으면 가격 왜곡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이 리테일 기반을 활용해 ‘유동성 마중물’ 역할을 자처하는 배경이다.
결국 STO 본게임의 승패는 유통 관문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시장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가, 그리고 매력적인 기초자산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발행·유통·결제가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STO는 기술 실험을 넘어 제도권 자본시장의 새로운 상품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경쟁은 숫자가 아니라 표준과 신뢰의 싸움”이라며 “초기 시장에서 누가 시스템 안정성과 상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의 판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유통플랫폼이 단순 거래창구를 넘어 데이터와 유동성을 축적하는 ‘허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누가 먼저 표준을 만들고 생태계를 묶어내느냐에 따라 협력의 중심축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발행·유통·결제 전 과정이 디지털화되는 만큼 기술력 못지않게 제도 이해도와 자본시장 경험이 중요하다”며 “초기 주도권을 확보한 사업자가 향후 규칙 설정과 상품 구조 설계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집에서 개가 제일 얌전”… 유튜브 ‘옥지네’가 보여주는 다정한 소란 [김지혜의 ★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2/22/isp20260222000072.400.0.jpg)
![썰풀이 최강자 ‘다인이공’...정주행 안 하면 후회할 걸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1/24/isp20260124000086.400.0.jpe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로제, K팝 최초 英 브릿어워즈 수상…블랙핑크 샤라웃 “나의 영감”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이데일리
이데일리
일간스포츠
로제, K팝 최초 英 브릿어워즈 수상…블랙핑크 샤라웃 “나의 영감”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호르무즈 봉쇄·카르그섬 폭발설…유가 100달러 경고, 증시 ‘충격 개장’ 우려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수익률 82% 잭팟"…국민연금 고갈 2090년까지 늦춘다[마켓인]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자산 2조' 빗장 풀린 제약바이오 이사회… '몰빵 투표' 공포에 거물급 방패 세우...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