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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펀드’로 안전+수익 챙긴다

‘메자닌펀드’로 안전+수익 챙긴다

강남 부자들끼리 소리 소문 없이 사모펀드를 구성해 가입하는 펀드가 있다. 이른바 ‘메자닌펀드’다. 일반인에게는 이름조차 낯선 이 펀드는 최근 강남 부자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다.

청담동의 P대표는 메자닌펀드로만 약 30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그는 2년 전만 해도 생소한 이름의 이 펀드에 대해 거부감이 강해 딱 1억원만 시험 삼아 투자해봤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만족도가 높아 메자닌펀드가 설정될 때마다 투자금을 늘려 현재 30억원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메자닌(mezzanine)’이란 말은 이탈리아어로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중간층’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용어 중에서 ‘퓨전’ ‘중도’ ‘하이브리드’ 등과 비슷한 의미다. 그렇다면 메자닌펀드는 무엇과 무엇 사이에 있다는 말인가? 주식과 채권 사이에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다. 주식과 채권 사이에 있는 것 가운데 특히 주식 관련 채권에 투자한다. 주식 관련 채권이란 말 그대로 채권 중에서 주식과 연관이 있는 채권을 뜻한다. 가장 대표적인 게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EB(교환사채), 후순위 채권 등이다.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가 투자 대상메자닌펀드의 투자 대상인 주식 관련 채권의 특징은 채권처럼 일정 수준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 등이 있어 별도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전환사채는 채권으로 발행됐지만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 보유자의 청구에 따라 주식(보통주)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를 말한다.

A회사가 1년 만기 전환사채를 보장수익률 7%, 전환가격 5만원의 조건으로 발행한다고 치자. 1년 동안 A회사의 주가가 5만원에 이르지 못하면 만기까지 그냥 들고가 7%의 채권이자를 받으면 된다. A회사의 주가가 5만원을 넘겨 8만원이 되면 주식으로 전환해 주당 매매차익 3만원을 거둘 수 있다. 전환사채 투자자는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낮아도 채권이자를 챙길 수 있고, 주가가 오르면 주식 매매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신주인수권과 채권을 결합한 상품이다. 일정 기간(통상 3개월)이 지나면 미리 정해진 인수가격으로 주식을 청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주인수권부사채 1장에 신주인수권이 2주, 권리행사 가격이 1만원으로 정해진 경우를 보자. 이 신주인수권부사채 100장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기업이 증자할 때 발행물량이나 가격과 관계없이 신주 200주를 주당 1만원에 인수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보통사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이자를 받으면서 만기에 사채금액을 상환 받을 수도 있고, 동시에 자신에게 부여된 신주인수권을 가지고 주가가 권리행사가격보다 높은 경우 신주 발행을 청구해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최근에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분리해 거래할 수 있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 형태로 발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얼핏 보면 전환사채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전환사채는 추가적인 금전 부담 없이 채권 자체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것이고,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증자 때 신주를 일정 가격에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인수대금을 납부해야 한다.

교환사채는 투자자의 의사에 따라 발행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제3의 기업 주식 등 다른 유가증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전환사채나 인수권부사채와 다른 점은 권리 행사 때 발행회사의 주식이 발행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발행회사의 자본금이 변동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자는 전환사채와 마찬가지로 투자의 안전성과 교환 주식 가치의 상승에 따른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메자닌펀드는 이들 상품에 주로 투자한다. 단순하게 발행물을 인수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풋 옵션 조항 등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한다. 주식에 투자하듯 이들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도 적지 않다. 메자닌펀드는 약 20~30개 회사의 주식 관련 채권에 분산해 투자한다. 어느 특정 회사가 발행한 채권에 문제가 발생해도 수익률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위험을 관리해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연 10~15% 수익률 목표메자닌펀드 투자 자금의 일부는 공모 우량 주식에 투자해 별도의 수익을 노리기도 한다. 원래 메자닌펀드는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 등이 거대 자금을 기반으로 설정하는 예가 많았다. 그런데 강남 부자들이 메자닌펀드의 장점을 알고 알음알음 가입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PB센터를 중심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교환사채 등은 물량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 형태로만 설정하거나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에 같이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메자닌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연 10~15% 정도여서 저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특성이 강한 강남 부자의 반응이 뜨겁다.

단, 메자닌펀드 역시 원금이 보장되거나 확정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은 아니다. 메자닌펀드는 대부분 폐쇄형으로 설정돼 환매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환매가 가능하게 설정하더라도 환매수수료가 일반 펀드보다 상당히 높게 마련이다. 이런 점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나서 투자해야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어느 정도의 신용 등급을 가진 회사가 발행하는 주식 관련 채권에 투자하는지, 수수료와 성과 보수 등은 얼마인지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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