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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리는 K웹툰의 미래…성장동력일까 일자리 박탈일까
- [2조 K웹툰 미래는] ②
자동 채색·번역·숏폼 제작까지…제작 현장 파고든 AI
저작권 논란·일자리 감소 우려…인간 창작자와 공존 과제
배경부터 번역까지…웹툰 현장 파고든 AI
웹툰 제작은 막대한 노동력이 투입되는 산업이다. ▲스토리 구상 ▲콘티 작업(장면 구성) ▲캐릭터 디자인 ▲배경 제작 ▲채색 ▲편집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주간 연재가 일반적인 구조인 만큼 작가들은 늘 마감 압박 속에서 작업을 이어가야 했다.
최근 AI는 이러한 제작 과정의 일부를 보조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복잡한 배경 작업을 돕고 채색과 이미지 보정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작품을 여러 언어로 번역해 해외 독자들에게 빠르게 제공하는 데도 활용된다. 반복 작업을 줄여 창작자가 스토리와 연출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들에게도 AI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언어 장벽과 제작 비용을 낮춰 더 많은 작품을 해외 시장에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작품 한 편을 여러 국가에 서비스하기 위해 번역과 현지화 과정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지만, 최근 AI 번역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외 진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플랫폼들은 AI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창작자 수익 다각화’와 ‘독자 경험 확대’를 목표로 AI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자체 개발한 ‘웹툰 AI 페인터’는 자동 채색 기능을 통해 작가들의 작업 시간을 50% 이상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반 불법 유통 탐지 시스템인 ‘툰레이더’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저작권 침해를 줄이고 창작자의 수익을 보호하고 있다. 독자가 작품 속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캐릭터챗’ 서비스 역시 AI를 활용한 대표 사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자체 AI 브랜드 ‘헬릭스’를 중심으로 웹툰 제작과 유통, 마케팅 전반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웹툰을 숏폼 영상으로 자동 제작하는 ‘헬릭스 쇼츠’, 이용자 취향을 분석해 작품을 추천하는 ‘헬릭스 큐레이션&푸시’ 등이 대표적이다. AI가 단순히 창작을 돕는 수준을 넘어 작품 홍보와 독자 확보까지 지원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AI가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을 넘어 웹툰 산업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작 기간 단축과 글로벌 유통 확대가 가능해지면서 산업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창작자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라기보다 반복 작업 부담을 줄여 창작자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 논란부터 일자리 우려까지
AI 확산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저작권 문제다. 생성형 AI가 인터넷에 공개된 이미지와 작품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작가들의 그림체와 연출 방식이 동의 없이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창작자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작품이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AI가 특정 작가의 화풍을 모방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경우 어디까지를 창작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창작 생태계 변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I가 배경 제작과 채색 등 기존에 어시스턴트(보조 작가)가 맡아온 업무 영역까지 대체하기 시작하면서다. 일부에서는 AI가 제작비 절감 수단으로만 활용될 경우 신인 작가와 보조 인력의 설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독자들의 시선도 엇갈린다. AI를 활용한 작품에 대해 새로운 창작 방식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인간 작가 특유의 개성과 감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거부감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AI 활용 여부를 독자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이른바 ‘AI 표시제’ 논의도 힘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어디까지 창작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웹툰은 작가 개인의 그림체와 연출이 작품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분야인 만큼 관련 논쟁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결국 웹툰 산업의 미래가 AI와 인간 창작자의 공존 방식에 달려 있다고 본다. AI가 반복 업무를 담당하고 인간은 세계관 구축과 캐릭터 개발,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텍학과 교수는 “웹툰의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구축에는 여전히 작가의 독창적인 역량이 절대적”이라며 “AI는 제작 효율을 높이고 연재 주기를 안정화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들이 AI 툴을 활용해 독자 반응과 연출 방식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얻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며 “AI가 기존 시장을 잠식하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기술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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