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수익 대신 브랜드 노출…‘보이지 않는 금융’을 일상 속 상품으로
과자 이어 화장품까지…시중금융그룹 전환 후 인지도 높이기
금융은 이제 단순한 예·적금을 넘어 플랫폼·자산관리·노후 준비까지 우리 삶 전반과 맞닿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김윤주의 금은동(금융·은행 동향)’은 금융권 현장에서 포착한 새로운 흐름과 생활 속 금융 이야기를 쉽고 흥미롭게 전합니다. [편집자주]
서울 시내 한 이마트 매장에 iM금융과 노브랜드가 협업한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 김윤주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이마트 노브랜드 과자 코너에 웬 금융회사 캐릭터가 등장했다. 민트색과 하늘색 봉지 한가운데 자리 잡은 ‘단디’와 ‘똑디’다. iM금융그룹의 캐릭터인 이들은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광고가 아닌 과자 봉지를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과자가 아무리 많이 팔려도 iM금융이 판매 수익을 챙기는 구조는 아니다. 돈도 안 되는데 금융회사는 왜 과자를 만들었을까.
과자 수익은 ‘0원’…iM금융이 얻는 것은
금융권에 따르면 iM금융과 노브랜드의 인연은 지난해 5월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iM금융의 브랜드 컬러인 ‘민트’를 소비자에게 직관적으로 알릴 수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협업했다. 올해는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즐겨 찾는 상품군으로 범위를 넓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협업이 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은행의 경우 은행법상 본업 외 사업은 부수업무 규율을 받기 때문에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상품 판매에도 제약이 따른다. 이에 금융사들은 캐릭터를 직접적인 수익원으로 삼기보다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iM금융의 노브랜드 협업 역시 같은 맥락이다. iM금융은 협업 과정에서 상품군 선정과 캐릭터 IP 활용, 디자인 등에 브랜드 관점의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협업 제품이 많이 팔리더라도 상품 판매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는 구조는 아니다.
iM금융 관계자는 “이번 협업은 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보다는 iM금융그룹의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으로 추진했다”며 “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사업을 목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직접적인 수익도 나지 않는 과자에 금융회사가 캐릭터를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상품이 가진 ‘비가시성’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예·적금이나 대출 같은 금융상품은 과자나 옷처럼 눈으로 보고 직접 만질 수 없다. 해당 금융회사와 거래하지 않는 소비자라면 브랜드를 일상생활에서 접할 기회도 많지 않다.
반면 과자와 같은 일용소비재(FMCG)는 다르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누구나 쉽게 접하고 직접 구매해 경험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금융 브랜드를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상품으로 바꾸는 셈이다.
iM금융 관계자는 “일용소비재는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와 달리 고객이 일상생활에서 직접 접하고 경험할 수 있다”며 “금융브랜드의 비가시성을 보완하고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접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마트서 iM 봤어요”…금융 밖에서 만난 고객들
여러 식품·유통 브랜드 가운데 노브랜드를 선택한 데도 이유가 있다. 핵심은 과자 자체보다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유통망이다. 노브랜드 상품은 노브랜드 전문점을 비롯해 이마트와 이마트24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된다. iM금융 입장에서는 은행 영업점이나 금융 앱을 찾지 않는 소비자에게까지 ‘iM’이라는 이름과 캐릭터를 노출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 2024년 시중금융그룹 전환 이후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iM금융에는 이러한 외부 접점 확대가 중요하다. 영업지역의 제약은 사라졌지만 오랜 기간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만큼 전국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은 과제로 꼽힌다.
은행 이름을 알리기 위해 금융상품을 광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장을 보거나 편의점을 찾는 일상적인 순간에 자연스럽게 ‘iM’을 노출시키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내부에서는 협업에 따른 소비자 반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마트와 노브랜드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협업 제품을 접한 임직원들이 사진을 공유하거나, iM금융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들이 직접 구매한 제품의 인증 사진을 다이렉트메시지(DM)로 보내오는 등 자발적인 반응도 확인됐다.
다만 이를 곧바로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연결해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 iM금융 역시 단일 마케팅 활동만으로 인지도 상승 효과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기존 금융 채널 밖으로 브랜드 접점을 넓히고 소비자가 일상에서 ‘iM’을 접할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과자 넘어 화장품까지…넓어지는 ‘iM’ 협업
iM금융의 실험은 과자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는 9월에는 노브랜드와 손잡고 화장품 2종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브랜드 컬러인 ‘민트’를 활용한 상품에서 출발해 올해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식품으로 상품군을 넓힌 데 이어 화장품까지 협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금융회사의 캐릭터 IP 활용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금융사 캐릭터를 앱이나 광고, 단순 굿즈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식품·유통·뷰티 등 금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영역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iM금융 관계자는 “향후에도 캐릭터 IP를 활용해 금융과 이종 산업 간의 경계를 넘어 고객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협업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주의 금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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