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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美 연방정부 ‘셧다운’이 변수

Stock - 美 연방정부 ‘셧다운’이 변수

호재보다 악재 많아 … 3~4개월 주춤한 중소형주에 관심 둘만



아무도 그런 결과가 빚어질 거라 예상하지 않았다. 2011년 7월 하순 미국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주가를 끌어내린 핵심은 부채한도 협상이었다. 한계에 도달한 정부의 채권발행 한도를 늘리는 문제를 놓고 민주·공화 양당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국채 발행액이 의회가 정한 한도에 도달하면 의회에서 한도를 늘려 줬던 게 관행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도 무난히 해결될 걸로 생각했다.

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약해진 미국의 경제 지표는 의회 내에서 줄다리기가 시작되면서 취약함이 더 심해졌다. 그 와중에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췄고 주식시장이 결정타를 맞았다. 떨어진 주가를 회복하는데 반년이 걸렸고, 우리는 아직까지 그때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 정치권 ‘셧다운’ 관련 파국은 피할 듯다시 비슷한 상황이 됐다.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Shut down, 부분 업무정지) 상황에 돌입했다. 이른바 ‘오바마케어(Obama+healthcare)’라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안 존폐 문제로 결국 예산안 처리 시한을 넘겨 미 연방정부가 9월 30일(현지시간) 셧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미 연방정부는 필수 기능을 제외하고 10월 1일 오전 0시 1분부터 정지됐다. 미 연방정부가 셧다운 상황에 돌입한 건 1995년 이후 17년 만이다.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미국민들이 결정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특히 미국 정부의 현금 보유고가 10월 17일 바닥나기 때문에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다.

특히 이번에는 문제가 더 복잡하다. 예산안이 맞물린 때문이다. 공화당 입장에서는 10월 17일까지 통과돼야 하는 부채한도 협상안을 예산과 연계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정치가 타협의 산물이고 어떤 쪽도 정치적 불협화음으로 국민이 경제적 고통을 입었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기 때문에 파국까지 가진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 과정이다. 불확실성이 최고조로 올라갈 수 있다. 이와중에 2011년처럼 생각지도 않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와관련한 불확실성이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는 건 맞다. 9월 18일 이후 미국 주가가 3% 가까이 떨어진 동안 우리나라와 유럽은 제자리 걸음을 했다. 금리도 미국의 경우 9월 말 이후 0.1% 이상 떨어졌다. 예산안 합의 실패로 정부가 폐쇄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된 것이다.

당분간 미국 예산안을 둘러싼 긴장이 주식시장에 가장 큰 재료가 될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이 정치가 판을 망가뜨리지 않을거라 믿고 있어 주가가 심하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부담 요인이 될 건 분명하다.

외국인 매수세도 관심거리다. 9월 한달 외국인이 7조5575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월별로 사상 최대다. 이전 기록은 작년 1월 6조8616억원이었다. 9월 한 달 동안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주식을 사들이는 기록도 세웠다. 외국인 순매수가 8월 23일부터 시작됐으니까 기간상으로는 25일 이상 연속된 셈이다.

최장순매수 기록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3월 사이 34일간이었다. 외국인 매수가 계속되고 있지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주가 상승이 9월 12일을 기점으로 주춤해졌다는 사실이다. 그 날은 우연히 외국인이 1조4270억 원으로 최대 매수액을 기록한 날이기도 하다. 그 후 액수가 순차적으로 줄더니 이제는 2000억원대로 낮아졌다.



3분기 기업 실적 2분기보다 나을 전망이번 순매수가 외환위기 직후처럼 오랜 시간, 강하게 유입될 수는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가가 그 때만큼 하락하지 않았고, 한국 경제가 명확한 모멘텀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1997년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외환위기 발생 5개월 전인 1997년 6월에 800에서 12월 외채 협상이 마무리되기 직전에 360까지 55%나 하락했다.

경제 상황은 12월 말 미국 뉴욕에서 한국 채권에 대한 금리와 상환 기간 재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더 이상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어졌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1800원대에서 1500원대로 올라 외국인 입장에서 주식을 사기 가장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의 4.5%에 해당하는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왔고 주가가 50% 이상 상승했다.

지금은 당시와 비슷한 어떤 모멘텀도 발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일하게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올 들어 신흥시장이 선진국에 비해 별로 오르지 못했다는 점과 한국이 신흥시장에서 우량한 나라에 속해 유동성이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정도다. 이 사실만으로 대규모 외국인 매수가 계속되긴 힘들다.

비록 외국인 순매수가 2000억대로 줄었지만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주가를 올리는데 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연말까지 집행 목표를 가지고 있는 연기금이 힘을 보태준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 부분 없이 외국인 매수만 계속돼도 힘이 누적될 경우 주가가 움직일 수 있다.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다 양이 줄어들 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매수가 줄어든다 해도 당장에 주가가 하락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반응이 천천히 나타난다. 외국인 매수가 확실히 약해졌다고 투자자들이 확인할 때까지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당분간 외국인 매수 감소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진 않을 걸로 생각된다.

지난 몇 달간 종목별 주가 흐름은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주가 바람을 잡고, 실속은 낙폭 과대주가 챙기는 형태였다. 그 덕분에 조선과 운송을 비롯해 건설 등 고점 대비 낙폭이 컸던 종목의 주가가 30% 이상 상승했다.

이제 방향은 둘 중 하나다. 하나는 3분기 실적이 호전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이 계속되는 경우다. 기업 실적이 거시 변수와 연관이 높다는 걸 감안할 때 3분기 실적이 2분기 보다 양호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 정도인데 주가가 실적 회복을 어느 정도 반영했기 때문에 반응이 크진 않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2000까지 올라간 주가가 실적 면에서 타당한지를 검증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코스피 지수가 현 상태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대형주 중에서 추가 상승할 만한 대상이 마땅찮다. 이미 대부분 바닥 대비 상당히 올랐다. 그렇다면 전면적인 투자 종목 수정이 이루어져 중소형주로 종목 변경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중소형주는 올 5월까지 대형주 대비 상당한 초과 수익을 올린 후 3~4개월 가량 정체돼 있는 상태다. 시장 상황도 적절하다. 그동안은 수급에 힘입어 대형주 중심이었지만 외국인 매수가 약해지면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중소형주의 상승이 나타날 수도 있다. 둘 중 어떤 모습이 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후자일 가능성이 좀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오바마케어(Obama + healthcare) 민간보험 중심의 기존 미국 의료보험 체계를 뜯어고치는 시도로 2010년 3월 의회를 통과했다. 정식 명칭은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 PPACA)’이다. 그동안 미국에선 메디케어(노년층 의료보험)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버험)에 가입이 가능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간에서 의료보험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다 보니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의 의료비 부담이 가중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초선 상원의원 시절부터 선거공약으로 내건 ‘오바마케어’는 정부와 기업이 비용을 분담해 무보험자 3200만명에게 의료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오바마케어 시행에 따른 정부 지출이 올해부터 10년간 총 1조76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오바마케어에 대해 “천문학적 예산 투입으로 국가 재정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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