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한화·우리·교보證, 3조원 확보 총력…다음 승부처는 IB 수익성
- [11호 종투사 도전]①
한화 9000억·교보 2500억 자본확충 추진…우리투자증권 1조 증자 완료
자기자본 3조원 확보 속도전…IB 수익성·발행어음 진출이 승부처
다만 자본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 종투사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 기간 자기자본 요건을 유지해야 하는 데다, 늘어난 자본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IB 역량도 갖춰야 한다. 증권사별 자본 확충 속도와 사업 전략에 따라 향후 종투사 진입 시점과 경쟁 구도에도 차이가 나타날 전망이다.
한화 9000억·교보 2500억 검토…3조원 문턱 넘기 속도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과 교보증권, 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목표로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투사는 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KB·키움·신한투자·하나·삼성·메리츠·대신증권 등 10곳이다.
종투사로 지정되려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최근 2개 사업연도 결산일 기준으로 연속 충족해야 한다. 자기자본 요건을 갖춘 이후에도 금융당국의 지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자본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공격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선 곳은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결의했다. 최대주주인 한화자산운용과 모회사 한화생명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을 조달하고,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4000억원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증권도 추가 자본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23년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약 3년 만이다. 현재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약 25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 가능성이 거론된다. 구체적인 발행 규모와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교보증권은 2029년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자본 확충 규모와 일정에 따라 목표 달성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자본 조달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을 줄이면서도 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앞서 대규모 증자를 통해 자본 기반을 확대했다. 지난 4월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를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으며, 증자 이후 자본총액은 약 2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우리투자증권은 2030년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자본 확충 이후 IB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6월 울산GPS와 SK멀티유틸리티 인수금융 6000억원을 주선했으며, SK이터닉스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 총 2800억원의 금융을 단독 주선했다.
지난해 3월 본격적인 증권영업을 시작한 우리투자증권이 초기 성장동력으로 삼은 IB 사업에서 거래 실적을 축적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대형 거래 수임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향후 거래 주선 수수료와 금융 운용 수익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세 증권사가 자본 확충에 나서는 배경에는 종투사 지정 이후 확대되는 기업금융 사업 기회가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등 업무 범위가 넓어져 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장기적인 목표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 진입이다. 초대형 IB로 지정되고 별도의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 등에 운용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발행어음 시장에서는 대신증권이 차기 진입 후보로 거론된다. 대신증권은 이미 3조원 종투사 지위를 확보했으며, 올해 6월 말 기준 자본총계는 4조5937억원이다. 2028년 초대형 IB 지정과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형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경쟁은 향후 IB 사업의 수익성 확보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규모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자본 활용도가 낮으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 확충에 따른 비용 부담을 관리하면서 기업금융 거래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중장기 성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3조원 종투사만을 목표로 자본을 확충하는 증권사는 없다"며 "4조원 이상으로 자본을 확대하고 발행어음 사업 인가까지 받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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