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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장마에 젖은 국내 증시 흐느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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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변수들 기대 이하 진행 … 경기둔화에 2분기 기업실적 예상 밑돌아



올해 시장을 전망할 때 투자자들은 세 가지를 기대했다. 첫째는 유동성이다. 금리가 낮아 채권에서 주식으로 돈이 넘어올 걸로 기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어느 정도 반응이 있었다. 전망이 반 정도는 들어 맞았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미국의 경기 회복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고용 증가에 힘입어 미국 경기 회복세가 이어졌다. 특히 상반기에 정부 지출이 감소하는 가운데도 회복세를 보인 건 미국 경제가 상당한 궤도에 들어섰음을 보여줬다. 마지막은 중국 경기 회복이다. 기대에 가장 어긋나 있는 부분이다.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주요 예측 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8.2%에 달할 거라 전망했다. 지난해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했지만 본격적인 경기부양 대책은 올해부터 시작되리라 봐서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성장률이 예상에 못 미친 7%대 중반에 그쳤다. 그동안 ‘중국=고도 성장’이란 등식에 익숙한 투자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유동성 공급도 마찬가지다. 권력 이양이 마무리된 3월 이후 금융당국이 부외 자금 운용에 대한 건전성 규제에 나섰다. 이는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면서 긴축을 풀어줄 거란 기대와 전면 배치되는 것이다. 유동성 규제가 강화되자 6월 20일 상하이 은행간 금리(SHIBOR)가 13.4%로 급등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자 금융회사가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돈을 끌어다 쓴 때문이다.

이런 혼란이 발생한 건 정책이 일시적으로 꼬여서가 아니다. 경제 전반에 위기 의식이 확산된 상황에서 중앙정부와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가 기폭제가 됐다. 그만큼 구조적인 측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오판은 중국 회복 전망중국 경제가 투자자들의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기대가 너무 컸다. 지난 30년 동안 중국 경제는 산업화를 거쳐 본격적으로 세계 경제에 진입했다. 그 과정에서 노동력 투입이 먼저 이루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가 본격화했다. 처음 경제가 성장할 때는 인력이나 자본의 투입이 워낙 커 생산성이 낮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 유휴 노동력이 한계를 드러내고, 투자가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이 커진다. 중국 입장에서는 2010년이 기로였다. 중국 경제의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과거같이 고도 성장을 하기 힘들어졌고, 신노동법 발표를 계기로 임금 상승률이 올라갔다. 여기에 연간 30%가 넘는 과잉 투자로 디플레 압력이 더해졌다. 경제 구조가 이렇게 악화됐지만 고도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간극이 생기자 중국의 성장이 갑자기 약해진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두 번째는 중국이 세계 경제에 어느 정도 편입된 때문이다. 2000년대 초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세계 경제 수요 확대에 기여했다. 중국 특수가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가 특히 혜택을 많이 봤다. 중국은 짧은 기간에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상대국으로 올라섰다.

이를 통해 초기 편입 과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더 이상 중국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주긴 어렵다. 이제는 이미 만들어진 부분이 늘어나는 효과 정도만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 경제가 빠르게 둔화된 걸로 느낄 수밖에 없다.

비록 중국 경제가 좋지 않지만 더 이상 주가가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다. 중국 시장이 오랜 시간 지지부진한 상태였고 주가도 낮아 추가 하락 여지가 크지 않다. 그러나 중국 경기 회복을 통해 주가가 개선되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세계 주식시장의 차별화가 이어졌다. 첫 번째는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 차별화다. 올 초부터 5월까지 특히 심했다. 신흥시장 증시가 10% 정도 하락하는 동안 선진국 시장은 반대로 10% 이상 상승했다. 두 번째는 미국과 유럽시장 사이의 차별화다. 5월 말부터 시작됐다. 5월 22일 이후 독일·영국의 주가가 각각 8.7%와 7.3% 하락했다. 영국 시장은 한 때 10% 넘게 떨어졌다. 그동안 미국은 2.6% 하락에 그쳤다.

이런 변화가 나타난 건 두 지역의 경제가 달라서다. 미국 경제는 꾸준히 회복했지만 유럽은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유럽 증시는 돈의 힘으로 올랐지만 경제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아 한계에 이르렀다. 여기에 정치적 불안이 더해졌다. 포르투갈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이 긴축정책에 반발해 사임하면서 국채 금리가 한때 8%를 넘었다.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공영방송 폐쇄를 둘러싼 이견으로 연립정부가 붕괴 위기를 겪었다. 유럽중앙은행이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새로운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미국에 비해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증거다. 신흥시장에 이어 또 한번 미국 시장과 차별화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국내 증시 사정도 좋지 않다. 2분기 삼성전자 영업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그 여파가 전방위로 확산됐다. 우선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주식의 가격이 떨어졌다. 자동차와 함께 시장을 이끈 주체였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전력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도 한 단계 밀려 내려왔다.



더 떨어지면 매수세 결집에 일말 기대감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기대할 부분이 별로 없다. 경기는 둔화된 상태이고, 2분기 기업 실적 발표 역시 회복을 장담하기 힘들다. 선진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금리도 불안정한 모습이다. 이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를 넘었다. 여기에 삼성전자처럼 시장 에너지를 모으던 종목이 사라졌다. 이래 저래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이 힘든 상태지만 그렇다고 주가가 계속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금리-고유동성이란 기본 구조가 건재하다. 금리가 똑같이 3%라도 코스피 지수가 어떤 수준이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지금은 주가가 더 떨어지면 언제든지 매수세가 만들어질 상황이다. 하락이 빠르면 그 과정이 더 일찍 나타날 수도 있다. 금융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아직 유동성 줄어든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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