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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3분기 약세, 4분기에나 느린 회복

[Stock] 3분기 약세, 4분기에나 느린 회복

시장이 온통 난리다. 8월 2일 이후 코스피지수가 5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면서 공포 심리가 최고조에 달했다. 겨우 반등해 1900선 언저리까지 오르내리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선진국 정부가 온갖 정책을 동원해 경기를 부양하려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성장률이 V자 형태의 반등을 보이는 등 초기에는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를 유지할 힘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세계 경제는 멀게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가까이는 올해 4월부터 조금씩 기울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이전까지만 해도 이 사실이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그러나 협상이 완료되고 더 이상 재정정책을 펴기 힘든 상태가 됐음을 깨달으면서 새삼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무엇으로 지금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지, 그때까지 경기는 얼마나 나빠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이번 하락의 원인은 펀더멘털과 주가 사이의 괴리에서 찾을 수 있다. 연초 경기 둔화가 시작됐을 때 이 부분을 소프트 패치로 치부하지 않았다면 주가 조정이 천천히 이뤄졌을지 모른다. 그러면 이번같이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펀더멘털과 주가 사이에 괴리가 생겼을 때 이 부분을 해소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 펀더멘털이 개선되면 된다. 가장 성공적 형태지만 문제는 그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경험상 경기가 한번 기울면 아무리 둔화 주기가 짧아도 다시 회복되기까지 3분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올해 4월을 둔화의 시발점이라고 보면 아직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는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다. 주가가 펀더멘털에 맞는 수준까지 낮아질 경우 추가 하락 없이 균형에 도달할 수 있다. 8월 하락이 후자의 과정이었다. 주가 조정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 펀더멘털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장이 다시 하락할 수 있지만 당장은 아니다. 시장은 반등과 재하락을 통해 바닥을 확인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많았다. 예를 들어 2004년 5월이 그런 경우다. 당시 주가는 4월 23일 935포인트를 정점으로 5월 17일 728포인트까지 거래일수 17일 만에 22%나 떨어졌다. 하락은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과열된 경기를 식히기 위해 몇몇 업종에 대한 은행 대출을 동결하는 조치, 즉 긴축을 강화하겠다고 시사하면서 시작됐다. 실제 긴축이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그다지 심각한 사유도 아니었지만, 종합주가지수가 530선에서 930선까지 오른 데 따른 부담과 상황 변화에 대한 공포가 겹치면서 시장이 요동친 것이다. 주가 하락이 있은 후 5월 18일부터 28일까지 여드레 동안 12% 정도 반등했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다시 두 달에 걸쳐 이번에는 천천히 전저점을 약간 밑도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바닥 확인하는 과정 거칠 듯2004년의 주가 흐름은 시장이 급격한 쇼크를 받았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다. IT버블 붕괴가 본격화된 2000년 5~6월에도 그랬고, 종목별로는 최근 OCI 역시 비슷한 모양의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전례에 비춰볼 때 주가는 1800선을 밑도는 수준에서 급락이 저지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고 짧은 반등과 재하락 과정을 거치면서 급락의 저점이나 이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상 약세 흐름이 마무리되는 것은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가 더 나빠진다면 접근법 자체가 달라지지만 말이다.

이런 흐름이 끝나고 나면 시장은 어떤 모습이 될까? 선진국 경제는 분명히 좋지 않다. 주요 국가의 성장률이 0%대로 떨어졌고, 소비지수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여기에 국가 부채와 재정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의 국가 부채가 GDP(국내총생산)의 100%까지 올라왔고, 유럽의 경우도 이 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가 몇 안 될 정도다.

1971년에 미국의 전후 시스템인 브레턴우즈 체제가 끝났다. 달러의 금태환이 정지됐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발생한 유동성 증가와 부족한 공급 구조 때문에 70년대 내내 가격 인상에 시달렸다. 이런 구조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80년대 초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 금리를 19%까지 끌어올리는 극약 처방을 내렸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만일 이번에 국가 부채 문제가 구조 악화의 핵심이라면 각국이 재정 건전화를 위해 동시에 적자 축소에 나설지 모른다. 이런 극단적 처방이 없어도 당분간 세계 경제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낮은 성장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시장을 방어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 유동성이 그것인데 시장에 돈이 워낙 많다 보니 주가가 일정 수준까지 내려올 경우 언제든지 매수가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 2차 양적 완화가 끝나 더 이상 유동성이 공급되는 일이 없어졌지만 이 부분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수지에 물이 넘치기 직전까지 채워져 있다면 추가로 물이 들어오지 않는다 헤도 문제가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조만간 3차 양적 완화 시행 여부도 결론이 나리라 생각된다. 버냉키 의장은 위기 때 후유증을 생각하지 말고 공급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돈을 공급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7월에 3차 양적 완화에 대해 처음 운을 뗀 사람이 버냉키 의장이었는데 당시에는 여론이 좋지 않아 일시 후퇴했다.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안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비난 여론이 줄어들어 3차 양적 완화를 시행할 수 있는 입지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더블딥은 없을 듯미국 경기가 더블딥으로 몰리지 않을 것이다. 기존에 많은 경기부양 대책을 통해 경기가 일정 수준까지 올려왔고, 기업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2008년 금융위기에 비해 개선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만일 미국 경제가 저성장 수준에서 이번 둔화를 방어할 경우 주식시장에서는 가격을 올리는 힘도 없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일도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남은 기간 주식시장은 3분기 약세, 4분기 느린 속도의 회복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장은 가끔 극도의 비관이나 낙관에 휩쓸릴 때가 있다. 지금 세계 경제가 도저히 풀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진 것 같지만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한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진짜로 상황이 최악인지, 공포가 극에 달한 건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 좋을 때 흥분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시장이 나쁠 때 너무 비관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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