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RIA 막판에도 떠나지 않는 서학개미…美주식 보관금액 302조원 돌파
- 미국 증시 강세 속 차익실현·절세 매물 동시에 확대
매도 늘었지만 보유자산은 확대 지속 “미장 선호 여전”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5월 말 종료되는 ‘국내시장복귀계좌(RIA)’ 100% 세제 혜택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선호는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세를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순매도 규모는 커졌지만 미국 증시 상승 영향으로 전체 보유 자산은 오히려 가파르게 증가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절세 목적의 자금 이동이 나타나고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선호 흐름이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5월 美 주식 순매도 1.9조원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미국 주식을 꾸준히 순매수했다. 월별 기준으로 지난 1월 약 50억달러, 2월 약 39억달러, 3월 약 17억달러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4월 들어 4억6892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지난 26일까지 12억9021만달러(약 1조9448억원)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의 미국 증시 강세 기대감에 공격적인 매수세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차익실현 물량과 절세 목적의 매도가 동시에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달 말 종료되는 RIA의 100% 양도세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주식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RIA는 해외 주식을 매도한 뒤 국내 증시에 재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일정 부분 공제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해외로 쏠린 투자 자금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제도를 시행했다. 이달 말까지 미국 주식을 매도해 국내 시장으로 복귀할 경우 양도세의 100%를 공제받을 수 있으며 이후에는 혜택 규모가 점차 축소된다. 7월 말까지는 80%, 연말까지는 50% 공제 혜택만 적용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서학개미의 순매도 확대 역시 이러한 절세 일정과 맞물린 영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굳이 손실을 감수하며 매도에 나설 이유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뉴욕증시는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연일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브로드컴 등 주요 AI·반도체 기업들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기술주 선호도 역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순매도 확대에도 매수 건수 우위…“미장 이탈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증권업계에서는 서학개미의 거래 건수를 살펴보면 단순한 ‘탈미국 증시’ 흐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기준 미국 주식 매수 건수는 66만2515건으로 매도 건수인 53만8949건을 크게 웃돌았다. 매도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실제 미장 투자 참여는 여전히 활발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면서 차익실현 규모가 커진 영향도 순매도 확대에 함께 반영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 금액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6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003억6178만달러(약 302조253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12.9% 증가한 규모다. 연초와 비교하면 23.3%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증시 상승에 따라 보유 주식의 평가 금액이 크게 불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RIA 제도가 단기적으로는 일부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도하는 효과를 냈지만 미국 증시 자체에 대한 투자 선호를 완전히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기술주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국내 투자자들 역시 글로벌 자산 배분 차원에서 미국 시장 비중을 쉽게 줄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순매도 확대만 보면 서학개미가 미국 증시를 떠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절세 목적의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며 “미국 증시 강세가 이어지는 한 국내 투자자들의 미장 선호 역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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