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관세가 사실상 철폐되며 가격 경쟁 환경이 변화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우유 선택 기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도와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 인식이 유지되면서 국산 우유의 경쟁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유제품 관세 철폐 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입 유제품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1월 미국산 우유를 포함한 주요 유제품의 관세가 철폐됐고, 오는 7월부터는 유럽산 유제품까지 무관세 적용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환경 변화에도 소비자의 구매 기준은 가격 중심으로 이동하지 않는 모습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실시한 소비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우유 구매 시 신선도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으며, 가격을 최우선 요소로 선택한 비율은 13.8%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우유 소비가 단순한 가격 경쟁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입 멸균우유는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산 신선우유는 생산 이후 짧은 시간 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유통 구조 자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는다.
최근 발표된 2025년 우유·유제품 소비행태 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됐다. 응답자의 87.3%는 국산 원료 우유 및 유제품이 수입산보다 우수하다고 인식했으며, 국산 우유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신선도와 품질·안전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수입 멸균우유를 경험한 소비자 중 상당수는 맛과 풍미 측면에서 국산 대비 아쉽다는 평가를 내렸고, 향후 음용 의사가 없다는 응답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무관세 시행 이후 약 100일이 지난 현재, 시장 변화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통 현장에서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수입 유제품 가격은 관세 외에도 물류비, 환율, 유통 구조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관세 철폐 이후에도 수입량 증가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수입 유제품 시장이 단기간 내 소비 구조를 변화시키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우유 시장이 이미 가격 경쟁을 넘어 가치 경쟁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제품이 가격과 보관 편의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면, 국산 우유는 신선도와 품질, 안전성이라는 본질적 요소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관세는 시장 환경을 변화시키는 요인이지만, 소비자의 선택 기준까지 바꾸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신선도가 핵심 가치로 작용하는 우유 시장에서는 품질과 신뢰가 여전히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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