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빛난 정일택…함평에서 키우는 '매출 6조' 꿈 [새 성장판 짜는 금호타이어]①
- 광주 화재 악재 속에도 실적 선방…사상 첫 매출 5조 도전
함평 신공장 중심 생산 재편…미래차 타이어로 성장동력 확보
화재 딛고 5조 향해 순항
금호타이어는 올해 매출 목표로 5조1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광주공장 화재로 생산 차질이 발생했음에도 목표 달성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1678억원, 영업이익 1470억원을 기록했다. 북미·유럽 시장 판매 확대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실적을 견인했다.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은 45.1%, 글로벌 신차용 타이어(OE) 기준 전기차 타이어 공급 비중은 20.6%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9월 광주 1공장 가동 재개 이후 올해 초고인치 타이어 중심의 연간 300만본 생산 체제를 조기에 구축한 점도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탰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증권업계는 금호타이어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2849억원, 1458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452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2조4275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목표인 매출 5조원 달성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화재라는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배경에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체질 개선 작업이 자리하고 있다. 정 대표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고수익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용 타이어 비중을 꾸준히 높여 왔다.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는 전략이다.
실제 글로벌 타이어 시장은 전기차 확산과 함께 고성능·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왔고, 최근 실적 개선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성과로 평가받는다.
광주공장 화재 역시 장기적으로는 생산 구조를 재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주공장은 오랜 기간 금호타이어의 상징과 같은 생산기지였지만 노후화된 설비와 도심 입지라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생산 효율을 높이고 첨단 설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산 거점이 필요했다.
함평은 광주와 인접해 기존 인력의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고, 완성차 생산거점과의 공급망 연계도 이어갈 수 있는 입지다. 업계에서는 광주공장 화재가 결과적으로는 함평 이전과 생산기지 재편에 속도를 붙인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함평에서 키우는 다음 성장판
함평 신공장은 단순한 대체 생산기지가 아니다. 정 대표가 추진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금호타이어 계획에 따르면 함평 신공장은 2027년 말 1단계 공사를 마치고 2028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연간 생산능력은 530만본 규모다. 정련고무 생산능력도 함께 구축해 생산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함평 신공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생산량 확대에 있지 않다. 업계에서는 함평 신공장을 금호타이어의 미래 전략이 집약된 생산기지로 보고 있다. 기존 공장이 생산량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면 함평은 자동화와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접목해 생산 효율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역할을 맡게 된다.
생산 품목도 미래차 시장 변화에 맞춰진다. 함평 신공장은 고성능 차량과 전기차, 자율주행차용 타이어를 생산하는 첨단 생산기지로 조성된다. 이는 최근 금호타이어가 추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 지난해 금호타이어의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비중은 43.2%를 기록했다. 글로벌 OE 매출 기준 전기차 타이어 공급 비중도 20.4%까지 높아졌다. 회사는 올해 고인치 제품 비중을 47%, 전기차 타이어 공급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용 타이어는 일반 제품보다 평균판매단가가 높고 기술 장벽도 높다. 같은 물량을 판매하더라도 매출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금호타이어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특히 함평 신공장은 향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는 핵심 생산거점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전동화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가 함평 신공장을 미래차용 타이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함평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시점을 금호타이어의 또 다른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올해 목표인 매출 5조원 달성이 현재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라면, 함평 신공장은 그 이후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투자라는 평가다.
광주공장이 과거 물량 중심 성장의 상징이었다면 함평 신공장은 고인치·전기차용 타이어를 앞세운 수익성 성장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생산능력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경우 중장기 성장 여력도 한층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함평 신공장은 단순한 생산능력 회복을 넘어 금호타이어의 제품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정일택 대표가 추진하는 생산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면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6조원 시대를 향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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