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삼전 성과급, 지역화폐로 지급?…초기업노조 "실험적 시도 강요 말라"
10일 반도체 및 노동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이날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있을 경우 임금의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 등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게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임금 통화 지급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가치가 불분명한 상품권 등으로 임금을 대신 지급하게 되면 근로자의 생계를 오히려 위협하는 폐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사랑상품권의 효용성을 그렇게 확신한다면 이 실험적인 시도를 근로자들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발의에 이름을 올린 국회의원들이 매월 지급받는 수당 및 활동비인 세비에 적용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번 논란은 지난 8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 비롯됐다. 해당 개정안은 단체협약에 관련 규정이 존재하거나 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성과급을 포함한 임금의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여 임금 통화 지급 원칙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다만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통화 이외의 방식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제한해 왔는데,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노동계의 시각이다.
해당 법안이 공개되자 삼성전자 노조뿐만 아니라 노동계 전반으로 반발 기류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전날에는 국내 양대 노동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즉각 성명을 내고 해당 법안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대형 노총에 이어 삼성전자의 고액 성과급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초기업노조까지 가세하면서 법안을 둘러싼 정관계와 노동계의 대치 전선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한편 반도체 업계 내에서는 이번 상품권 임금 지급 논란 외에도 최근 정치권에서 검토 중인 반도체 초과이익 환수 정책 논란과 맞물려 기업 경쟁력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터져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초과이익 환수 정책 검토 중단 및 기업 경쟁력 훼손 정책 철회 촉구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참여를 서로 독려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증권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약 400조 원, SK하이닉스는 300조 원 안팎의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SK하이닉스 직원들에게 내년 초 지급될 성과급 규모가 1인당 평균 수억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과급 등을 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법안과 초과이익 환수 논의가 잇따라 제기되자, 핵심 인재 유출과 현장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현장의 저항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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