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美 금리 올렸는데 끝이 아니다…주담대 7%·‘고금리 장기전’ 온다
- 연준 3년여 만에 0.25%p 인상…연말 추가 인상 가능성
은행채 5년물 1%p 넘게 뛰어…주담대 상단 7% 육박
5억 대출 금리 0.5%p 오르면 연 이자 250만원↑
이미 국내 은행채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형(5년 주기·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연 4.94~6.92%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연 3.93~6.23%와 비교하면 하단이 1.01%포인트(p), 상단은 0.69%p 높아졌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4.32~6.33% 수준으로 올라왔다. 지난해 말 연 3.70~5.87%와 비교하면 하단과 상단이 각각 0.62%p, 0.46%p 상승했다.
대출금리를 밀어 올린 것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주요 준거가 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17일 4.552%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3.499%와 비교하면 1.053%p 높다.
은행채 6개월물도 같은 기간 2.834%에서 3.664%로 0.83%p 상승했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지난해 12월 2.89%에서 지난달 3.18%로 0.29%p 올랐다.
인상은 선반영…문제는 ‘다음 금리’
시장에서는 이번 연준의 0.25%p 인상 자체보다 앞으로의 금리 경로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p 인상했다. 2023년 7월 이후 3년여 만의 금리 인상이다. 결정은 12대0 만장일치였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고 국내 지출과 자본투자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하며 이번 정책 조치가 물가의 보다 신속한 2% 복귀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향후 금리 경로를 보여주는 점도표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 말 연방기금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지난 6월 3.8%에서 이번에 4.1%로 올라갔다. 2027년 말 전망 역시 3.6%에서 4.1%로 크게 상향됐다. 연준이 단순히 한 차례 금리를 올리는 데 그치기보다 높은 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번 금리 인상 자체는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다. 실제 FOMC 직후에도 미국 장기금리가 급등하기보다는 10년물이 5% 안팎에서 움직였다. 국내 은행채 역시 FOMC 결과 발표 직후 일방적인 상승세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살아 있는 만큼 시장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내려가기도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이 공개한 9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말 정책금리 중간값이 현재 목표 범위의 중간값보다 높은 4.1%로 제시된 점도 추가 긴축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한은 멈춰도 주담대 금리 안 내릴 수 있어
국내 차주 입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일대일로 연동되는 것이 아니라 은행채와 코픽스 등 조달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가 더해져 결정된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미 국채와 국내 국고채, 은행채 등 시장금리를 높은 수준에 묶어둘 경우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대출금리가 곧바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국내 금리가 이미 오른 상황에서 미국까지 다시 긴축에 나서면서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의 추가 인상 가능성과 함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경계감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가계가 부담해야 할 실제 이자다. 단순 이자액을 기준으로 3억원을 빌린 차주의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은 약 75만원 늘어난다. 0.5%p 상승하면 약 150만원이 추가된다.
대출 규모가 5억원이면 각각 연 125만원과 250만원으로 불어난다. 매월로 환산하면 0.5%p 상승 시 약 20만8000원의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실제 원리금 상환액은 대출 만기와 상환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금리 재산정 시점이 돌아오는 기존 차주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과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5년 주기형 또는 혼합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가 금리 재산정 시점을 맞으면 그동안 상승한 시장금리가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도 예외는 아니다. 신용대출은 은행채 6개월·1년물 등 단기 시장금리를 준거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단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금리 하락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가계 입장에서 더 큰 부담은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보다 ‘높은 금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가 될 전망이다. 연준이 물가 목표 달성 시점을 늦춰 잡고 내년 말 정책금리 전망까지 4%대로 끌어올리면서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도 후퇴하고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더 중요한 것은 인상 횟수보다 고금리 체류 기간”이라며 “연준이 올해 말과 내년 말 기준금리를 모두 4.1%로 제시한 만큼 근원물가와 고용이 동시에 둔화되기 전까지 금리가 의미 있게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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