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일생, 시장이 되다]③
슬개골·피부병 대비에서 MRI·심장질환까지
병원비 1000만원 시대…선택 아닌 필수된 보험
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자녀이자 가족이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삶의 동반자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소비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사료와 간식에 머물렀던 펫시장은 입양 직후 필요한 용품과 가전, 유치원과 돌봄 서비스, 보험과 헬스케어, 노후 돌봄과 장례 서비스까지 생애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중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가상의 말티즈 '콩이'가 태어나 입양된 뒤 노년을 거쳐 무지개다리를 건너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반려동물의 일생을 중심으로 진화하는 펫산업의 현재를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 안녕. 나는 이제 세 살이 된 말티즈 콩이야. 산책을 정말 좋아하는데 얼마 전부터 오른쪽 다리가 자꾸 아프더라구. 병원에 갔더니 ‘슬개골 탈구’라는 어려운 이름의 병이라고 했어. 주인님은 괜찮다고 웃어줬지만 병원비가 꽤 비싼 모양이야. 얼마 전에는 동네 강아지 형이 심장 수술을 받고 병원비로 1000만원이 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었거든. 그때부터였을 거야. 주인님이 나의 보험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
KB금융지주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의 최근 2년간 평균 치료비는 146만원에 달했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70만원 이상이 병원비로 지출되는 셈이다.
이는 심장질환과 암, 신경계 질환 등 과거에는 치료가 쉽지 않았던 질환에 대한 진료가 가능해지면서 의료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펫보험을 사실상 필수로 여기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슬개골 보험’서 사실상 ‘실손 보험’으로
11살 말티즈 ‘몽실이’를 키우는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2년 동안 동물병원에 1000만원 가까운 돈을 썼다.
처음에는 심장 잡음이 나타났다. 심장초음파와 CT 검사를 받았고 이후 매달 심장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치주질환과 피부질환 치료까지 겹치면서 병원 방문이 일상이 됐다.
박씨는 “예전에는 감기나 피부병 때문에 1년에 몇 번 병원 가는 정도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열 살이 넘으니 한 달에도 몇 번씩 병원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펫보험은 반려인들의 수요 확대에 따라 상품 성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상해나 피부질환, 감기 같은 비교적 가벼운 질환에 대비하는 상품이 주를 이뤘다. 보험료도 월 1만~3만원 수준으로 저렴했고, 슬개골 탈구 보장 여부가 주요 경쟁 포인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슬개골 탈구와 피부질환은 물론 MRI·CT 검사, 치과질환, 입원·통원 치료비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보장 한도 역시 과거 연간 수백만원 수준에서 최근에는 2000만~4000만원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반려동물 의료 환경 변화와 맞물린다. 반려동물 수명이 길어지고 암, 심장질환, 척추질환 등 노령성 질환 치료가 늘면서 의료비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펫보험도 사람의 실손보험처럼 고액 치료비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세 살 말티즈 콩이의 월 보험료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현재 주요 손해보험사의 펫보험은 월 2만~8만원 수준으로 다양하다. 월 2만~4만원 상품은 자기부담률이 높고 보장 한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월 5만~7만원 상품은 MRI·CT 검사와 슬개골 탈구, 치과질환, 고액 수술 등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경우가 많다.
실제 소형견에게 흔한 슬개골 탈구 수술은 한쪽 다리 기준 200만~300만원, 양측 수술과 재활치료까지 포함하면 500만~700만원 이상이 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미 슬개골 탈구 진단을 받은 콩이라면 향후 노령기에 발생할 수 있는 심장질환이나 관절질환까지 고려해 월 5만원 안팎의 중보장형 이상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품 가입 시에는 자기부담률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기부담률이 30%라면 병원비 10만원 중 3만원은 본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7만원은 보험금으로 보전받는다. 현재는 금융당국 행정지도에 따라 자기부담금 3만원 이상, 보장비율 70% 수준이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가입 시기도 중요하다. 대부분 상품은 만 10세 이하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며 질병 보장에 30일 안팎의 면책기간이 적용된다. 전문가들이 “아프기 전에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미니 인터뷰] 강상욱 마이브라운 상품마케팅팀 상무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인 마이브라운은 펫보험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업체로 꼽힌다. 보험 가입부터 진료, 보험금 정산까지 하나의 서비스로 연결한 것이 강점이다. 가입자는 제휴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보험금을 따로 청구할 필요 없이 진료비 결제시 본인부담금만 납부하면 된다. 현재 전국 400여개 동물병원과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반려동물의 수명 증가와 의료기술 발전에 맞춰 고액 수술·중증 질환 보장을 강화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 2만명을 확보하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Q.펫보험은 어떻게 달라졌나. -펫보험은 원래도 실손형 구조였지만 과거 상품은 보장 한도와 횟수 제한이 많았다. 예를 들어 수술비를 보장하더라도 연간 2회까지만 보장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반려동물 수명이 길어지고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질환이 진단되고, 뇌수술이나 심장수술, 항암치료까지 가능해졌다. 자연스럽게 보험도 고액 치료비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Q.펫보험에 가입하면 실제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되나. -연간 보험료(월 보험료 5만원)가 60만~70만원 수준이더라도 중증 질환이나 수술이 발생하면 300만~100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받는 사례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진료비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펫보험 가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Q.적정 가입 적기가 있나. -가장 많이 가입하는 시기는 입양 직후다. 사람으로 치면 태아보험과 비슷한 개념이다. 질병이 발생한 뒤에는 해당 질환에 대한 가입이 어렵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가입자도 0~1세 반려동물 비중이 가장 높다.
Q.펫보험 가입을 고민하는 보호자들에게 조언한다면. -반려동물은 3~4세까지는 비교적 건강하지만 이후에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반려동물이 아픈 티를 잘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호자가 이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도 적지 않다. 보험이 있으면 비용 부담 때문에 병원 방문을 미루지 않고 조기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메디톡스 전철 밟을 뻔한 FC303…퓨쳐켐 "유럽 기업 2곳과 기술이전 협상 중"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제시카, 공항 헛구역질 논란 해명…“팬 나이에 놀란 것”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트럼프 “19일 이란과 서명식 이후 호르무즈 해협 개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금리 인상 공포 무색…‘사고 파는’ 눈치싸움 더 뜨거워졌다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면역항암제도 못 뚫은 암 장벽 넘었다"…코오롱생명과학 두경부암 치료 판 흔드나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