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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 증권사들 부자리그 만들어 ‘은행PB’ 서비스

Trend >> 증권사들 부자리그 만들어 ‘은행PB’ 서비스

▎삼성증권은 예탁 금융자산이 30억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헤지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증권은 예탁 금융자산이 30억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헤지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김혜원(53·가명)씨는 동서가 지난해 중순 자문형 랩어카운트에 든 후 짭짤한 수익을 남겼다는 얘기에 내심 부러웠다. 조정을 받을 거라며 모른 척했지만 주가는 계속 올랐다. 김씨는 결국 3월 말 5년째 보유하고 있던 송파구 소재 시가 17억원짜리 상가를 미련 없이 팔았다. 돈은 몽땅 증권사에 맡겼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권유에 끌렸다. 예상치 못한 증권사의 극진한 서비스도 그런 결정을 내리게 한 요인이었다.

증권사들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고액 자산가의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저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를 틈타 상대적 고수익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고유의 자산관리 노하우에 은행권의 프라이빗 뱅킹 개념을 접목했다. 보수적인 은행 등에 비해 자유로운 발상으로 특이한 서비스를 제공해 눈길을 끈다.

증권사가 거액 자산가를 VVIP 고객으로 붙잡으려고 열을 올리는 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서다.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만 받아서는 먹고살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적지 않은 증권사가 거래대금 축소에 따른 수수료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교보·한양·한화 등 중소형사뿐만 아니라 대우·미래에셋 등 대형 증권사도 실적 공시에서 수수료 수입이 줄어 순이익 또는 영업이익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의 새로운 동력 VVIP 고객브로커리지는 장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 외에 색다른 서비스가 거의 불가능하다. 차별화는 곧 제 살 깎아 먹기나 다름없다. 고객 예탁금이 급증할 일도 없어 사업 성장성은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IB(기업금융)에 매달리긴 더 모호하다. 자본력, 업계 평가는 물론 계열 금융그룹 영향력까지 작용하는 IB시장은 주력으로 삼기에 골치 아픈 구석이 많다.

마침 돈이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이른바 ‘부동산 불패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이 틈을 타 금융투자업계가 고액 자산관리 시장을 잡으려고 동분서주했다. 한 증권사는 VVIP 고객 500명으로부터 1인당 평균 100억원을 유치했다.

은행권 PB 서비스를 접목한 증권사들은 앞다퉈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기본은 전용 투자 상품이다. 삼성증권은 예탁 금융자산이 30억원 이상인 고객을 위해 SNI 브랜드를 만들었다. SNI 고객에게는 전용 랩 상품인 SAA(Separately Advised Account)에 가입할 기회를 준다. 주식과 채권 외에도 헤지펀드 등 대안상품을 폭넓게 편입해 일대일로 맞춤 운용한다. 최소 가입금액을 10억원으로 설정해 진입장벽을 높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산 10억원 이상 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V 프리빌리지(Privilege) 랩을 내놨다.

▎대우증권은 로열 등급 고객에게 골프 레슨과 라운드 서비스를 하고 프로암 대회에도 초청한다.

▎대우증권은 로열 등급 고객에게 골프 레슨과 라운드 서비스를 하고 프로암 대회에도 초청한다.

유망 투자처를 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산을 꼼꼼히 관리해준다. 미래에셋증권 등은 VVIP에게 부동산, 세무, 상속 관련 서비스를 한다. 회사를 경영하는 고객에게는 IB부서를 통해 채권발행 등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증권사 역량을 최대한 동원하는 셈이다.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 세무법인 등에서 금융 전문가를 초빙해 소규모 세미나도 한다.



골프 선수·호텔 직원 채용해 맞춤 서비스이 같은 서비스는 예상 가능한 수준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도 동원한다. 대우증권은 업계 최초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선수인 윤지원 프로와 한현정 프로를 직원으로 채용했다. 자산 1억원 이상인 로열 등급 고객에게 골프 레슨과 라운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다. 매년 9월에는 대우증권 클래식 프로암 대회에 초청한다. 올해 7월부턴 자산 30억원 이상 고객에 한정된 이벤트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시작한 프리미어 블루 멤버스는 생활밀착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표방한다. 컨시어지는 중세에 성을 지키던 집사를 가리키는 말로 호텔 안내원을 뜻한다. 특급호텔의 고객 응대를 증권사에 접목한다는 의도다. 실제로 유명 호텔 직원 2명을 고용해 예탁금 10억원 이상 VVIP용 콜센터에 상주시키고 있다. 레스토랑, 골프 아카데미, 수입차 매장, 뷰티숍 등 각양각색 업체 100여 곳과 제휴해 필요할 때 연결해주기도 한다.

관혼상제를 챙기는 일은 은행권 PB에서 따왔다. 신한금융투자는 자산이 30억원 이상이거나 6개월 순수익이 3000만원 이상인 자산가를 대상으로 혼사를 주선한다. 희망 고객이나 고객 자녀의 신상정보를 파악해 신한은행 소속 커플매니저에게 전달하고 만남을 알선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상(喪)을 당했을 때 사장 명의로 조화를 보내고 빈소에 직원을 파견해 조문한다. 장례물품도 제공하곤 한다.

VVIP만 이용 가능한 자산관리센터는 차별화의 정점이다.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부문에선 삼성증권이 가장 앞서 있다. 삼성은 강남파이낸스센터,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파이낸스센터, 호텔신라 등에 전용 센터 4곳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센터원에 자리 잡았다. 지점을 강남과 강북에 골고루 배치해 거액 자산가를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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