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뱅크, 국경을 넘다]①
지분투자·기술 수출…인니 슈퍼뱅크서 가능성 확인
태국·몽골로 넓히는 ‘디지털 금융 수출’
현지 은행에 기술 이식…카카오뱅크식 글로벌 모델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글로벌 전략은 단순한 지분투자에 머물지 않는다. 현지 금융사의 소수 지분을 확보한 뒤 ▲모바일 금융 플랫폼 구축 ▲상품 기획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대안신용평가모형(CSS) 등 카카오뱅크가 축적한 디지털 금융 역량을 현지 시장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현지 금융사와 함께 성장하는 협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맞춰 전담 조직도 마련했다. 현재 글로벌사업팀, 글로벌서비스기획팀, 글로벌개발팀 등 3개 팀, 약 30명 규모로 해외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첫 번째 시험무대는 인도네시아였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투자한 데 이어 2024년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총 1140억원을 투입했다.
당시 약 9000억원으로 평가받던 슈퍼뱅크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증권거래소(IDX) 상장 이후 약 2조4000억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지분가치도 약 210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933억원 평가이익 거둔 슈퍼뱅크…현지 진출 방식 차별화
투자 성과는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슈퍼뱅크 상장 과정에서 회계처리 방식이 변경되면서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933억원의 투자 평가이익을 반영했다. 해외 시장 진출이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존 시중은행들의 성과는 엇갈렸다. 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6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우리은행의 우리소다라은행도 74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장기간 현지 영업 기반을 구축하며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22억원,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516억원이다.
다만 사업 구조가 다른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 시중은행들이 현지 법인을 직접 운영하며 예대마진 중심의 은행업을 확대하는 방식이라면, 카카오뱅크는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디지털 금융 역량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직접 은행을 설립·운영하는 데 따른 비용과 리스크를 낮추면서 플랫폼 경쟁력을 수출하는 전략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에서 모바일 금융 서비스 운영 경험을 현지 상품에 접목했다. 슈퍼뱅크는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아이디어를 활용한 소액 자동저축 상품 ‘쯜릉안(Celengan)’을 선보였고, 이후 출시한 일부 상품 개발 과정에도 카카오뱅크가 참여했다.
태국에서는 한 단계 진화…‘운영자’ 역할까지 확대
인도네시아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카카오뱅크는 태국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함께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뱅크X(Bank X)’ 설립을 추진 중이다. 올해 초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내년 상반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태국 사업은 인도네시아와 비교해 카카오뱅크의 역할이 더 확대된다. 초기 지분 10%를 확보했으며 향후 24.5%까지 확대해 2대 주주에 오를 계획이다. 단순 투자자 역할을 넘어 ▲상품 기획 ▲모바일 앱 개발 ▲디지털 금융 시스템 구축 등 핵심 영역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에서 검증한 협업 모델을 태국과 몽골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 은행을 직접 설립하는 대신 디지털 금융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는 전략이 국내 인터넷은행의 새로운 글로벌 성장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슈퍼뱅크와의 협업 성공 사례를 발판으로 글로벌 진출 영역을 사업 모델과 국가 측면에서 동시에 확장할 계획”이라며 “태국 가상은행의 경우 상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모바일 앱 개발에서도 카카오뱅크가 리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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