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비은행 영토 넓히는 신학기號 수협…종합금융사 도약 ‘속도’
- [종합금융사 꿈꾸는 수협]①
증권·캐피탈로 비은행 외연 확대
복합점포·WM 강화로 수익 다변화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Sh수협은행이 은행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계대출 억제와 예대마진 축소로 전통적인 담보대출 중심의 성장 방식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자산운용사를 품은 데 이어 증권사 인수를 협의하고 캐피탈업 진출도 추진하면서 종합금융사 도약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신학기 수협은행장이 과거 경영전략을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비은행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신 행장은 2020년 12월부터 약 4년간 경영전략그룹 수석부행장을 맡아 중장기 경영전략과 비은행 인수합병(M&A) 등을 담당했다. 2024년 11월 행장에 오른 뒤에는 관련 전략을 직접 실행하는 위치에 섰다.
은행만으론 성장 한계…비은행서 돌파구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현재 상상인그룹과 상상인증권 지분 인수를 협의하고 있다. 양측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독점적 협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협의 단계인 만큼 인수 여부와 가격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게 수협은행 측 설명이다.
캐피탈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네덜란드 라보은행 계열 데라게란덴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증권과 캐피탈까지 확보하면 지난해 인수한 자산운용사와 함께 비은행 사업의 기본 골격을 갖추게 된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업은 가계대출 억제와 예대마진 축소, 전통적인 담보대출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성장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자이익 의존도를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캐피탈업과 증권업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협의 금융사업 다각화가 본격화된 계기는 공적자금 상환이다. 수협중앙회는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2022년 모두 상환했다. 이후 수협은행은 인수·합병(M&A) 전담 조직 등을 꾸리고 비은행 진출을 준비해왔다.
첫 결실은 지난해 나왔다. 수협은행은 SK증권으로부터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인수한 뒤 Sh수협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첫 비은행 자회사를 확보했다.
비은행 강화의 배경에는 은행업의 수익환경 변화가 있다. 수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45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고 올해 1분기도 7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늘었다. 반면 지난해 이자이익은 9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올해 1분기에는 2322억원으로 1년 전 대비 5.8% 줄었다.
순이자마진(NIM)도 지난해 말 1.53%에서 올해 1분기 1.3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총여신이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지만 이자이익은 감소했다. 대출자산 확대만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수익원 확보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M&A 실탄 확보…복합점포·WM까지
비은행 M&A를 뒷받침할 자본여력도 확보했다. 수협은행은 올해 초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하는 내부등급법(IRB)을 승인받으면서 자본비율 관리 효율성을 높였다. 올해 1분기 말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5.97%, 이익잉여금은 1조4310억원을 기록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IRB 승인을 통해 은행권 최고 수준의 CET1 비율을 확보했다”며 “M&A를 뒷받침할 든든한 자본여력이 확충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수협은행은 비은행 회사를 확보하는 데서 나아가 은행과의 연계를 통한 수수료 수익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 증권업 진출이 현실화하면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신설하고 종합자산관리(WM) 역량을 강화해 예·적금과 대출 중심의 고객 관계를 투자·자산관리까지 넓힐 계획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Sh수협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캐피탈업과 증권업 등 비은행업 추가 진출을 통해 이자이익 의존도를 완화하고 수수료이익을 증대할 것”이라며 “은행·증권 복합점포 신설과 종합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의 금융 수요에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수협이 은행을 중심으로 다양한 비은행 사업을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외연을 넓혀갈 가능성에 주목한다. 농협이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캐피탈 등을 갖춘 것처럼 수협도 필요한 비은행 업권을 단계적으로 확보하는 모습이다.
차별화의 관건은 기존 강점과의 결합이다. 수협은행은 어업인과 수산기업 등을 기반으로 정책금융과 기업여신을 제공해왔다. 향후 증권·자산운용·캐피탈 기능을 확보하면 기존 대출 중심의 기업금융을 자금조달과 투자·자산관리 등으로 확장할 여지가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도 맞물린다. 수협은행은 향후 3년간 생산적 금융에 최대 6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중소·혁신기업으로 기업금융 영역이 넓어질수록 여신뿐 아니라 투자와 자금조달 등 다양한 금융 기능의 필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다만 추가 M&A가 성사되기까지 가격 협상과 인허가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인수 이후 서로 다른 금융업권의 조직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안정적으로 결합하고 추가 자본 부담을 관리하는 것도 과제다.
향후 관건은 새롭게 확보한 비은행 사업을 기존 은행 사업과 효과적으로 연계해 실질적인 수익 다변화로 이어가는 것이다. 자산운용에서 증권·캐피탈로 영역을 넓히는 신학기호 수협이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차별화된 종합금융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과거 단일 은행 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은행 금융업종의 유기적인 시너지를 구축함으로써 수협은행의 미래 성장동력을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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