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16시간 줄 선 ‘장원영 밀크티’…“이제 일상의 한 잔으로” [이코노 인터뷰]
- 김좌현 차지코리아 대표 인터뷰
초기 화제성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진화 고민
현지화 메뉴 개발·배달 도입 등으로 韓 소비자 공략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현재 어떻게 고객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김좌현 차지코리아 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차지’(Chagee·패왕차희)가 한국에 진출한 지 100일 가까이 됐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얻어 감사하다”며 “초기 화제성을 꾸준한 재방문으로 이어가는 게 다음 과제”라고 밝혔다.
‘차지’는 지난 2017년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출발한 프리미엄 티 브랜드다. 엄선한 ‘원차’(原茶) 찻잎에 유제품을 섞은 차 음료를 내세워 전 세계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지난해 4월 나스닥에 상장한 차지는 올해 6월 말 기준 중국 본토 및 중화권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총 763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4달 새 매장 8개…연내 서울에 추가 출점
올해 4월 30일 차지는 서울의 강남·용산·신촌 등 3곳에 매장을 열며 한국에서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차지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개점 첫날부터 인파가 몰리며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시간이 951분(약 16시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차지가 한국에서 이름을 알린 데는 걸 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공이 컸다. 장원영이 라이브 방송(라방)에서 차지 밀크티를 마시다 “정말 맛있다”고 극찬한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차지는 한국 진출 전부터 일명 ‘장원영 밀크티’로 큰 관심을 받았다.
김 대표는 “(장원영이) 차지를 긍정적으로 소개해 브랜드를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광고를 의뢰한 건 전혀 아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장원영과의 협업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지만 현재는 광고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체험·행사 등을 통해 브랜드 자체를 알리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차지는 한국에 진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역삼점 ▲시청역점을 추가로 열며 서울 주요 상권에 5개 매장을 확보했다. 약 4개월 만에 ▲건대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종로점까지 매장을 8개로 확대하며 빠르게 거점을 늘리고 있다.
차지는 오는 9월 18일 서울 잠실에 아홉 번째 점포인 롯데월드점을 열고, 연내 서울에 추가로 매장을 낼 계획이다.
김 대표는 “공식 인스타그램 댓글을 통해 수많은 소비자가 부산·제주도 등 지방에도 차지 매장을 내 달라는 의견을 줬다”면서도 “당분간은 서울을 중심으로 출점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타벅스 아시아 마케팅 조직 출신인 김 대표는 “스타벅스에서 일하면서 ▲공간 디자인을 통한 브랜드 경험 ▲소비자와의 의사소통 방식 ▲제품의 품질과 맛에 대한 철학 등에 대해 배웠다”며 “스타벅스에서의 경험이 차지를 운영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커피와 차 모두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차는 커피보다 역사가 깊고 추출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면서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마련된 ‘티 익스피리언스 존’처럼 온오프라인을 통해 고객이 차 고유의 매력을 느낄 기회를 최대한 많이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3개월간 신메뉴 준비…동남아서도 관심 ↑
배달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에도 나섰다. 차지는 지난 7월부터 쿠팡이츠에 입점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러 배달 플랫폼 가운데 쿠팡이츠와 손잡은 이유로 김 대표는 “쿠팡이츠와 함께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봤다”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타 배달 플랫폼 입점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백도(茶百道·ChaPanda) ▲미쉐(蜜雪) ▲헤이티(HEYTEA) ▲아운티 제니(滬上阿姨·Auntea Jenny) 등 중국의 차(茶)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앞다퉈 진출한 가운데 차지가 압도적인 인기를 얻는 이유로는 ‘제품’을 꼽았다.
김 대표에 따르면 차지는 좋은 원재료를 사용해 차 본연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한다. 매장 경험·고객과의 소통에도 공을 들인다.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현지화 메뉴도 확대하고 있다. 차지는 지난 6월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에서 착안한 고압 추출 기술인 ‘티-에스프레소’ 상품군에 ‘오렌지 우롱’과 ‘자스민 블랙’을 추가한 신제품 5종을 선보였다.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한국 시장 전용 메뉴다.
김 대표는 “한국에 매장을 열기 전부터 3개월가량 거의 매주 새로운 제품을 맛보며 신메뉴 출시를 준비했다”면서 “차지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너무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선에서 새로움을 주기 위해 차의 배합, 추출 압력 등을 다양하게 시도하며 최적의 조합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신메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 대표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메뉴가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료로 소개됐다”며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한국 전용 메뉴를 먹기 위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강남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차지는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신메뉴를 먼저 선보인 뒤 좋은 반응을 얻은 상품을 다른 매장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차지를 한국인의 일상에 깊이 스며드는 브랜드로 만드는 일이다. 그는 “차지가 특별한 날이 아니라 출퇴근길이나 점심시간, 친구와의 약속 등 언제든지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맛과 풍미뿐 아니라 건강·다이어트·휴식 등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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