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82% vs -19%…커버드콜 ETF 수익률 극과 극, 왜?
- [배당족 유혹하는 커버드콜ETF]①
미래운용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 올해 수익률 82.72%
삼성·미래·신한·한투 등 주간·타겟형 옵션 신상품 선보여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널뛰기 장세를 거듭하면서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커버드콜 ETF를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증시가 횡보하는 구간에서 높은 배당률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확보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버드콜이란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콜옵션을 다소 비싼 가격에 팔아 수익을 올리는 상품이다. 콜옵션은 미래의 특정 시기에 특정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현재 시점에서 매매하는 계약이다. 만약 A 운용사가 현재 시가 1만원인 ‘K커버드콜 ETF’(가칭)를 1개월 뒤 1만5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200원에 판다고 가정하면 A 운용사는 이 자금으로 ETF에 투자한 투자자에게 배당을 지급할 수 있다.
1개월 뒤 이 ETF 가격이 1만1000원이 될 경우 콜옵션 매수자는 옵션을 행사해 1만500원에 사갈 수 있다. 운용사는 주식을 팔아 얻은 이익 5%에 콜옵션을 팔아 얻은 프리미엄 200원을 더해 총 7% 수익을 내는 것이다. 많은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안정적인 프리미엄을 확보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만약 K커버드콜 ETF 가격이 1만원을 유지하거나 혹은 그 아래로 떨어지면 운용사는 콜옵션 매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200원으로 손실을 일부 만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커버드콜 전략은 향후 주식시장이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상승 폭이 작을 것으로 예측될 때 이용한다. 최근 코스피가 6500~7000선에서 횡보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커버드콜 관련 상품에 관심이 커진 이유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 올해 수익률 82%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6일 기준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 ETF’와 ‘TIGER 미국S&P500타겟데일리커버드콜 ETF’의 순자산이 각각 2조4441억원·6501억원으로 총 3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 ETF’는 순자산 2조4441억원으로 국내 상장 해외 대표지수 커버드콜 ETF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상품이다.
9월 22일 기준 최근 1년간 가격 상승률은 18.96%, 배당수익률은 15.42%였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100지수 상승률은 23.11%로 커버드콜 ETF의 가격 상승률이 지수 상승률보다 4.15%포인트(p) 낮은 수준이었지만, 배당을 통해 10%p 이상 높은 수익을 낸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커버드콜 상품이 많이 팔렸다면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커지고 있다”며 “어느 정도의 수익성과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심리가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 또는 지수에 투자하는 커버드콜 ETF의 올해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22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자산규모가 1000억원 이상인 상품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였다. 올 들어 82.72%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이 72.20%로 뒤를 이었고, KB자산운용 ‘RISE 코리아밸류업위클리고정커버드콜’은 67.72%를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고배당주위클리커버드콜’의 수익률은 -19.94%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214.17에서 7017.91으로 66.53% 뛰었다. 상위 1~3위 커버드콜 ETF 수익률이 코스피를 웃돌았다. 커버드콜 ETF의 연간 배당률이 14~24% 수준임을 고려하면 실제 총수익률 격차는 더 벌어진다. 최근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3.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커버드콜 ETF는 은행 이자의 4~7배 수준 배당금을 챙기면서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낸 셈이다.
9월 기준 국내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총 62개다. 혼합자산(주식·채권) 상품을 제외하면 기초자산에 따라 ▲코스피(KOSPI)200 ▲한국 배당주·밸류업 ▲한국 반도체 ▲미국 S&P500 ▲미국 테크 ▲미국 배당주 ▲미국 장기국채 ▲중국 테크 ▲금(Gold) 등 9개 그룹으로 나뉜다. 이들 상품의 시가총액 합계는 약 26조원에 이른다.
“옵션 프리미엄, 폭락장에선 방패 역할 못해”
다만 이런 인기에도 커버드콜 ETF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높은 배당률에 혹해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의 쓴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증시 변동성이 크거나 장기 우상향할 때다. 커버드콜 ETF는 상방이 막혀 있어 증시가 출렁일 때 손실을 만회하는 뒷심이 부족하다. 증시가 하락할 때 옵션 프리미엄으로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지만, 다시 상승할 때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원금을 깎아서라도 높은 배당을 유지하는 ‘원금 훼손형 고배당 상품’도 유의해야 한다. 투자 원금 자체가 줄어들면 나중에는 배당률이 유지돼도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배당금 액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20%의 고정 배당을 하는 상품이라도 실제 원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면 투자자가 손에 쥐는 실질 배당은 10% 수준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 가운데 커버드콜 ETF는 옵션 프리미엄이 손실을 방어해 준다고 막연하게 믿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증시가 폭락할 때는 이 프리미엄이 큰 의미가 없다”며 “반드시 증시 상황이나 관련 상품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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