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리 낮춰달라' 신청 268만건 '폭증'…실제 수용률은 19%로 '뚝'
-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267.9만건…반년 새 77% 증가
수용건수 51.2만건으로 22.5%↑…수용률은 27.6%→19.1%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대출금리를 낮춰달라는 금융소비자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올해 상반기 268만건에 육박하며 반년 만에 77% 급증했다.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진 건수도 50만건을 넘어섰지만 신청 증가폭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수용률은 20% 아래로 떨어졌다.
31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2026년 상반기 은행권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267만9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151만3000건보다 77.0% 증가한 규모다.
가계대출의 신청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해 하반기 140만6000건이었던 가계대출 금리인하 요구는 올해 상반기 256만7000건으로 82.6% 증가했다. 기업대출 신청도 같은 기간 10만8000건에서 11만2000건으로 소폭 늘었다.
신청이 급증한 배경에는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홍보 확대와 함께 지난 2월 시작된 마이데이터사업자 기반 금리인하요구 서비스가 영향을 미쳤다.
해당 서비스는 금융소비자가 최초 한 차례 동의하면 마이데이터사업자가 정기적으로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소비자가 일일이 신청하지 않아도 되면서 금리인하 요구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금리인하 요구가 실제 받아들여진 건수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수용 건수는 51만2000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41만8000건보다 22.5% 늘었다.
가계대출 수용 건수는 38만2000건에서 48만건으로 증가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3만6000건에서 3만2000건으로 감소했다.
신청 건수가 수용 건수보다 훨씬 빠르게 늘면서 전체 수용률은 지난해 하반기 27.6%에서 올해 상반기 19.1%로 8.5%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이를 은행의 금리인하 심사가 이전보다 까다로워졌다고 단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 도입으로 소비자가 직접 판단해 신청하던 방식에서 정기적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면서 전체 신청의 문턱 자체가 낮아진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금융소비자가 아낀 이자는 소폭 늘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이자감면액은 734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728억8000만원보다 5억5000만원(0.8%) 증가했다.
가계와 기업의 흐름은 엇갈렸다. 가계대출 이자감면액은 337억5000만원에서 402억9000만원으로 19.4% 증가했다. 반면 기업대출 이자감면액은 391억3000만원에서 331억4000만원으로 15.3% 감소했다.
은행연합회는 기업대출 이자감면액 감소에 대해 기업대출 시장의 경쟁 심화와 중도상환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기존 대출의 금리를 낮추는 대신 더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과 개인사업자의 금리인하요구권 이용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련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이라며 “개인 금융소비자의 이용 편의성도 계속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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