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생법원, 기제출 회생안 수행 가능성 없다 판단
채권단부터 피해자까지 일제히 MBK 책임 강조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진다. 홈플러스 사태의 중심에 있는 MBK가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MBK·메리츠 대립에 법원 등판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홈플러스 ▲MBK파트너스 ▲홈플러스 노동조합 등에 오는 30일까지 2000억원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 2000억원의 외부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그 조달 계획에 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소명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제출된 회생계획안의 경우는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관계인집회의 심리 또는 결의에 부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사건 회생절차를 폐지하는 것에 관한 의견을 회신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7월 3일)을 열흘 앞두고 법원이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점포 및 인력 조정안 등이 담긴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사업부 분할 매각을 진행해 왔다. 이 일환으로 최근 NS쇼핑(NS홈쇼핑)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각한 바 있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수행할 여력이 더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회사는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긴급운용자금(DIP) 대출 2000억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메리츠 측은 김병주 회장 연대보증 및 1000억원 별도 조달 등 MBK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 가장 큰 책임은 MBK
홈플러스 사태가 최악으로 치으면서 MBK와 김병주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채권단과 피해자 모두 MBK와 김병주 회장에게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을 묻고 있다.
메리츠 측은 전날(22일) ‘홈플러스 회생은 14조 자산가 김병주 회장 손에 달렸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2015년 약 7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홈플러스가 현재는 회생절차를 밟는 기업으로 전락했다”며 “지난 10년간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한 경영의 결과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태의 책임자는 MBK”라며 “투자수익 회수를 넘어 경영책임자로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자단기사채(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오늘(23일) 논평을 통해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것은 보증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본 출연”이라며 MBK와 김병주 회장 측이 주장하는 홈플러스 지원의 구체적인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실제 현금성 출연은 김병주 회장의 400억원 증여뿐이다. 나머지 상당 부분은 ▲기존 차입에 대한 연대보증 ▲DIP 대출 ▲개인 자산 담보 제공 ▲이자 부담 등으로 구성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비대위는 “MBK가 밝힌 2000억원 규모 지원 계획 가운데 일부가 회생절차상 공익채권으로 분류되는 DIP 대출 형태로 집행됐다”며 “순수한 자본 투입과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을 믿었다면 기업회생 신청 이전에 충분한 자본을 투입했어야 한다. 사재 출연과 자본 확충 및 후순위 방식의 책임 부담 등의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MBK의 무책임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메리츠는 돈을 투자한 금융사일 뿐”이라며 “운용사인 MBK가 홈플러스 회생과 그 이후 경영에 가장 크게 관여했다. 그런데 왜 투자사에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MBK가 너무 무책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도 이제는 매각이 불가능하다고 본 것 같다. 이후에는 자산을 분할해서 판매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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