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는 ‘순항 중'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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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는 ‘순항 중'

톰 크루즈는 ‘순항 중'

2005년 ‘소파 점프’ 사건으로 추락했던 이미지 딛고 최고 흥행 배우로 재기하기까지 그가 작품을 통해 터득한 교훈을 살펴본다
▎크루즈는 틀에 박힌 연기로 안전을 꾀하기보다는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배우다. / 사진:NEWSIS

▎크루즈는 틀에 박힌 연기로 안전을 꾀하기보다는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배우다. / 사진:NEWSIS

톰 크루즈는 늘 두 얼굴이었다. 그는 21세이던 1983년 로맨틱 코미디 ‘위험한 청춘’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자신만만하며 사람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친절한 이미지의 스타 크루즈는 26세에 접어들면서 코미디와 진지한 연기, 액션에 모두 능한 할리우드의 이상적인 주연 배우로 자리 잡았다. 1996년에는 ‘제리 맥과이어’로 두 번째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지금까지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액션 영화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측면의 크루즈는 문제가 많았다. 2001년 동화처럼 행복해 보이던 니콜 키드먼과의 결혼생활이 파경을 맞으면서 그가 사이언톨로지교에 관여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 소위 ‘소파 점프’ 사건이 터졌다. 2005년 5월 크루즈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곧 결혼할) 케이티 홈즈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소파 위에 올라가 두 주먹을 치켜들고 펄쩍펄쩍 뛰었다. 이 기이한 장면은 당시 막 등장한 유튜브를 통해 널리 퍼져나갔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투데이’ 쇼에 출연해 진행자 매트 라우어와 인터뷰하던 도중 그의 또 다른 측면이 드러났다. 라우어와 열띤 토론을 벌이던 크루즈는 화난 어조로 항우울제와 현대 정신의학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 역시 기이한 장면이었다.

이 두 사건 이후 언론과 할리우드는 크루즈를 매우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이제 크루즈의 연기 인생은 끝났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흥행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2년에는 다른 어떤 배우보다 높은 소득을 올렸고 지난 9월로 그가 그동안 출연한 영화의 총 흥행수입은 90억 달러에 달했다. 홈즈와의 이혼, 사이언톨로지에 관한 다큐멘터리 ‘고잉 클리어’의 부정적인 영향, 영화 흥행 참패(가장 최근의 예는 ‘미이라’) 등 악재가 뒤따랐고 미디어의 시선도 곱지 않았지만 작품만 좋다면 관객은 여전히 크루즈가 나오는 영화를 본다. 이젠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 역할도 아카데미상도 기대하기 어렵지만 크루즈는 할리우드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했다. 크루즈가 2005년 이후 작품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살펴봤다.

- 라이언 보트 뉴스위크 기자
 2005 | ‘우주 전쟁’
▎사진:WIKIPEDIA.ORG

▎사진:WIKIPEDIA.ORG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처음엔 크루즈의 가장 든든한 동지였다. 이 영화는 이들이 함께 만든 두 번째 작품(첫 번째는 2001년 ‘마이너리티 리포트’였다)으로 크루즈가 ‘투데이’ 쇼에 출연한 지 며칠 뒤에 개봉했다. 언론은 영화 포스터에서 크루즈가 빠진 이유가 그의 기이한 행동 때문이 아닌가 추측했지만 그렇진 않았다. 어쨌든 이 영화는 미국 내에서 2억3400만 달러를 벌어들여 크루즈의 영화 중 미국내 최고의 흥행작이 됐다. 그의 기이한 행동으로 인한 사람들의 호기심 때문이었을까? 그 답은 다음 작품에서 찾을 수 있다.
 2006 | ‘미션 임파서블 3’
▎사진: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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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3’의 개봉 첫 주말 흥행수입이 4770만 달러에 그치자 섬너 레드스톤 당시 비아콤(파라마운트 스튜디오의 소유주) 회장은 크루즈를 이 시리즈에서 제외시켰다. 흥행 실패가 스크린 밖 크루즈의 행동 때문이라고 여긴 것이다[크루즈가 비아콤(코미디 센트럴의 소유주이기도 하다)이 자신을 게이로 묘사한 ‘사우스 파크’의 에피소드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위협한 것도 레드스톤의 신경을 거슬렸던 듯하다]. ‘이 일은 크루즈의 연기력과는 상관없다’고 당시 레드스톤은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그는 훌륭한 배우다. 하지만 창조적 자살이나 다름없는 행위로 회사 수입에 타격을 주는 배우를 이 시리즈에 계속 남겨둘 순 없다.’
 2007 | ‘로스트 라이언즈’
▎사진: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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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탑건’(1986)의 대성공 이후 좀 더 진지한 드라마 쪽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당대 최고의 감독·배우들과 일하게 됐다. 올리버 스톤 감독(‘7월 4일생’)과 마틴 스콜세지 감독(‘컬러 오브 머니’), 배우 잭 니콜슨(‘어 퓨 굿 맨’)과 더스틴 호프먼(‘레인 맨’), 그리고 스필버그 감독 등이다.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제외된 충격을 ‘로스트 라이언즈’로 만회하려 했다. 이라크전을 다룬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이 영화는 크루즈 최대의 실패작이었다. 평단의 반응도 형편없었고 미국내 흥행 수입이 1500만 달러에 그쳤다.
 2008 | ‘트로픽 썬더’
▎사진: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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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점프’ 사건은 크루즈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벤 스틸러 감독의 전쟁 패러디 영화 ‘트로픽 썬더’에서 황당무계하고 우스꽝스러운 성격의 할리우드의 큰손 레스 그로스먼 역을 맡아 자신을 더 큰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그것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 크루즈는 이 역할로 자신을 버리다시피한 연예업계에 날카로운 펀치를 날렸다. 이 카메오 역할로 크루즈는 비웃음의 대상에서 모든 사람과 함께 웃는 배우가 됐다. 이 영화로 그는 일곱 번째로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올랐으며 파라마운트와의 관계를 회복해 ‘미션 임파서블’의 주인공으로 컴백할 수 있게 됐다.
 2011 |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사진: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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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출연한 액션 영화 ‘나잇 & 데이’(2010)에서 별 재미를 못 본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 영화는 미국 내에서만 2억 달러, 세계적으로 약 7억 달러의 수입을 올려 크루즈 최고의 흥행작이 됐다. 평단의 호평과 흥행의 대성공으로 크루즈는 다시 한번 최고의 액션 스타로 떠올랐다. 언론에서 아무리 사이언톨로지교와 관련해 크루즈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해도 그가 흡반(빨판) 2개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기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액션 팬들을 막을 수는 없는 듯하다.
 2012 | ‘락 오브 에이지’
▎사진: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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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액션에서 방향을 틀어 다시 한번 조연으로 출연했다. ‘락 오브 에이지’에서 그는 1980년대의 가상 헤어메탈(1980년대 초 미국 뉴욕 등지에서 나타난 헤비메탈 음악의 하위 장르) 밴드의 리드 싱어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는 성공했다고 볼 수 없지만 평론가들은 크루즈가 부른 ‘Pour Some Sugar on Me’ ‘Paradise City’ 등의 노래에 찬사를 보냈다. 할리우드는 어떤 역을 맡든 귓가를 울리는 매력적인 음성으로 열성을 다하는 모습이 크루즈의 큰 매력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2014 | ‘엣지 오브 투모로우’
▎사진: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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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리처’(2012), ‘오블리비언’(2013) 등 몇몇 작품에서 실패한 뒤 크루즈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유머러스한 역할을 시도했다. 상대역인 에밀리 블런트와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크루즈는 ‘탑건’이나 ‘제리 맥과이어’를 떠올릴 만큼 멋져 보였다. 크루즈의 영화로는 근래 들어 보기 드물게 팬들과 평단의 반응이 모두 좋고 미국내 흥행(1억 달러)에도 성공한 작품이다. 또 이 영화를 통해 크루즈는 ‘투데이’ 쇼나 ‘오프라 윈프리 쇼’의 해프닝을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었다.
 2016 | ‘잭 리처: 네버 고 백’
▎사진:WIKIPEDIA.ORG

▎사진:WIKIPEDIA.ORG

크루즈는 쉴새 없이 영화 작업을 했지만 일류 감독들의 출연 제의는 별로 없었다. 게다가 액션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작품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이 흥행에 성공하자 그는 ‘잭 리처’(2012)의 속편에 기대를 걸었지만 성적은 원작만 못했다. 크루즈는 이전 5년 동안 과장된 액션 영화 5편을 찍었는데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았다.
 2017 | ‘아메리칸 메이드’
▎사진:NBC UNIVERSAL

▎사진:NBC UNIVERSAL

‘미이라’(2017)는 지하묘지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최신작 ‘아메리칸 메이드’에서 크루즈는 코믹 액션의 대가인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더그 라이먼(‘본 아이덴티티’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감독과 다시 만났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크루즈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공작에 동원된 TWA 항공 조종사로 나온다. 이 역할에는 팬들이 사랑하는 크루즈의 면모가 고루 들어 있다. ‘탑 건’ 스타일의 무모함, ‘트로픽 썬더’에서와 같은 코미디언 기질, ‘제리 맥과이어’의 매혹적인 사기꾼 이미지, ‘레인맨’에서 보여준 절박함 등. 이런 식으로만 한다면 예전의 크루즈를 다시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는 틀에 박힌 연기로 안전을 꾀하기보다는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배우다.

- 라이언 보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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