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KB에 이기고도 진 신한…진옥동이 꺼낸 반격 카드 '비은행 50%'
- [진옥동 2기, 신한금융의 새 성장지도] ①
은행 순익 앞서도 그룹은 KB에 뒤져…비은행 경쟁력 격차
증권 순익 123% 급증, 보험은 주춤…롯데손보 인수로 성장축 보강
2030년 비은행 이익 50% 목표…수익 다변화·자본효율 개선 관건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연임 2기 들어 카드·보험·증권을 아우르는 비은행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한투자증권이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인 반면 카드·보험 계열사는 상대적으로 주춤하면서 그룹 내 수익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롯데손해보험 인수까지 결정하면서 비은행 사업의 외형 확대와 수익원 다변화에도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2030년 비은행 이익 비중 50%를 목표로 내건 진 회장에게는 이 같은 사업 재편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조44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지만 KB금융(3조8846억원)에는 4419억원 뒤졌다. 반면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2조458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KB국민은행(2조2254억원)을 웃돌았다. 은행 실적에서는 앞섰지만 그룹 전체 실적에서는 역전된 셈이다.
이 같은 격차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배경을 보여준다. 신한금융의 비은행 이익 비중은 2024년 24.1%에서 지난해 29.3%, 올해 상반기 35.4%로 높아졌지만 같은 기간 KB금융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인 약 44%에는 미치지 못했다. 진 회장이 비은행 이익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카드·보험·증권 등 주요 계열사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증권이 끌어올린 비은행 실적…카드·보험은 과제
신한금융 비은행 사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신한투자증권의 약진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57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3.1% 급증한 규모로, 신한라이프(2906억원)와 신한카드(2534억원)를 모두 앞질렀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확대와 금융상품 판매, 상품운용 수익 개선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 주식 중개를 넘어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을 아우르는 그룹의 자본시장 핵심 계열사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금융상품 수수료는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어난 857억원을 기록했고, IB 부문 순영업수익도 1787억원으로 248% 증가했다. 은행과 증권을 연계한 자산관리 확대와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가 새로운 수익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신한자산운용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1% 증가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성장에 힘입어 운용자산과 관련 수익이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증권과 자산운용의 실적 개선에는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시장 상황이 바뀌더라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추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반면 전통적인 비은행 주력 계열사인 카드와 보험의 성장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2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규제와 조달비용 부담 등으로 수익성 확대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이에 신한카드는 유통·핀테크 기업과 손잡고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확대하는 등 고객 기반과 결제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상반기 290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다. 보험금 지급액과 예상치 간 차이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확대되면서 보험손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향후 보험계약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은 6월 말 기준 7조9000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생명보험의 수익 기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손해보험과의 연계 효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롯데손보 인수로 빈자리 채우기…관건은 수익성
이 같은 상황에서 신한금융이 꺼내 든 카드가 롯데손보 인수다. 신한금융은 지난 13일 롯데손보 지분 77.04%를 693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당국 승인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잔여 지분도 확보하고 기존 신한EZ손해보험과의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신한금융은 생명보험에서는 신한라이프를 통해 상당한 사업 기반을 확보했지만 손해보험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신한EZ손보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출범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도 18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손보는 약 334만명의 고객과 2조2000억원 규모의 CSM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신한금융의 고객·판매채널과 롯데손보의 장기보험 영업 기반을 결합하면 손해보험 사업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
이번 인수는 KB금융과의 비은행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KB금융은 KB손해보험·KB라이프·KB증권 등을 통해 보험과 증권에서 고른 수익 기반을 구축해 왔다. 올해 상반기 KB증권의 순이익은 7963억원으로 신한투자증권보다 2186억원 많았다. KB손해보험 역시 478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으로서는 롯데손보 인수를 통해 보험 포트폴리오의 빈틈을 메우는 동시에 카드·증권·자산운용 등 기존 계열사의 경쟁력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진옥동 2기 비은행 전략의 성패는 외형 확대가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43%다. 그룹은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롯데손보 인수 재원을 내부 자본 재배치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보험사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본 투입과 증권·자산운용 등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까지 고려하면 자본 배분의 효율성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 이익 비중 50%라는 목표는 단순히 숫자를 높이는 것보다 수익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정 계열사의 일시적인 실적 호조에 의존하기보다 카드·보험·증권 등 각 사업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그룹 전체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진 회장의 리딩금융 탈환 전략을 가늠할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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