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상황이 끝나고 있다.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 [이종우 증시 맥짚기] - 이코노미스트

Home > 칼럼 > 전문가 칼럼

print

최고의 상황이 끝나고 있다.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 [이종우 증시 맥짚기]

中 2위 부동산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發 위기
중국의 유동성 관리 정책이 더 강화될 전망

 
 
중국 상하이에 있는 헝다센터 건물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 있는 헝다센터 건물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2위 부동산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위기에 빠졌다. 이번에 위기를 넘겨도 추가로 돌아오는 채권의 원리금 상환을 제대로 할지 알 수 없다. 기업이 한번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 정부가 채권에 대한 보증을 해주지 않는 한 살아나기 힘들었던 게 과거 사례다. 헝다가 그런 수렁에 빠졌지만 중국정부는 개별 기업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헝다 문제는 기업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중국 금융정책 변화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세계 부채 구조가 바뀌었다. 위기 전에는 세계에서 100의 부채가 만들어질 경우 선진국에 80, 신흥국에 20의 부채가 제공됐었다. 선진국이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나온 당연한 결과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부채 제공 비율이 5:5가 됐다. 금융위기가 미국에서 발생했고, 이후 유럽도 재정위기를 겪는 등 선진국이 위기의 중심에 서있었기 때문이다. 빚을 줄려는 쪽에서 문제 지역을 피하려다 보니 나온 반응이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가 빠르게 커진 것도 해당 지역의 부채 비중이 늘어난 요인이었다.  
 
그 결과 2008년 4조200억 달러, 3조5550억 달러였던 중국과 신흥국(중국 제외)의 부채 총액이 2014년에 각각 12조1600억 달러, 6조730억 달러로 커졌다. 연평균으로 보면 중국이 20.2%, 신흥국도 9.3%씩 부채가 는 것이다. 같은 기간 선진국은 금융위기 여파로 부채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흥국 부채 증가의 주역은 기업이었다. 그 영향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중이 1999년 38%에서 2014년에 90%로 52%포인트나 높아졌다.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조사한 수치인데, 같은 기간 선진국은 77%에서 87%로 10%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달러화 부채도 덩달아 증가했다. 신흥국 비은행 부문이 달러로 차입한 금액이 2008년 6조 달러에서 2014년말 9조4600억 달러로 57.6% 늘었다.
 
이렇게 늘어난 신흥국 부채의 상당 부분이 원유를 비롯한 자원 개발과 제조업에 투자됐다. 일부는 부동산 관련 기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금융위기 직후 100%였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이 2020년에 163%가 됐다. 중국 정부로서는 기업부채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게 급선무가 된 건데 그 영향으로 헝다 문제가 터졌다.  
 
앞으로 중국정부는 자금이 자산투자에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자산버블을 해결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헝다가 계속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유동성 공급 축소 정책을 시작할 듯

미국에서도 정책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일이 일어났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그것이다. FOMC회의 직후 11월에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는 테이퍼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리 인상도 예상보다 이른 2022년에 시작될 걸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보다 긴축 가능성이 높아진 것인데, 주식시장은 반대로 상승했다. 발표 내용이 우려했던 것보다 강하지 않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경제전망 수치가 회의결과 발표 이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0%에서 5.9%로 하향 조정했다. 실업률은 반대로 4.5%에서 4.8%로 올렸다. 그동안 연준이 얘기했던 대로라면 테이퍼링을 늦추고, 금리 인상도 2023년으로 미루는 게 맞는데 반대 정책을 취한 것이다.  
 
연준이 상황과 다르게 긴축을 강화하고 나선 건 자산가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8월 미국의 주택가격이 지난해 8월에 비해 18.6% 올랐다. 역사상 주택가격이 가장 높았던 2006년보다 현재가격이 40% 이상 높다. 14년 전에 부동산 버블 붕괴로 금융위기를 겪었던 미국 정부로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연준은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물가, 실업률과 함께 자산가격 특히 부동산 가격을 주목할 것이다. 현재 시장에선 부동산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긴축정책을 미루다 집값이 통제되지 않는 상태에 몰린 후에 금리를 마구 올리고, 유동성을 대폭 줄이는 결과를 가장 두려워한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연준은 긴축 강도를 계속 높일 수밖에 없다.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유동성 증가를 막고,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 경제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가 완화정책을 끝낸다는 건 금융시장 입장에서 최고 상황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주가가 높은 반면 주변 여건은 나빠져

중국 헝다그룹 추가 추이

중국 헝다그룹 추가 추이

국내외 경제는 내년이 올해보다 좋지 않다. 우리나라도, 다른 많은 나라도 마찬가지다. 연준이 올해 미국 성장률을 낮춘 바람에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당초 3.3%에서 3.8%로 올라갔지만 이는 착시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내년 경제가 올해만큼 강한 상승력을 유지하는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다.  
 
금융정책도 내년이 올해보다 나쁘다. 올해는 많은 나라가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데 힘을 쏟았다. 내년은 유동성 공급을 기대하기 힘들다. 금리를 올리는 나라도 올해보다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신흥국에서 시작된 금리 인상이 선진국으로 번지는 형태가 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동성 흡수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에도 적용된다. 금리를 올리고 대출을 규제하는 정책이 내년에 더 강해질 것이다. 정책 방향은 두 가지가 될 텐데 대출 비용을 높여 꼭 필요한 사람만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거나, 대출 프로세스 강화를 통해 대출 억제에 나서는 형태가 될 것이다. 그동안 저금리 정책과 비대면 대출 활성화로 대출 접근성을 높여왔지만, 그 정책이 투기 수요와 불필요한 대출을 늘리는 원인이 된 만큼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작업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주변 여건은 최고점을 지나 약해지고 있는 반면 주가는 여전히 높다. 미국은 상승 기간이 이미 1년6개월이 넘었다. 과거 평균 상승기간과 비교하면 지금 당장 조정에 들어가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다. 코스피는 9개월에 걸쳐 옆걸음을 하고 있지만 가격 부담이 여전히 높다.  
 
지금 전세계 주식시장에서는 높은 가격과 불리한 상황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가격이 높은 만큼 사소한 악재에도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지금까지는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시장이 유동성 공급 축소나 경기 둔화 우려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고의 상황이 끝나고 있는 만큼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 주가가 바닥에서 배 이상 오르고, 1년 넘게 상승을 이어왔으니 충분한 상승이 이루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해 주식시장은 박스권 내에서 마무리되겠지만 내년이 걱정이다. 박스권을 위로 뚫기보다 아래로 뚫고 내려올 가능성이 더 큰데 그 시점이 내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우 칼럼니스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