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만 보면 이들은 개인사업자다. 근로계약이 아닌 위탁·도급계약을 맺고, 월급 대신 배달 건수나 운송 실적, 수업 횟수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오토바이와 차량, 통신비와 유류비도 스스로 부담한다. 배달라이더와 대리운전기사는 사업소득자로 분류해 보수를 받을 때 3.3%룰 원천징수하고, 이듬해 종합소득세를 신고한다.
택배기사 역시 대다수가 운수업이나 소화물 운송업을 영위하는 사업소득자다. 노동법 안으로 들어가면 지위가 달라진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는 일하는 방식에 따라 판단한다. 업체가 출퇴근 시간과 업무 방법을 통제하고, 배차 거부에 불이익을 주며, 계약 해지나 계정 정지를 통해 사실상 지휘·감독한다면 법은 그를 근로자로 본다.
노동조합법은 근로자의 범위를 더 넓게 잡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특정 업체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일방적으로 정해진 계약 조건 아래 노무를 제공한다면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의 주체가 된다.
대리운전기사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대표적이다.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에서는 또 다른 지위가 등장한다.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노무제공자’로 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한 사람을 두고 세법에서는 사업자, 노동조합법에서는 근로자, 사회보험법에서는 노무제공자가 된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방문강사 등 도급제·플랫폼 종사자에게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노동계는 배달과 호출을 기다리는 시간, 이동시간과 준비시간까지 업무시간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 보험료 등 필요경비를 제외한 순수입이 적어도 법정 최저임금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임금과 소득 불안에 시달리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자는 주장은 타당하다.
플랫폼이 단가와 배차 방식을 사실상 결정하면서도 종사자를 개인사업자로 분류해 모든 비용과 위험을 떠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계약서상으로는 사업자지만 실제로는 일감을 주는 업체에 종속된 소위 ‘위장 3.3’들이다.
그러나 여러 플랫폼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호출을 선택하거나 거절하며, 스스로 영업시간과 비용을 결정하는 사람까지 일괄적으로 근로자로 분류하는 게 적합한지 의문이다.
특히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퇴직금까지 적용하려면 비용을 부담할 사용자가 누구인지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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