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선생님들이 당장 나가랬어요”..히말라야 홍수, 생존자들이 전한 ‘그날’
- 네팔·티베트서 수백명 사망·1400여명 실종
몇 분 만에 삶의 터전 집어삼킨 거대한 물의 벽
아내 손잡고 피했지만 진흙에 휩쓸려
생존자들이 전한 아비규환
빙하 녹으며 커지는 고산재해
“상시 관측·조기경보 체계 시급”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선생님들이 소리쳤어요. 당장 나가라고요.”
평범했던 수요일 아침, 네팔 누와코트의 트리슐리 중등학교에 있던 11학년 학생 갼 딥 사프코타는 갑자기 교사들의 고함을 들었다. 상류에서 거대한 물살이 밀려오고 있었다.
사프코타는 알자지라에 “일부 학생들은 낡은 작은 다리를 건너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고, 대부분은 언덕으로 올라갔다”며 “몇몇 학생들은 공황발작을 일으키거나 기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소름이 돋고 불안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히말라야에서 무너진 얼음과 바위, 진흙이 강을 타고 내려온 순간 사람들의 일상은 몇 분 만에 사라졌다.
단 몇 분이 생사를 갈랐다
26일 오전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덮친 대홍수는 빙하 붕괴와 산사태가 촉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지대에서 떨어진 얼음과 암석이 하천으로 쏟아져 들어가면서 물과 진흙, 바위가 계곡을 따라 빠르게 밀려 내려왔다.
28일 오전까지 네팔과 티베트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390명을 넘어섰고 실종자는 14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네팔에서는 389명이 숨지고 910명이 실종됐으며 중국 티베트에서도 3명이 사망하고 558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산악지역의 도로와 교량이 끊겨 정확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숫자로는 담기 어려운 참상의 모습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에서 드러난다.
비벡 쿠말(24)은 라수와 지역에서 신축 주택 밖 화장실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갑자기 동료들이 도망치라고 소리쳤다. 쿠말이 구덩이 밖으로 올라왔을 때 거대한 물과 진흙, 바위가 벽처럼 밀려왔다.
그는 로이터에 “달리기 시작했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거대한 물의 벽이 굉음을 내며 쏟아져 내려왔다”고 말했다.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쿠말은 가까스로 망고나무에 걸렸다. “망고나무가 없었다면 휩쓸려가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했다.
10대 시절인 2015년 네팔 대지진에서도 살아남았던 쿠말은 이번에는 나무 한 그루가 목숨을 붙잡아줬다.
케샤브 프라사드 바라알(68)은 집 안으로 밀려드는 진흙을 피해 아내의 손을 잡고 테라스로 향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함께 빠져나오지 못했다.
바라알은 로이터에 “거대한 진흙더미가 우리를 향해 곧장 밀려왔다”며 “진흙이 집 안으로 들이닥치는 것을 보고 아내의 손을 잡고 테라스로 피하려 했지만 아내는 진흙에 휩쓸려 가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4~5시간 뒤 헬리콥터로 구조됐지만 아내의 생사는 확인하지 못했다.
중국과 네팔 국경 인근을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국인 팡모 씨도 눈앞에서 상황이 뒤집히는 순간을 겪었다. 거대한 흙탕물이 밀려오자 차량을 돌릴 틈도 없이 후진했다. 나무와 전봇대가 쓰러지는 모습을 본 뒤 뒤따르던 차량에도 손짓해 후진하도록 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에는 공통점이 있다. 삶과 죽음을 가른 것은 몇 시간의 준비가 아니라 몇 분 먼저 상황을 알아차리고 몸을 움직였는지였다.
피해 줄일 가능성 충분
참사 현장에 남은 것은 처참했다. 뉴욕타임스(NYT)가 군용 헬리콥터를 타고 보테코시강 일대를 둘러본 결과 네팔과 티베트를 연결하던 고속도로는 대부분 사라지고 가장자리만 남았다. 주택과 건물도 상당수가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됐다.
구조 작업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산악지역의 도로와 교량이 유실되면서 일부 지역은 헬리콥터로만 접근할 수 있다. 네팔군은 수색·구조 인력을 투입해 생존자와 실종자를 찾고 있으며 부상자와 주민들을 인근 도시의 임시 대피소로 이송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재난이 끝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홍수와 산사태 과정에서 하천이 막히면서 물이 새롭게 고인 지역이 생겨 추가 범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여지는 있다. 빙하와 빙하호를 상시 관측하고 위험지역에 조기경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히말라야는 여러 국가에 걸쳐 있는 만큼 네팔과 중국 등 인접국 간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도 필요하다.
국제 재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고산지역의 빙하가 빠르게 변하면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위험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빙하와 하천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주민에게 신속하게 경보를 전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녕, ‘폭스클럽’... ‘기절쌈바리’하게 웃겼던 3년의 시절인연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7/22/isp20260722000107.400.0.png)
![별명은 타조, 남편은 바게트?... ‘담다미담’, 치명적인 웃수저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6/24/isp20260624000274.400.0.pn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위성락 “북미대화서 한국 패싱·안보태세 이완 없도록 대비”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이데일리
"욱하고 이기적…여자 감내해야" 박위♥송지은 과거 사주풀이 눈길 [왓IS]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단독]대미투자 1호 낙점하고도…‘누가 주인’ 놓고 한미 기싸움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해외 감평사 못 믿겠다”…제이알리츠가 쏘아올린 공 ‘감정가 신뢰’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단독]글라세움, 파킨슨병 신약 기술수출 ‘승부수’…이정규 前 브릿지바이오 대표 기용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