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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브레이크 밟았는데"...5년 새 3배 늘어난 고령층 페달 오조작
-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연구 분석 결과 발표
페달 오조작 사고 70%가 60세 이상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4일 발표한 '페달 오조작 주요 사고 특성 분석'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언론에 보도된 페달 오조작 의심 사고는 총 567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건수는 2021년 66건에서 지난해 153건으로 약 2.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15명에서 51명으로 3.4배 늘어 증가 폭이 더욱 가팔랐다. 연구소는 최근 5년간 페달 오조작 사고가 연평균 2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고령 운전자 문제가 두드러졌다. 전체 사고 가운데 60세 이상 운전자 사고가 400건으로 전체의 70.5%를 차지했다. 60세 미만 운전자 사고(136건)보다 약 3배 많은 수준이다. 사망사고 역시 고령층에서 집중됐다. 최근 5년간 발생한 페달 오조작 사망사고 119건 가운데 93건이 60세 이상 운전자 사고였으며 사망자 수도 132명에 달했다. 이는 60세 미만 운전자 사망자(28명)의 4.7배 수준이다.
피해 규모 역시 고령층 사고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60세 미만 운전자 사고의 경우 사고 1건당 평균 사상자 수가 2.1명이었지만, 60세 이상 운전자 사고는 2.8명으로 30% 이상 많았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전체 사상자 1448명 가운데 1115명이 고령 운전자 사고로 인한 피해자였다. 연구소는 고령 운전자 사고가 보행자와 타 차량 탑승자뿐 아니라 운전자 본인과 동승자까지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고 장소를 살펴보면 식당과 카페, 시장 등 상가 시설 돌진 사고가 가장 많았다. 전체 보행자 사고 238건 가운데 96건(40.3%)이 상가 시설에서 발생했다. 다만 사망사고는 양상이 달랐다. 인도와 횡단보도, 이면도로 등 보행자 통행이 많은 공간에서 발생한 사고의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소는 상가 돌진 사고의 경우 주차나 후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속 사고가 많지만, 인도나 이면도로 사고는 운전자가 당황한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계속 밟아 차량 속도가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페달 오조작 사고는 주요 교통안전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언론 보도 사례를 토대로 미국 전역에서 연간 약 1만6000건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역시 운전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층과 70세 이상 고령층, 여성 운전자에게서 사고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일본은 이미 고령 운전자 대책 차원에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신차의 90% 이상에 관련 장치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자 감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일본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자료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 페달 오조작 사고는 감소했지만 사망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현재 보급된 장치 대부분이 시속 15㎞ 이하 저속 주행 상황에서만 작동해 실제 주행 중 발생하는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문제를 단순 운전 미숙이 아닌 '인지 오류(Human Error)'로 접근하고 있다. 운전자가 돌발 상황에서 자신이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고 확신한 채 실제로는 가속페달을 계속 밟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는 페달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표시등과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페달 카메라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논의 중인 출발 시 가속 억제 기능뿐 아니라 주행 중에도 페달 오조작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요한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페달 오조작 사고는 인명 피해를 동반하는 치명적인 형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고령 운전자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중·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작동하는 페달 오조작 방지 기술 보급과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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