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K신약, 상업화 전환점…글로벌 시장이 승부처 [복제약 대신 신약]②
- 38개 허가에도 ‘블록버스터’ 부재
허가·유통·파트너십까지 완주 역량이 관건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복제약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신약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을 복제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항암제·비만치료제·희귀질환 등 고부가가치 영역을 겨냥한 혁신 신약 개발이 핵심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999년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주’를 최초 국산 신약으로 허가한 이후 2024년 11월 말까지 총 38개의 국산 신약이 허가됐다. 25년간 축적된 성과만 놓고 보면 양적 성장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국산 신약의 계보를 보면 산업의 흐름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호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2000년대에는 항감염제·소화기 치료제 등 내수 중심의 합성신약이 주를 이뤘다. 이후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2010년·15호) ▲LG화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2012년·19호)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2018년·30호) 등이 등장하며 치료 영역과 시장이 확대됐다.
2021년에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31호 신약으로 이름을 올렸고, 최근에는 ▲대웅제약의 ‘엔블로’(36호) ▲제익약품의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37호) ▲비보존제약의 ‘어나프라주’(38호)까지 이어지며 스펙트럼이 한층 넓어졌다.
K-신약, 글로벌 진입 신호탄
이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렉라자다.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이 발굴한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유한양행이 기술 도입한 뒤,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에 약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해 글로벌 임상과 상업화를 진행한 사례다. 현재는 얀센의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개발되며 미국과 유럽 시장 진입에 성공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대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로 평가된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역시 의미 있는 이정표다. 해당 약물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 ▲판매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실제로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미국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44% 증가한 약 6300억원을 기록하며 회사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기술수출 중심에서 벗어나 직접 시장을 공략하는 모델이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 신약들의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보령의 카나브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등은 해외 진출과 적응증 확장을 통해 매출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카나브는 누적 수출 1억달러(약 1480억원)를 넘어섰고, 케이캡은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뒤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펙수클루 역시 출시 3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후속 신약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도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리가켐바이오의 HER2 ADC ‘LCB14’ ▲메드팩토의 ‘백토서팁’ ▲아리바이오의 ‘AR1001’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BL001’ 등 차세대 후보군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항체·약물접학체(ADC)·이중항체·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되며 기술 경쟁력도 빠르게 올라오는 흐름이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은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기반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중심으로 상업화에 가장 근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임상 3상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 9%대를 기록하며 효과를 입증했고, 일부 환자군에서는 두 자릿수 감량 효과도 확인됐다. 현재 품목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연내 출시를 목표로 상업화 준비도 병행되고 있다.
특히 해당 파이프라인은 단일 비만 치료제에 그치지 않고 당뇨병·심혈관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는 전략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병용요법과 제형 다양화까지 포함한 ‘라이프사이클 매니지먼트’(LCM) 전략을 통해 하나의 신약을 다수의 매출원으로 확장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국내 제약사들이 단일 품목 중심에서 플랫폼 기반 수익 구조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적 성장 이후, 남은 과제는 상업화
국내 파이프라인 규모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8년 573개에서 2024년 1701개로 확대됐으며, 이 중 절반가량이 바이오신약으로 채워졌다. 이는 국내 산업이 초기 연구개발 단계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그러나 양적 성장과 달리 질적 도약은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진흥원은 25년간 신약 개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연 매출 10억달러(1조4767억원)를 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신약은 허가 이후 판매 부진이나 경쟁 심화로 시장에서 철수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상업화 단계의 한계’를 꼽는다. 임상 성공 이후 글로벌 허가 전략과 마케팅·유통 역량, 현지 네트워크 구축 등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매출 확대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국가 임상 경험 부족과 제한적인 자본력, 글로벌 파트너십 부재 역시 구조적 제약으로 지목된다.
결국 관건은 ‘완주 역량’이다.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을 위해서는 ▲글로벌 임상 경험 축적 ▲해외 규제 대응 역량 ▲전략적 파트너십 확보 ▲대규모 투자 기반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글로벌 임상과 허가, 시장 안착까지 이어지는 ‘완주 역량’ 확보 여부가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라며 “앞으로는 누가 먼저 의미 있는 글로벌 매출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산업 내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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