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체중은 약물로, 군살은 시술로”…K비만약이 바꿀 진료실
- [기다렸다 K비만약]②
국산 GLP-1 출격… '장기 유지·라인 교정'으로 중심축 이동
"약가·부작용 부담 낮아지면 '맞춤형 복합 관리' 정착할 것"
[이코노미스트 권지예 기자]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진료 현장의 관심이 ‘감량 이후’로 넓어지고 있다. 체중을 얼마나 줄이느냐뿐 아니라 부작용과 비용 부담을 관리하며 치료를 이어가고, 투약 중단 후 체중 증가에 대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국산 첫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의 출시를 앞두고 장기 치료의 선택지가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의료 현장에서는 비용과 공급 부담이 줄어들지 주목하고 있다. 약물로 체중을 관리하는 것과 시술로 특정 부위의 체형을 교정하는 것은 목적이 다른 만큼, 환자의 상태와 치료 목표에 맞춰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GLP-1 비만약의 대중화는 지방흡입이나 체형 시술 등 기존 비만 치료 시장을 대체하기보다, 각 치료법의 역할이 구분되며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작동해 왔다. 약물 치료가 내장지방을 포함한 전반적인 전신 체중 감량과 대사 지표 개선을 담당하면, 특정 부위에 집중된 피하지방 교정 및 바디 라인 정돈은 시술 영역이 맡는 구조다.
비만 치료 전문기관 365mc의 내부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GLP-1 치료제 수요가 증가한 수년간 특정 부위 윤곽을 다듬는 맞춤형 시술 및 수술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팔 지방흡입′ 건수는 2023년 1만307건에서 2025년 1만3487건으로 30.9% 증가했다. 복부나 허벅지 등에서 채취한 자가 지방을 골반 부위에 이식해 체형 윤곽을 잡는 ‘허파고리′ 수술은 같은 기간 112건에서 1586건으로 14.2배 늘었다.
GLP-1 비만약 투약으로 전신 체중은 줄었으나, 팔뚝이나 복부 등 특정 국소 부위에 남은 군살이나 급격한 체중 감량에 따른 라인 변화를 보완하려는 환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약물 치료로 전신 체중을 1차 안정시킨 뒤, 남은 체형 고민을 시술로 해결하는 통합 관리가 치료 모델로 정착하는 셈이다.
업계는 부작용과 약가 부담을 완화한 국산 비만약이 본격 공급될 경우, 이처럼 ‘약물 치료를 통한 안정적 체중 감량·유지’와 ‘시술을 통한 선별적 체형 교정’을 병행하는 처방 패턴이 개원가 전반에 더욱 깊숙이 안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정은 365mc 올뉴강남본점 대표원장은 “진료 현장에서 위고비·마운자로를 사용 중이거나 처방을 상담하는 환자가 늘었다”며 “관심사 역시 단기 감량 수치에서 장기 투약 기간, 부작용 관리, 중단 후 체중 유지 방안 등으로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감량 목표뿐만 아니라 환자의 건강 상태, 부작용과 비용 부담, 장기적인 유지 계획을 복합적으로 살피는 진료가 중요해졌다”며 “치료 선택지는 넓어졌으나 식사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미니 인터뷰] 김정은 365mc 올뉴강남본점 대표원장
GLP-1 치료제 시대의 최전선에서 수많은 비만 환자들을 직접 진료하고 있는 김정은 365mc 올뉴강남본점 대표원장에게 실제 국산 비만약 시대가 가져올 진료 현장의 변화에 대해 물었다.
Q. 국산 GLP-1 치료제로 진료 현장이 어떤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체중 감량 이후의 ‘장기 유지 치료’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본다. 장기 치료에서는 환자가 무리 없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복약 순응도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비용과 공급 부담이 실제로 줄어들면 치료가 필요함에도 망설였던 환자나 중단을 고민했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신규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기존 환자가 치료를 끊지 않고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Q. 현장에서 체감하는 투약 중단의 주요 원인과, 약물 중단 후 발생하는 요요 현상·근손실 문제 등 한계는 어떻게 보나.
“치료를 지속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은 오심·구토 등 소화기 증상과 장기 투약에 따른 비용 부담이다. 약물을 중간에 끊게 되면 식욕 억제 효과가 줄어들면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목표 체중에 도달하는 것만큼이나 감량한 체중을 어떻게 장기적으로 유지할 것인지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체중이 줄어드는 과정에서는 지방뿐 아니라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량도 함께 감소할 수 있다. 식사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환자의 경우 영양 섭취와 근력 상태를 세심히 살펴야 하며, 투약 초기부터 적절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을 필수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Q. 미용 목적의 오남용을 막고 올바른 치료 문화가 정착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약을 처방하기 전, 식약처가 정한 ‘공식 비만 기준’(BMI 30 이상 고도비만, 또는 고혈압·당뇨 등을 동반한 BMI 27 이상 과체중)에 실제 해당하는 환자인지 엄격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단순히 체중을 조금 줄이고 싶어 하는 정상 체중군의 미용 목적 처방은 경계해야 한다.
비만약은 단기간에 살을 빼주는 ‘다이어트 보조제’가 아니라, 의료진의 관리하에 장기적으로 건강을 개선해 나가는 ‘전문 치료제’라는 인식이 환자와 병원 모두에 정착돼야 한다. 치료 중에도 단기적인 체중 변화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부작용, 영양 상태, 근육량 변화, 생활습관 개선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진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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