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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코스포 의장 “AI 생태계 조성, 대기업-中企 원하청 구조 혁신부터”
- 5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AI 인프라 혁신 출사표
AI 전환 새로운 기회, 중동·아시아 제3지대 솔루션 공략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글로벌 빅테크’ 엔비디아·AMD·애플 등을 거친 실무형 인재가 인공지능(AI) 생태계 혁신을 꿈꾸며 국내 스타트업 단체의 수장을 맡았다. 김재원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수수하고 정돈된 겉모습과 달리 ‘도전’을 선호하는 저돌형으로 성공적인 창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기존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타파하는 혁신을 통한 ‘디지털 기술의 민주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AI 생태계, ‘원하청 구조’ 벗어나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10주년 해에 중책을 맡은 김 의장은 AI 업계의 ‘브레인’으로 통한다. 그가 창업한 엘리스그룹은 지난 6월 8일 네이버클라우드·삼성SDS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정부가 우선 지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선정됐다. 정부가 확보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B300 모델 2560장을 엘리스그룹이 확보·구축하게 됐다.
엘리스그룹이 민간·공공의 AI 혁신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지원받는 기업으로 선정됐듯, 김 의장도 스타트업계의 AI 생태계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로 낙점받았다.
그는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초거대 AI 인프라 사업)는 오픈AI·오라클 등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것로 보여지는데 거기에는 10년도 안 된 창업 기업들이 다 포함됐다. 미국도 풀스택이라고 했을 때 영역별로 소·중·대기업이 다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만 유독 대기업에 맡기고 대기업이 알아서 선택하는 구조다. 하청 구조에서 벗어나는 게 목표다. 풀스택 프로젝트가 하청이 되는 순간 문제가 많기 때문에 각각의 영역에서 잘하는 기업을 선발해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AI 생태계 혁신은 이런 원하청 구조와 개념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믿고 있다. 김 의장은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도와줘야 한다는 관점보다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솔루션이 합쳐져야 한다. 스타트업들의 기술력이 실제 대기업보다 더 좋은 상황인데 구조적으로 그걸 잘 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자본·안정성과 스타트업 기술력의 결합이 진정한 협업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스타트업이 특정 산업에서 버티컬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고, 대기업은 자본이 풍부해 이를 끌고 나갈 수 있는 역량이 있다. 기술력의 깊이가 대기업이 보유한 안정성과 결합했을 때 고객 입장에서도 신뢰가 생길 것”이라며 협업의 방향성을 밝혔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원활한 협업을 위해 세밀한 협의체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5월 국방 분야의 AI·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협의체인 ‘방위산업협의회’를 공식 출범했다. 정부의 방산 4대 강국 전략 과정에서 민·관을 연결하는 공식 창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김 의장은 “협의체들이 ‘버티컬 AI’라고 볼 수 있고 스타트업이 강점을 낼 수 있는 부분이다. 방산 분야의 협의체는 이미 국방부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기후테크 협의체도 여러 가지 재생 에너지의 버티컬한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들이 뭉쳤다. 이런 협의체들이 출범해 대기업과 협업하는 게 목표”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좋은 솔루션을 발굴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 기업을 더 많이 발굴할 수 있게끔 논의를 많이 하고 평가 구성도 다양화해야 한다”며 “‘AI 기술 쿼터제’로 여러 기업을 포함시킨 후 실증 기관을 만드는 단계를 거친다면 더 안정적으로 사업들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제안했다. 가령 처음에는 10개의 혁신 대표자를 포함시키고, 각 단계별로 조건을 마련해 통과시키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새로운 평가 방식이다.
무산된 ‘AI 교과서’, 새로운 전환점 계기
AI 시대를 맞아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가 과거보다 확대되는 추세다. 김 의장은 “국가별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많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보통 자신들의 기준에 맞추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이들 사이에 낀 3국”이라며 “한국의 제3지대 솔루션은 특히 중동에서 많이들 찾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선구적인 기술 트렌드를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선구자적인 기업들이 많고 빠르게 앞선 솔루션들을 개발한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국가 맞춤형으로 좀 더 빠르게 혁신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국가에서 먼저 실증 사업을 따낸 뒤 역수출한 스타트업 사례도 있다. 자율주행 선박회사 씨드로닉스는 싱가포르 해군에서 인정받은 뒤 한국 국방부의 벽을 뚫었다. 그는 “씨드로닉스의 경우 처음에는 국방부에 들어갈 수 없었는데 싱가포르 해군의 실증 사례를 통해 오히려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한국에 납품하고 있다”며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타 국가에서 요구하는 솔루션을 맞춤형을 빨리 만들어줘 성공한 사례”라고 평했다.
김 의장이 이끌고 있는 엘리스그룹도 싱가포르 정부 사업을 수주했다. 엘리스그룹은 싱가포르 교육부와 AI 교과서 구축 사업을 함께하며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AI 교과서’가 정쟁 이슈로 한순간에 폐지됐다.
그는 “정부의 요구대로 GPU 구매부터 플랫폼 개발과 모델 개발까지 ‘AI 교과서’를 거의 다 완성했는데 계엄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단숨에 폐지돼 정말 충격이 컸다”며 “그러면서 AI 풀스택 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교육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할의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면서 점점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스그룹은 지난해 매출 395억원을 올렸다. 사업 비중이 2024년 교육 90%, 클라우드 10%에서 2025년에 클라우드가 40%까지 확대됐다. 현재 5000여곳 이상의 스타트업·대학·연구기관에 AI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는 “AI라는 도구가 핵심인데 좀 더 넓게 보면 디지털 기술이다. AI로 인한 정보의 격차가 기존 10배에서 1만배 이상의 양극화가 생길 수 있는 흐름”이라며 “기술 혁신을 통해 AI 도구를 모두가 나눌 수 있는 그런 디지털 기술의 보편화와 민주화가 목표”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엘리스그룹이 인프라라는 기술력으로 씨앗을 뿌리고 기반을 만들면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그 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AI 생태계 조성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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