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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 테일러시 신규 파운드리, '시스템 반도체 1위' 위한 전초기지

삼성전자,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 확정…첨단 파운드리 공정 적용
20조 투자로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 속도…TSMC와의 경쟁 본격화

 
 
첫 줄 왼쪽부터 존 코닌 상원의원,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20조원에 달하는 이번 투자로 ‘시스템반도체 1위’라는 삼성의 새로운 목표에도 속도가 붙었다. 
 
테일러시에 들어서는 신규 파운드리 라인은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규모로 건설될 신규 파운드리는 2024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신규 라인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된다. 5G,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이로써 삼성의 미국 파운드리 생산라인은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 투트랙 체제로 가동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경제안보’로 내세우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체제에서 삼성전자의 미국 내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사업장과 25km 떨어져 있어...첨단 반도체 생산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삼성은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오스틴에서 25㎞ 떨어진 테일러시로 낙점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신규 공장 부지 후보 5곳 중 테일러시를 최종 선택한 이유는 기존 오스틴 생산라인과의 시너지와 공급 안정성이다. 여기에 지방 정부의 세금감면 혜택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테일러시에 마련되는 약 150만평의 신규 부지는 기존 오스틴 사업장과 불과 25km 떨어진 곳에 있다. 기존 사업장 인근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용수와 전력 등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도 우수하다. 테일러시는 최근 2억9200만 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세금 감면 인센티브를 의결하며 제2파운드리 공장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한 텍사스 지역에는 다양한 IT 기업들과 유수 대학들이 있어 파운드리 고객과 우수인재 확보에도 많은 이점이 있다. 텍사스는 제2의 실리콘밸리로 불리고 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텍사스로 향하고 있고 오스틴에만 5500개 이상의 IT기업과 스타트업이 밀집해있다. 테슬라 역시 지난 10월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는 본사를 오스틴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은 텍사스에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라인 건설로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마련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규 라인 건설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함께, 장기적으로 다양한 신규 첨단 시스템 반도체 수요에 대한 대응 능력을 확대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 가속화 등 차세대 IT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스템 반도체 1위' 향한 일발 장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지난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신규 파운드리 투자는 ‘시스템 반도체 1위’를 향한 일발 장전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에서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2019년 발표했다. 메모리반도체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위기 때마다 압도적인 투자로 경쟁자를 따돌려온 ‘초격차’ 전략으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달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는 미국에 170억달러(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내놨지만 이 부회장의 수감으로 최종 투자 결정이 늦어졌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된 지 3개월 만에 미국으로 출국해 대규모 투자 의사결정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키워 시장 1위인 TSMC 추격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4%로 2위지만 1위 TSMC(58%)와 격차가 크다. TSMC 역시 120억 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 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양사의 파운드리가 모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미국 신규 공장에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미만 최첨단 파운드리 라인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의 3㎚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 2025년에는 GAA 기반 2㎚ 양산에 돌입하는 등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생산능력 확대와 초미세공정 기술력 우위를 선점해 TSMC를 따라잡는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공장 신설과 평택공장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2026년까지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3배 가까이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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