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구매할 고객 찾고 메시지까지…블럭스가 만드는 ‘AI 마케터’
- [AI 3강 개척자들] ⑩ 이지혁 블럭스 대표
고객별 구매 예측부터 발송까지 자동화…120곳 이상 도입
월 매출 10개월 만에 10배…국내 넘어 일본 시장 공략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마케팅 담당자가 고객 정보를 분석하고 메시지를 보내던 일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누구에게, 언제,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판단하고 발송까지 맡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다. 이지혁 블럭스 대표는 이러한 자동화를 실제 구매와 매출 증가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부 재학 중 컨설팅 동아리와 벤처캐피탈, 스타트업을 거치며 자본 흐름과 제품 개발을 익힌 그는 2021년 블럭스(법인명 제트에이아이)를 창업했다. 기업 매출을 직접 움직이는 일에 집중해 상품추천 알고리즘으로 출발했고 규모는 크지만 10년 넘게 ‘발송 툴’에 머물러 있던 고객관계관리(CRM) 마케팅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블럭스의 경쟁력은 자체 예측 모델과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전트의 결합이다. 발송 도구에 AI를 덧붙인 기존 솔루션과 달리 처음부터 AI가 판단과 실행을 맡도록 설계했다. 예측 모델이 고객별 구매 확률과 이탈 위험, 반응 시점을 계산하면 LLM 에이전트가 소재를 만들어 집행까지 연결한다. 캠페인 한 건당 5~7시간이 걸리던 분석·타깃 추출·소재 작성·발송 세팅을 대신하며, 판단을 재검증하는 장치를 둬 예산 집행의 신뢰도를 높였다.
숫자로 증명한 성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CRM 마케팅 전환 직후 투자가 미뤄져 회사에 남은 시간이 몇 달뿐이던 때, 고객사 한 곳 한 곳의 전환율과 매출 기여를 숫자로 입증해 후속 투자와 고객 확대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월 매출이 10개월 만에 10배로 늘며 연내 손익분기점 달성을 앞두고 있다.
현재 패션·뷰티·식음료·유통 등 120곳 이상의 기업이 블럭스를 도입했고 1년 뒤 유지율은 약 90%에 달한다. 블럭스는 국내 커머스 성과를 바탕으로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와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2030년까지 에이전트를 지렛대 삼아 30명 안팎의 팀으로 직원이 8만 명 넘는 세일즈포스에 맞먹는 일을 해내겠다”며 “유니콘보다 오래가는 회사, 뛰어난 사람들이 정치나 눈치 없이 솔직하게 일하며 100년 동안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1. 영감을 준 '인물'(WHO)은 누구입니까?
“덕으로 따르게 해야 진심으로 따른다고 한 맹자입니다.”
직급이나 지시로 움직이면 시킨 만큼의 일만 돌아오지만, 뛰어난 인재는 마음을 얻었을 때 최선이 나옵니다. 회사가 구성원의 위험과 고민을 먼저 책임지며,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작은 팀 규모에서 가장 큰 일을 해내고 싶습니다.
2. 빅테크가 대체할 수 없는 당신만의 '독자적 가치'(WHAT)는 무엇입니까?
“고객 행동 데이터 기반의 개인 단위 예측 모델과 현장의 운영 노하우입니다.”
범용 AI는 ‘이 고객이 이번 주에 살 것인가’는 답하지 못합니다. 저희는 창업 때부터 데이터로 개인 단위 예측 모델을 만들어 왔습니다. 여기에 현장의 맥락이 더해집니다. 저희 에이전트는 고객사가 실제로 집행한 캠페인 1만여 건에서 뽑아낸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고, 카카오 알림톡 심사처럼 국내 시장에만 있는 실무까지 처리합니다.
3. 자본과 인프라 한계를 '어떤 방식'(HOW)으로 돌파하고 있습니까?
“기술의 선택과 집중, 소수 정예 팀 유지, 고객 매출 기반의 성장입니다.”
거대 모델 개발 대신 좋은 범용 모델을 가져다 쓰고 예측 모델과 검증 기술에 자원을 집중합니다. 사람을 늘리는 대신 채용 기준을 타협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아울러 고객이 비용을 낼 만큼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한 성장 동력이라고 믿습니다.
4. 기술을 걸고 승부를 보겠다고 확신한 '결정적 계기'(WHY)는 무엇입니까?
“상품추천 알고리즘의 매출 상승과 에이전트의 실전 성과를 확인한 순간입니다.”
규칙 기반 대신 자체 모델을 넣자 기술 자체가 고객 손익을 바꾸는 것을 숫자로 확인했습니다. 에이전트가 제안한 캠페인 무수정 승인율이 40%에 달하고 사람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것을 보며 AI가 일을 직접 해낼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5. 기술력을 마침내 인정받게 될 '결정적 시점'(WHEN)은 언제입니까?
“향후 2~3년 내 에이전트가 만든 캠페인 절반 이상이 무검수로 집행되는 때입니다.”
잘못된 쿠폰 발송이 곧 손실이 되는 마케팅에서는 AI에게 예산을 맡겨도 된다는 신뢰가 핵심입니다. 별도 예측 모델과 규칙으로 판단을 재검증해 저위험·반복 캠페인부터 자율 집행을 넓혀, 자율주행처럼 사람이 손을 떼도 되는 순간을 만들겠습니다.
6. 가장 먼저 파고들 '핵심 타깃 영역'(WHERE)은 어디입니까?
“국내 커머스 기업의 CRM 마케팅과 인력난이 심각한 일본 시장입니다.”
데이터가 풍부하고 재구매가 중요한 ▲패션 ▲뷰티 ▲식음료 ▲유통 업종, 특히 마케터가 1~2명뿐이라 솔루션 운영이 어렵던 기업에 주목합니다. 다음은 인력난이 구조적으로 심각한 일본으로, 이미 현지 기업들과 수요 확인 미팅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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