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자본 늘린 중형證, 다음 과제는 수익…IB 경쟁력 입증할까
- [11호 종투사 도전]②
대형 딜 확보해도 수익은 별개…비용·위험 관리 관건
IB 인력·영업망 확대에 비용 부담…ROE 개선 여부 주목
한화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 교보증권은 각기 다른 사업 기반을 갖춘 만큼 수익성 확보 전략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IB 부문 실적 회복, 우리투자증권은 대형 구조화금융 거래의 지속적인 수익 창출, 교보증권은 기존 사업의 수익 안정성과 자본 운용 효율성 강화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종투사 지정 자체보다 이후 확대된 기업금융 사업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자기자본이 늘어난 만큼 이익 규모도 함께 확대하지 못하면 오히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IB 수익 격차 뚜렷…한화 회복·우리 성장·교보 방어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형 증권사 13곳의 IB 관련 수수료 수익은 2739억원으로 전년 동기(3020억원) 대비 9.3% 감소했다. 특히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발행 등에서 발생하는 인수·주선 수수료는 1121억원에서 870억원으로 22.4% 줄었다. 대형 증권사들이 주요 거래를 선점하는 가운데 중형사들의 수익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모습이다.
세 회사의 IB 실적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교보증권은 올해 상반기 IB 관련 수수료 수익 585억원을 기록하며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 동기(603억원)보다 2.9% 감소했지만 채무보증 부문에서 400억원대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며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IB 관련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3% 감소했다. 인수·주선과 채무보증 수수료가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특히 인수·주선 수수료는 63.0%, 채무보증 수수료는 50.9% 줄어들면서 기존 IB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투자증권은 신규 대형 거래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IB 관련 수수료 등은 670억원으로 전년 동기(260억원) 대비 약 2.6배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연결 순이익도 280억원으로 전년 동기(220억원)보다 27.3% 늘었다. IB 영업 확대가 실제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두 회사와 차별화된다.
다만 우리투자증권 역시 수익성 측면에서는 개선 여지가 크다. 올해 상반기 ROE는 3.3%로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중소형 증권사 합산 ROE 9.6%를 밑돌았다. IB 거래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판매관리비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IB 사업의 특성상 거래 규모가 커졌다고 반드시 이익이 비례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 인수금융이나 구조화금융 거래는 주선 수수료뿐 아니라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금 조달 비용과 신용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6월 울산GPS와 SK멀티유틸리티 인수금융에서 6000억원 규모의 공동 주선을 맡았다. 이후 에코프로 신종자본증권 등으로 거래 영역을 넓히며 대형 IB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 같은 거래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자본 투입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금융그룹의 은행·증권 협업을 통해 거래를 발굴하더라도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수수료와 운용 수익이 충분해야 실적 개선 효과가 커질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수익성 회복을 위한 사업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인수·주선과 채무보증 부문에서 수익이 동시에 감소한 만큼 기존 사업의 거래 경쟁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대형사와의 경쟁이 치열한 전통적인 IB 시장에서 어떤 기업과 산업을 중심으로 영업 기반을 확대할지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교보증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무보증 수수료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특정 수익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채무보증 사업은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보증 대상 기업이나 사업장의 신용위험이 커지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수익 기반을 유지하면서 인수·주선과 금융자문 등으로 수익원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IB 조직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도 변수다. 기업금융 사업을 확장하려면 전문 인력과 심사·영업 조직을 갖춰야 하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는 거래 실적과 관계없이 발생한다. 신규 거래 확보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비용 증가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종투사 진입 이후 ROE가 성적표…자본 효율성 시험대
종투사 지정 이후에는 기업 신용공여 확대를 통해 새로운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그만큼 운용 자산의 건전성과 수익률 관리가 중요해진다.
특히 자본 확충으로 자기자본이 증가한 상황에서는 순이익이 같은 비율로 늘어나지 않을 경우 ROE가 하락할 수 있다. 단순히 IB 거래 규모나 영업수익을 늘리는 것을 넘어 자본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되는 셈이다.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에서는 IPO와 회사채 발행 등 전통 IB 시장이 위축된 반면 우량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구조화금융 거래를 확보한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대신증권의 상반기 IB·PF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고, 삼성증권도 2분기 구조화금융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5% 늘었다.
이는 중형 증권사들이 종투사 진입 이후에도 기존 사업만으로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를 발굴하고 거래 구조를 설계하는 역량은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원을 조정할 수 있는 사업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IB 부문의 실적 회복 여부가, 우리투자증권은 대형 거래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속도가, 교보증권은 안정적인 수수료 기반을 유지하면서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을지가 각각 주요 관전 포인트다.
종투사 진입 이후에는 자본 규모보다 실제 이익 창출 능력에 따라 증권사 간 경쟁력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존 대형사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무리한 자산 확대보다 우량 거래를 선별하고 위험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한 증권업계 IB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업황과 관련해 "기존 영역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딜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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