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특집④] 왕년의 부촌 방배동, 재건축으로 명성 되찾을까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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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특집④] 왕년의 부촌 방배동, 재건축으로 명성 되찾을까

5·6·13·14구역, 방배삼익 등 관리처분인가 총 5곳
1만 가구 브랜드 아파트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 예고

 
 
왼쪽은 1985년 낮은 주택이 즐비하던 방배동 일대. 오른쪽 사진은 경문고에서 바라본 같은 지역의 모습[중앙포토]

왼쪽은 1985년 낮은 주택이 즐비하던 방배동 일대. 오른쪽 사진은 경문고에서 바라본 같은 지역의 모습[중앙포토]

 
서울 강남에서도 유독 조용한 동네, 서초구 방배동. 여느 강남일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높은 빌딩은 별로 없고 아파트와 단독주택, 연립주택이 혼재돼 있는 서울의 전형적인 주거지역의 풍경이다.
 
방배동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부촌이다. 특히 1970~1980년대 강남지역 개발이 본격화 할 때 가장 먼저 추진되면서 강남을 대표하는 고급 주거단지가 형성됐다. 하지만 단독주택, 빌라에서 아파트로 주거문화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방배동의 부촌 명성도 과거형으로 변했다. 이런 방배동이 대규모 재건축을 추진하며 다시 강남을 대표하는 부촌 명성을 되찿으려 준비 중이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은 현재 14개의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방배5·6구역을 필두로 7·13·14·15구역과 삼익, 신삼호, 신동아 아파트 등이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방배동은 왕년의 최고 부촌으로 명성을 떨쳤다.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에서도 항상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릴 정도다. 하지만 단독주택, 빌라에서 아파트로 주거문화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방배동의 부촌 명성도 과거형으로 변했다. 오히려 한강 프리미엄을 업은 반포 아파트들의 명성이 높아졌다.
 
방배동은 반포처럼 한강 프리미엄은 없지만 역세권과 뛰어난 학군, 강남에서 흔치 않은 서리풀공원(구 방배공원), 방배근린공원의 숲세권, 생활 인프라 등 프리미엄 조건이 남부럽지 않게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사업성 덕분에 방배동은 프리미엄 단지로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1만 가구가 넘는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촌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방배동은 강남의 1만 가구 ‘미니 신도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건축 마친 ‘아트자이’, ‘그랑자이’는 부르는 게 값 

방배그랑자이[중앙포토]

방배그랑자이[중앙포토]

 
방배에서 최근 재건축을 끝난 아파트는 ‘방배 아트자이’다. 2018년 10월 준공됐다. 지난해 재건축이 완료된 곳은 방배의 랜드마크라 불리는 ‘방배 그랑자이’다. 지난해 6월 준공한 그랑자이는 방배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했다. 현재 두 아파트 모두 부르는 게 값이다. 그랑자이의 호가는 전용 84㎡ 기준으로 최초 분양가의 2배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랑자이 전용 84㎡의 최고 분양가는 17억3000만원인데, 현재 호가는 30억원을 찍었다. 방배 아트자이도 26억~27억원 선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다.
 
아트자이, 그랑자이 외에도 방배동에서 많은 구역들이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방배동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곳만 모두 5곳이다.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방배 5구역을 필두로 6구역, 13·14구역 그리고 방배삼익아파트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상태다. 5·6·13·14 구역은 2017년 12월 31일 이전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구역이기도 하다. 방배삼익아파트는 가장 최근인 지난달 16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관리처분인가는 재건축 사업 막바지 단계로 정비사업의 8부 능선을 넘겼다는 평가를 받는 단계다.
 
방배 5구역과 6구역[중앙포토]

방배 5구역과 6구역[중앙포토]

 
방배5구역은 방배동에서 이견 없는 재건축 대장이다. 방배동 재건축 사업 중 최대 규모로 총 3080가구의 대단지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만큼 일반분양 물량도 1686가구에 달한다. 방배5구역은 지난해 초 사업 진행 방식을 두고 조합과 기존 시공사였던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결국 시공 계약을 해지한 후 지난해 9월 현대건설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했다. 단지명은 현대건설의 하이앤드 브랜드가 적용된 ‘디에이치 방배’로 예정됐다.
 
방배6구역은 지하 4층~지상 22층, 16개동 1097가구로 조성된다. 6구역은 2016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후 이주 철거도 이미 완료된 단지다. 하지만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문제로 서로간의 갈등이 극에 치달았고, 결국 지난해 9월 조합은 총회를 통해 DL이앤씨의 시공권을 해지했다. 이후 6구역은 삼성물산이 시공사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고 단독입찰로 한 차례 입찰이 유찰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현장설명회에서도 삼성물산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삼성물산의 단독입찰로 또 한번 입찰이 유찰될 경우 조합은 총회를 거쳐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 선정을 진행할 수 있다. 정비업계에서는 방배6구역은 래미안의 삼성물산이 가져갈 확률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방배 13구역은 지하 4층~지상 16층, 34개동, 아파트 2307가구가 들어선다. 시공자는 GS건설로 ‘방배포레스트자이’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방배 14구역은 지하 2층~지상 15층, 10개동, 487가구로 조성된다. 시공사는 롯데건설이 맡았고 하이앤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할 계획이다. 13·14구역은 현재도 이주를 진행하고 있다. 조합은 2022년 상반기까지 이주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서초구 방배동 빌라촌 재건축 사업. 사진은 사당역 인근 2~4층 단독·연립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주택가 모습이다.[중앙포토]

서초구 방배동 빌라촌 재건축 사업. 사진은 사당역 인근 2~4층 단독·연립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주택가 모습이다.[중앙포토]

 

‘오염토’, ‘조합장 해임’으로 내홍 겪는 방배 재건축 대장 

방배5구역은 지난해까지 구역 내에서 가장 빠른 사업 속도를 보였다. 지난해 시공사 재선정과 철거·이주까지 완료했고, 연내 일반분양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오염토라는 암초를 만났다. 착공을 앞둔 상황에서 진행된 토양 오염물질 조사에서 오염물질인 ‘불소화합물’이 발견된 것이다. 조합은 오염정화로 사업이 최대 10개월 이상 지체될 것으로 예상했고, 정화비용도 1000억원 가까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로 예정됐던 일반분양도 결국 해를 넘기게 된 것이다.
 
오염토 문제는 결국 조합장 해임이라는 결과로 귀결됐다. 해임 사유로는 당시 조합장이 오염토 문제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문제와 비례율을 상향하면서 조합원들 사이의 이익 불평등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비례율은 정비사업에서 사업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당시 조합장이 비례율을 상향하면서 비교적 큰 평형을 가진 조합원은 이득을 보는 구조가 됐지만 작은 평형을 가진 조합원은 추가 분담금을 내야되는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조합장은 지난달 18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해임됐다.
 
방배5구역의 착공은 안갯속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착공도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방배5구역 조합 관계자는 “오염토는 현재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조합장을 뽑는 선거는 올해 4월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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