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공정위 “360억 부당지원”…HDC “상생 조치” 정면 반박
- 임대차 위장 저금리 대여 판단…과징금 171억·검찰 고발
HDC “공실 위기 대응 불가피…정상 거래” 법적 대응 예고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HDC의 계열사 지원 행위를 ‘부당지원’으로 판단하고 제재에 나섰다. HDC는 즉각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상생 경영’과 ‘부당지원’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공정위는 8일 HDC가 계열사인 HDC아이파크몰에 대해 임대차 거래를 가장한 방식으로 약 330억~360억원의 자금을 저금리로 지원했다고 판단하고, 총 1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HDC는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HDC는 2006년 아이파크몰과 360억원 규모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장 운영권을 다시 해당 계열사에 위임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외형상 임대차 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자금 대여에 해당한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특히 아이파크몰이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지급한 사용수익은 연평균 약 1억500만원 수준으로,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약 0.3%에 불과하다. 공정위는 이를 사실상 무이자에 가까운 자금 지원으로 봤다.
이후 국세청이 해당 거래를 우회적 자금대여로 판단하자, HDC는 2020년 계약을 대여 약정으로 전환했지만 금리는 2.55% 수준에 그쳤다. 이는 당시 아이파크몰의 시장 조달금리(3.3%)보다 낮아 여전히 부당지원에 해당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구조를 통해 아이파크몰이 정상적으로 부담했어야 할 이자 504억원 중 약 458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아이파크몰은 2005년 영업손실 61억원, 당기순손실 215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이후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2011년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공정위는 이를 “시장 퇴출 위기에 있던 계열사를 장기간 지원한 결과”로 판단했다.
공정위 “법정 최고 수준 제재” 경고
공정위는 HDC와 아이파크몰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지원 주체인 HDC에 57억6500만원, 아이파크몰에 113억6800만원 등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다만 정몽규 회장의 직접 관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고발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특히 공정위는 이번 과징금이 현행법상 부과 가능한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번 조치는 법정 한도 내에서 최대 수준으로 부과된 것”이라며 “위반 행위에 대해 충분한 억제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은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위반액의 최대 16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액의 10%를 상한으로 두고 있다.
공정위는 HDC(연평균 매출 약 576억원)와 아이파크몰(약 1136억원)의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각각 법정 상한선까지 과징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를 단순 개별 사건이 아닌 그룹 내부 지원 관행에 대한 경고로 규정했다.
이 위원은 “우량 계열사가 자금 조달이 어려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해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한 행위를 적발·제재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차 거래로 위장된 자금 대여의 실질을 밝혀낸 사례로, 장기간 지속된 탈법적 지원 구조를 차단하고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 “지원 행위의 형식이나 명칭과 관계없이 부당지원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HDC는 공정위 판단에 대해 “사실과 다른 해석”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회사 측은 용산민자역사 개장 초기 대규모 공실로 상권이 붕괴 위기에 처했고, 상가 수분양자들이 관리비 면제와 위탁운영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동일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DC는 “약 3000명에 달하는 수분양자의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며 “공실로 방치됐다면 수천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생을 위한 경영 판단을 부당지원으로 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적 절차를 통해 정상적인 거래였음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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