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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는 다른 길을 간다’...펄어비스의 뚝심

스타 개발자 김대일 의장 중심으로 2010년 설립
모바일 게임 집중하는 경쟁사와 달리 PC·콘솔 고집
2014년 검은사막 출시 이후 승승장구…차기작 붉은사막 올 겨울 출시 예정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 [사진 펄어비스]
 
최근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C·콘솔 게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개발 기간이 짧은 모바일 게임 개발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형국이다. 개발 기간이 곧 비용과 연결되는 게임 업계 특성상, 오랜 개발 기간이 필요한 PC·콘솔 게임에는 쉽게 손을 대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뚝심 있게 PC·콘솔 게임 개발을 고집하는 게임사가 있다. 바로 ‘검은사막’ 지적재산권(IP)으로 유명한 펄어비스다. 
 
펄어비스는 ‘릴 온라인’, ‘R2’, ‘C9’ 등을 만들어 유명세를 탄 스타 개발자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이 2010년 설립한 게임사다. 펄어비스의 첫 작품인 검은사막은 2014년 12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 세계 150여 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MMORPG다.
 
검은사막은 국산 게임으로는 드물게 북미에서 인정받은 게임이다. 국산 게임 가운데 최초로 북미 최대 게임 사이트인 ‘MMORPG 닷컴’의 인기 게임 1위 자리에 1년간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에는 세계 최대 게임플랫폼 스팀의 북미·유럽 지역 MMORPG 서비스 순위에서 판매 1위, 인기 1위를 동시에 달성했다.  
 
글로벌 게임시장 조사업체 뉴주(Newzoo)는 최근 ‘4월 오픈월드 게임의 데이터 심층 분석’ 발표를 통해 검은사막을 ‘글로벌 오픈월드 RPG Top5’에 올렸다.
 
펄어비스는 2014년 검은사막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선보였으며 2019년에는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 버전’과 ‘검은사막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검은사막 IP는 지난해 9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4500만명을 달성했으며, 누적 매출은 2조원을 돌파했다.  
 
검은사막 IP 흥행에 힘입어 펄어비스는 2015년 매출 217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에서 지난해 기준 매출 4887억원, 영업이익 1572억원의 대형 게임사로 발돋움했다. 임직원 수는 800명이 넘으며 23일 기준 시가총액은 4조200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폭발적인 성장의 핵심은 ‘기술력’

펄어비스는 종종 유저들로부터 ‘국산 게임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사들이 과금 요소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게임 자체에 집중하는 몇 안 되는 개발사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발 방향성에 있어 특유의 고집이 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PC 온라인게임을 매주 업데이트하는 개발사는 사실상 국내에서 펄어비스가 유일하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펄어비스는 다작을 만들어 확률로서의 성공을 꾀하는 회사가 아니다”며 “다작보다는 대작 게임을 ‘트리플 A급’으로 만들어 많은 유저에게 오래 사랑받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개발사”라고 밝혔다.
 
펄어비스에는 대한민국 유명 액션 게임을 다수 개발한 김대일 의장을 중심으로 업계 최고의 경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있다. 그중에서도 창업자 김 의장을 필두로 약 50여 명의 엔진 팀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다수 개발사와 달리 최고 수준의 자체 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것을 의미한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자체 엔진은 실사에 가까운 3D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높은 품질의 게임을 빠른 속도로 개발할 수 있다”며 “이는 하드웨어 발전에 걸맞은 그래픽 리마스터링 작업과 게임 콘텐트의 지속적인 공급을 뒷받침하며 PLC(Product Life Cycle) 장기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차세대 게임엔진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차세대 신형엔진은 ▶사실적인 질감 표현과 자연스러운 광원 효과 등 최고 수준의 그래픽 구현 ▶완성도 높은 게임 퀄리티 지원 ▶빠른 개발 속도 확보 ▶플랫폼 호환성 지원 ▶5G 시대에 맞춰 스트리밍, 클라우드 서비스 대응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펄어비스표 신작들은 모두 차세대 게임 엔진과 병행해서 개발 중이다.
검은사막 대표 이미지 [사진 펄어비스]

차기작으로 제2의 전성기 누릴까

 
펄어비스는 현재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 등 다양한 차기작들을 준비 중이다. 우선 붉은사막이 올해 겨울 출시 예정이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차세대 게임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광활한 파이웰 대륙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로 그려냈다.
 
붉은사막은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를 전부 지원한다. 싱글 플레이에서 용병단을 이끄는 맥더프의 여정을 체험할 수 있고, 멀티 플레이 부분은 유저가 자유롭게 세계를 탐험하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제작진은 싱글과 멀티 부분 아이템은 전부 연동되며, 두 모드가 서로 영향을 미치도록 유기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우 붉은사막 공동 PD는 지난해 1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트리플A급 게임인 만큼 많은 분의 응원을 받아 세계 최고가 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12월 ‘더 게임 어워드(TGA)’를 통해 붉은사막의 신규 게임 플레이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TGA는 ‘게임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행사로 고티(GOTY) 발표는 물론 미공개 신작 등 게임계 굵은 소식들이 공개되는 북미 최대 게임 시상식이다.
 
해당 영상 공개 이후 전 세계 게임 유저들은 붉은사막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20만원대(액면분할 이전)에서 횡보하던 펄어비스 주가 역시 영상 공개 이후 쭉 오르면서 지난 2월 40만원을 돌파,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출시 이후 현재 개발 중인 도깨비와 플랜8도 공개할 계획이다. 도깨비와 플랜8은 각각 2022년과 2023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게임 역시 PC와 콘솔로 개발 중이다.  
 
도깨비는 사람들의 꿈에서 힘을 얻고 성장하는 도깨비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수집형 오픈월드 MMO 게임이다. 높은 자유도를 중심으로 개성 있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특징이다.  
 
플랜8은 현시대를 바탕으로 한 사실적인 그래픽의 표현과 스타일리쉬한 액션이 돋보이는 엑소수트 MMO 슈터 게임이다. 오픈월드 MMO 장르로 개발 중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PC 게임은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쉽사리 손대기 어려운 분야다. PC 게임 실패로 게임사가 휘청거리기도 한다”며 “펄어비스가 PC 게임을 고집하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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