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일반
종부세 ‘9억→12억→14억?’…1주택자 세금 셈법 또 바뀌나
- 비거주 공제 12억 복원…국회선 14억 통일론
공정시장가액비율 70% 인상도 재논의
비거주 공동명의 18억→12억…추가 조정 주목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둘러싼 셈법이 한 달 새 두 차례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당초 9억원으로 낮추려던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되돌린 데 이어 국회에서는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4억원으로 통일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어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내년 70%로 높이지 않고 현행 60%로 유지하자는 의견도 나오면서 고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정부안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생겼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자의 공제 기준까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국회 심사 결과에 따라 1주택자의 세금 셈법이 다시 달라질 전망이다.
9억→12억, 이젠 14억까지
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2026년 세제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정부는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세제개편 정부안을 확정했다.
지난달 3일 발표한 최초 개편안에서는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비거주자에 대한 세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는 한 달 만에 12억원으로 되돌렸다. 세 부담 상한도 200%로 높이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가면서 추가 수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는 실거주·비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통일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정부안대로 현행 60%에서 70%로 올리지 않고 60%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실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일정한 세제상 차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 수준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종부세 개편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30억 집 종부세 581만→192만원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동시에 바뀌면 고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도 크게 달라진다.
비거주 1세대 1주택자가 단독명의로 시가 30억원 주택을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지난달 3일 최초안에서는 기본공제 9억원과 공정시장가액비율 70%를 적용해 종부세 과세표준이 7억7000만원이 된다. 개편 세율을 적용한 종부세 산출세액은 약 581만원이다.
정부가 지난 1일 확정한 정부안처럼 기본공제를 12억원으로 높이면 과세표준은 5억6000만원으로 내려가고 산출세액도 약 332만원으로 낮아진다. 최초안보다 약 249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여기에 국회에서 거론되는 기본공제 14억원과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모두 적용하면 과세표준은 3억6000만원까지 낮아진다. 산출세액은 약 192만원으로 정부안보다 다시 140만원, 최초안과 비교하면 389만원 줄어든다.
초고가주택으로 갈수록 차이는 더욱 커진다. 시가 70억원 주택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최초안의 산출세액은 약 3830만원이다. 기본공제 12억원을 적용한 정부안에서는 약 3410만원으로 420만원 줄어든다. 기본공제 14억원과 공정시장가액비율 60%가 적용될 경우 약 2580만원까지 낮아져 정부안보다 830만원, 최초안과 비교하면 125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세율을 적용한 종부세 산출세액을 비교한 것이다. 재산세와 중복되는 부분에 대한 공제와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등은 반영하지 않아 실제 납부하는 종부세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단독명의 되돌렸지만 공동명의는 6억 줄어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과세 기준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가 각각 9억원씩 총 18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안에서는 실거주 공동명의자의 경우 각각 9억원씩 총 18억원의 공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반면 비거주 공동명의자는 각각 6억원씩 총 12억원으로 줄어든다. 당초 각각 4억원씩 총 8억원으로 낮추려던 최초안보다는 완화됐지만 현행과 비교하면 공제액이 6억원 감소한다.
이에 따라 비거주 단독명의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현행 12억원으로 원상 복귀한 반면 비거주 공동명의자는 현행보다 공제 규모가 줄어드는 구조가 된다. 국회에서 거주 여부에 따른 공제 차등을 없애는 논의가 진행되면서 비거주 공동명의자의 과세 기준이 어떻게 조정될지도 관심사다.
종부세와 함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도 국회 심사의 주요 변수다. 정부는 장기 보유에 따른 공제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거주기간 중심으로 공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꿀 계획이다. 여당에서는 큰 방향은 유지하되 보유공제 폐지 시점을 늦추거나 장기간 임대주택으로 활용된 주택에는 보유공제를 일부 인정하는 등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세 부담 더 낮아지면 ‘세금발 매물’도 변수
종부세 강화 수위가 낮아질수록 서울 고가주택 시장에서 세금 때문에 집을 처분하려는 압력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금 때문에 발생할 수 있었던 추가적인 매도 물량을 제한하고 고가 1주택자의 ‘똘똘한 한 채’ 보유 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안 기준으로 고가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 기조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종부세율 개편 등 당초 세제개편안의 상당 부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유세를 통해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향후 국회에서 기본공제뿐 아니라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조정될 경우 1주택자의 실제 세 부담과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다시 달라질 수 있다. 한 달 사이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수정된 데 이어 14억원까지 거론되면서 정부가 내놓은 ‘거주 중심’ 부동산 세제의 최종 수위는 국회 심사 과정에서 다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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