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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고객정보 유출로 보안주 관심 … 2016년 10조원대 시장 전망
▎롯데·KB국민·NH농협카드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국민은행 서울 여의도지점을 찾은 고객들이 신용카드 재발급 상담을 하고 있다.

▎롯데·KB국민·NH농협카드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국민은행 서울 여의도지점을 찾은 고객들이 신용카드 재발급 상담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월 22일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CEO를 해임할 수 있는 건 물론 매출의 1%에 이르는 과징금을 내야 하는 ‘금융권 개인정보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롯데·KB국민·NH농협카드에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 1억4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금융회사에서 유출된 개인정보 유출 건수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암호화되지 않은 ID와 이름, 전화번호, e-메일 주소와 암호화된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이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파장이 일면서 보안주(株)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보안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국내 1위 금융 IT 서비스·정보보안 전문 기업인 이니텍 주가는 1월 8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후 1월 23일까지 19% 급등했다. 이스트소프트 5%, 시큐브도 2% 올랐다.

또 카드 재발급 문의가 증가하면서 국내 최대 신용카드 제조업체인 바이오 스마트 주가는 같은 기간 동안 43%, 카드 재발급에 필요한 칩을 생산하는 아이씨케이는 76%, 코나아이도 12% 올랐다.

유진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피해 가능성이 작다는 금융 당국의 발표에도 고객 불안감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인 만큼 당분간 관련주들이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안사고 늘어도 투자는 찔끔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 같은 사고가 날 때마다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이들 기업들의 실적은 좋지 않다. 이니텍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46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9% 줄었다. 영업이익도 14% 감소했다. 이스트소프트 3분기 매출은 83억1000만 원으로 9.7% 줄었고, 18억9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안랩도 매출이 3.4%, 영업이익이 72% 급감했다.

보안기업들의 실적은 널뛰기가 심한 편이다. 새로 나오는 악성코드나 해킹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면서 보안기업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과 인력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그러나 정작 이들의 고객인 공공과 민간 부문의 보안투자는 크게 늘지 않는다. 특히 지금처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관련 투자는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보안 강화에 나선다고 하지만 실제로 투자하는 금액은 많지 않다”며 “매번 개인정보 유출 등의 사고가 일어나면 비상을 걸지만 기업들이 실제로 투자에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관련 종목들의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 카드 재발급의 경우 단기 실적 개선 요인에 불과해 기업 가치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되기는 힘들다. 보안주 역시 이번 사태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 해킹에 따른 피해가 아니고 보안회사 직원이 정보를 유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보안주 전망을 밝게 보는 편이다. 보안이 필요한 기기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컴퓨터만 보안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해킹이나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기기가 크게 늘었다. 한국IBM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적으로 사이버 보안공격은 연간 1억3700만건, 하루 평균 35만건 발생했다.

분야별로는 의료·사회보장 서비스, 운송 서비스, 금융·보험 산업 순으로 많다. 심상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이버 공격이 늘어나고 있고 해킹과 사이버 공격의 방법이 지능화되고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보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정보 보안 산업 규모는 1조6642억원에 이른다. 이는 2011년보다 14.2% 성장한 수치다. 모바일 보안시장 규모는 최근 3년 새 매년 평균 23.4% 성장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보안 산업이 연평균 14.3% 성장해 2016년 10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호 연구원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휴대용 기기 사용자들이 늘어나는 것도 시장을 키우는 동력”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보안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제품과 보안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안랩은 보안 컨설팅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보안 컨설턴트 인력 50명 중 절반 이상인 28명을 개인정보 보안 전문가로 배치했다. 윈스테크넷은 기존 제품에 개인정보 기능을 강화하는 형태로 대응하고 있다. 윈스테크넷은 기존 네트워크 보안제품에다 개인정보 보호와 차단 기능은 물론이고 개인영상정보 보호까지도 가능한 제품을 출시했다.

그동안 국내 정보보안 업체들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경쟁에서 밀렸지만 최근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권치중 안랩 CEO는 “올해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수익구조의 내실을 다져 성장해 나갈 것”고 말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수출 규모를 늘리고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등 신규 시장을 최우선 목표시장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10% 수준인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을 2015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수출 주력 제품은 통합보안관리솔루션(ESM)과 융복합보안관제솔루션 ‘라이거-원’이다. 이글루시큐리티 관계자는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은 보안관제센터 설립에 적극적인 상황이라 보안 솔루션에 대한 시장 수요가 많다”며 “유럽이나 북미에 비해 규제 장벽이 낮아 신흥시장으로 주목 받는 곳”이라고 말했다.



보안주 주가 상승 단기에 그칠 수도모든 보안주가 수혜를 입는 건 아니다. 단기간에 그칠 확률이 높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을 꼼꼼히 따져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측면에서 네트워크 보안시장에서 1위인 윈스테크넷과 이니텍 등을 투자할 만한 종목으로 꼽았다.

유진호 연구원은 “이니텍의 매출 비중은 금융 IT 서비스 56%, 정보보안이 41%”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금융회사들이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커서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니텍은 KT그룹 계열사”라며 “KT는 2011년 BC카드를 인수하고 통신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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