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살 때는 싼데 팔 때는?…중국산 전기차, 중고값이 진짜 승부처
- [차값 흔드는 중국산 전기차]②
BYD 중고차 신차가의 80% 수준…잔존가치 평가 아직 일러
판매 질주하는 테슬라, 서비스센터 16곳…정비망 확충 숙제
국내 중고차 시장에 매물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한 비야디(BYD)는 신차 가격 대비 비교적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에 들어온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도 중고차 시장에서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 다만 판매 증가 속도에 맞춰 정비·서비스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으면 잔존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폭풍전야 BYD
BYD의 국내 중고차 가격만 놓고 보면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엔카·KB차차차 등 중고차 플랫폼에 따르면 BYD 중고차 매물은 신차 가격의 약 80%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물론 이를 BYD의 잔존가치가 검증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이르다. 국내에서 차량을 판매한 기간이 짧아서다.
BYD는 지난해부터 국내 승용차 판매를 본격화했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 나온 차량도 대부분 출고된 지 1년 안팎에 불과하다. 3년 또는 5년간 운행한 차량이 얼마에 거래되는지 보여주는 데이터는 사실상 없다. 중고차 업계는 보증기간이 줄고 배터리와 각종 부품의 관리 부담이 커진 뒤에도 현재 수준의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BYD의 수리·정비 인프라가 향후 잔존가치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서비스센터가 부족하거나 부품 수급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 차량 유지 부담이 커지고, 이는 중고차 수요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BYD도 이를 의식한 듯 국내 서비스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BYD코리아는 지난해 승용차 브랜드 출범 첫해 전국에 16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했다. 올해 2월 전주 서비스센터를 열어 17곳으로 늘린 뒤 추가 확충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BYD코리아의 승용차 서비스센터는 20곳이다. 연말까지 26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이 1만4521대에 달한 만큼 늘어나는 정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서비스 인프라 확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서비스센터 숫자만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정비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BYD코리아는 전문 인력 교육과 기술 경진대회 등을 통해 서비스센터 테크니션을 양성하고 있다. 일부 거점에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부품 공급 기능을 한데 묶은 ‘3S’ 체계를 적용했다. 판매 증가에 따라 빠르게 늘어나는 정비 수요를 소화할 기반을 갖추겠다는 취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들은 BYD보다 테슬라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1~8월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7만6776대다. 현재 운영 중인 공식 서비스센터는 16곳이다. 올해 새로 판매된 차량만 놓고 계산해도 서비스센터 1곳당 약 4149대를 담당해야 하는 셈이다. 기존 판매 차량까지 고려하면 센터 한 곳이 감당해야 할 차량은 이보다 훨씬 많다.
당장은 서비스센터 부족이 신차 판매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정비 수요가 누적된다는 점이다. 매년 수만대의 신차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정비 인프라 확충이 늦어질수록 서비스망의 부담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면 정비 부문에서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판매에 앞서 서비스센터를 충분히 구축하려면 사업자가 상당한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판매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 서비스 인프라가 이를 따라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테슬라는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서비스센터 부족과 긴 수리 대기기간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기에는 결국 서비스센터 부족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과 부담은 일정 부분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 먼저 자리 잡은 수입차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인프라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BMW코리아가 대표적이다. BMW코리아는 현재 전국에 68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의 16곳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다.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누적 303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구축했고, 올해는 약 4000기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산 완성차 업체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다. 현대자동차는 전국에 1200여개의 공식 서비스 협력사인 블루핸즈를 운영하고 있다. 기아도 17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750여개의 오토큐 서비스 협력사를 갖췄다. 오랜 기간 국내에서 차량을 판매하며 구축한 정비망과 부품 공급 체계가 전국에 촘촘하게 깔려 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은 신차 시장에 후행하는 특성이 있다. 신차 판매가 크게 늘어난 뒤 그 영향이 중고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기까지 통상 3~5년이 걸린다”며 “현 단계에서 중국산 중고 전기차의 잔존가치와 시장성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리 인프라가 중고차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며 “현대차·기아는 전국에 정비·AS 인프라가 촘촘하게 구축돼 있어 문제가 생겨도 빠르게 수리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다. 반면 수리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수입차 브랜드는 소비자가 구매를 꺼리게 되고, 이는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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