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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넣으면 161%?”…퇴직연금으로 국채 살 때 꼭 따져볼 것 [송현주의 재.밌.돈]
- 청약 경쟁자는 더 늘었다…1000만원 넣어도 전액 배정 장담 못해
급전 필요해도 선착순 환매 끝…신청 몰리면 일부만 환매 가능
투자의 방식은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정형화된 재테크 공식을 벗어나, 이제는 각자의 목적과 속도에 맞춘 자산 운용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재.밌.돈’은 단기 수익률에만 집중하지 않습니다. 돈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굴릴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지금 ‘재밌게 돈 굴리는 법’을 함께 탐색해봅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퇴직연금으로 20년 묻어두면 수익률 161%?”
9월부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도 개인투자용국채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재테크족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년물의 만기 보유 시 세전 누적 수익률이 161%를 넘는 데다 안정적인 국채를 퇴직연금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다만 높은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기 전 달라지는 청약과 중도환매 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 자금까지 청약 경쟁에 뛰어들면서 원하는 만큼 국채를 배정받지 못할 수 있고, 급하게 돈이 필요해 중도환매를 신청하더라도 신청액 전부가 환매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부터 신한·하나·NH농협은행과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 등 8개 퇴직연금사업자의 DC·IRP 계좌에서 개인투자용국채 10년물과 20년물을 살 수 있다.
재정경제부는 퇴직연금형 개인투자용국채 도입에 따른 수요 증가를 고려해 9월 발행 규모를 전월보다 800억원 늘린 2300억원으로 정했다. 10년물이 1100억원으로 가장 많고 20년물 650억원, 5년물 500억원 등이다.
수익률만 보면 장기물의 매력이 돋보인다. 9월 발행하는 개인투자용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세전 누적 수익률은 10년물이 약 59.3%, 20년물이 약 161.3%다.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약 5.9%, 8.1%다.
문제는 퇴직연금 투자 허용으로 10·20년물의 청약 경쟁이 이전보다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계좌에서도 개인투자용국채 투자가 가능해짐에 따라 청약 경쟁률 안내와 중도환매 등 관련 제도를 개편한다고 고객에게 안내했다.
발행한도를 초과해 청약이 들어올 경우 기존에는 개인투자용국채 전용계좌 신청금액을 토대로 비례 배정했지만 앞으로는 전용계좌와 연금계좌의 신청금액을 합산해 배정한다.
예를 들어 10년물에 1000만원을 청약하더라도 신청액 전부를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청약 총액이 발행한도를 넘으면 기준금액인 300만원까지 일괄 배정하고 남은 물량을 전체 청약액에 비례해 나눠 갖는다.
경쟁률을 보면서 청약 금액을 결정하기도 어려워진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3·5·10·20년물 모두 실시간 청약 경쟁률을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3년물과 5년물만 제공한다.
10·20년물은 8개 연금사업자의 청약액을 모두 취합해야 하는 만큼 청약 기간에는 실시간 경쟁률을 확인할 수 없다. 최종 경쟁률은 청약 종료 후에야 확인 가능하다. 9월 청약 기간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다.
중도환매 방식도 달라진다. 개인투자용국채는 일반 채권이나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없기 때문에 유동성을 따지는 투자자라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기존에는 재경부가 공표한 월간 중도환매 한도 안에서 선착순으로 배정해 먼저 신청하는 것이 유리했다. 앞으로는 전용계좌와 퇴직연금계좌의 중도환매 신청금액을 합산한 뒤 신청금액에 비례해 배정한다. 신청 순서는 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환매 신청이 한꺼번에 몰리면 신청액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만기까지 가져갈 자신이 없는 자금을 개인투자용국채에 넣을 때는 이 같은 유동성 제약을 고려해야 한다.
9월 이후 발행물부터 중도환매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도 월 단위에서 '년일 단위'로 바뀐다. 이자 지급 시 절사 기준도 10원 미만에서 1원 미만으로 변경돼 원 단위까지 표시된다.
무엇보다 20년물의 '161.3%'라는 숫자는 20년을 만기까지 채웠을 때 얻을 수 있는 누적 수익률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도환매하면 원금과 매입 당시 적용된 표면금리에 따른 이자만 받을 수 있고 가산금리와 연 복리 혜택은 사라진다.
퇴직연금과 개인투자용국채 모두 장기 운용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는 궁합이 좋다. 다만 은퇴가 20년 이상 남았다고 무조건 20년물을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의 은퇴 시점과 자금 사용 계획을 만기에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청약액보다 실제 배정액이 줄어들 가능성과 중도환매 때 원하는 만큼 현금화하지 못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에서 개인투자용국채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장기 안정자산에 대한 선택지가 넓어진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개인투자용국채는 만기 보유 때 혜택이 집중되는 상품인 만큼 단순히 표시된 누적 수익률만 보기보다 은퇴 시점과 자금 운용기간, 중도환매 가능성까지 고려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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